남자향수/Chic

[남자향수] 칼 라거펠트 포맨 솔직후기

366일 2014. 7. 22. 00:38

향수 : 칼 라거펠트 포맨(Karl Lagerfeld for Him Karl Lagerfeld for men)

 

소개


<사진출처 : www.thesundaygirl.com>


칼 라거펠트 포맨은 따근따근한 2014 3월 신상이다. 현재는 코익에서 유통하며 국내에서 초반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밌는 점은 이번에 칼 라거펠트 향수가 남성용, 여성용이 동시에 출시되었는데 일종의 커플향수를 핵심 키워드를 가지고 낸 것 같다. 실제로 칼 라거펠트 향수 라고 해서 블로그 검색 결과를 보면 전부다 커플향수로 되어 있는 것을 보니 허황된 추측은 아니리라. 새로운 마케팅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호기심이 간다. 정말 칼 라거펠트 향수가 쌍으로 뿌렸을 때 잘 어울릴지

각설하고, 칼 라거펠트 포맨은 매스큘린, 아로마틱을 주요 향의 컨셉으로 잡았다고 한다. , 굉장히 부드러우면서 강한 남성상을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

 

 

그럼 칼 라거펠트 포맨의 매스큘린은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향기

 

칼 라거펠트 포맨

탑 노트 : 라벤더, 만다린 오렌지

미들 노트 : 청사과, 이올렛,

베이스 노트 : 샌달우드, 앰버

 

칼 라거펠트 포맨을 뿌리면 청사과 즙을 두어 방울 뿌린 시원한 강물의 향기가 난다. 향 노트 정보를 보면 베르가못이 아니라 만다린 오렌지가 들어있지만, 실제로는 베르가못(청사과)가 들어간 향수에서 느꼈던 그런 상큼함이다. 어쨌든 과일의 상큼함 약간과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의 향기가 복합적으로 난다. 그리고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강물 속에서 연보라색 라벤더 꽃 잎이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한다. 즉 청사과즙을 넣은 강물에 라벤더 꽃 잎이 둥둥 떠다니는 향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실제로 꽃 향기네라고 부를 정도로 그 선명함이 심하진 않고 부드러운 밸런스 조절용으로 들어간 것 같다. 다만 특이한 점은 이렇게 은은하고 시원하고 아로마틱한 향기가 남에도 불구하고 정장을 입은 남성의 느낌을 물씬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식 남성 스킨에서 살짝 날법한 중후함이다. 이 특유의 남자 냄새는 정적인 면과 역동적인 면을 다 가지고 있다. 좀 더 설명하면 정장을 입어야 할 것 같은 고전적 남자 스킨류의 중후함도 있고,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상체를 벗어서 얽매이기 싫어하는 강인함, 자유분방함도 보인다.

 

칼 라거펠트 포맨의 탑 노트는 『잔잔한 강물 + 아로마틱한 라벤더 + 정장을 입은 남성 + 청사과의 상큼함

 


시간이 좀 더 지난 칼 라거펠트 포맨은 향기가 좀 더 투명하고 맹맹해진다. 아까까진 강물이 내 옆에서 흐르고 있었다면 이젠 확실히 내 손목에 뿌려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물 냄새가 심하거나 수분감이 가득하진 않다. 연보라색 라벤더 꽃 향기가 계속해서 스며들듯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약간 담배를 털었을 때 나오는 그 담뱃재의 텁텁함도 살짝 섞여 있다. 전체적으로 깨끗한 물 냄새라기 보단 살짝 뿌옇게 증발하는 강물이 들어간 남성 스킨 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초반의 강물이 살짝 미온수의 느낌으로 변한다. 칼 라거펠트 포맨로 바로 샤워를 해도 큰 부담 없이 편하게 씻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은근히 진중하고 중후한 느낌이 있지만 향기가 아로마틱해서 부담스럽진 않다. 오히려 살짝 투명한 모습을 보여줘서 자기 자신은 금방 둔감해질 수 있는 향기인 것 같다.

 

칼 라거펠트 포맨의 미들 노트는 『미온수 + 남성의 스킨 + 연보라색 라벤더 + 담뱃재

 


시간이 더 지난 칼 라거펠트 포맨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달달하고 부드러운 향기로 바뀐다. 그 동안 미온수, 강물 같은 아로마틱한 향기가 주축이 되었다면 지금은 그 위에 부드러운 캬라멜을 살포시 얹은 향기다. 칼 라거펠트 포맨가 사람이라고 가정한다면 아까 같은 댄디하고 잘생긴 사람이 한 손에 갓 뽑은 캬라멜 마끼야또를 든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설탕의 인조적인 달콤함이 아니라 캬라멜을 녹여서 손목에 살짝 바른 것 같은 느낌이다. 굉장히 부드럽다. 달달함을 수치로 환산하면 15~25 정도가 될 것 같다. 초반, 중반까지 느껴졌던 그 특유의 부드럽게 뜬 라벤더 향기는 거의 자취를 감춘다. 향기의 분위기는 자상하고 따뜻하게 변한다. 이불 까진 아니고 무릎 담요를 촥 펴서 살포시 덮어주는 것 같다.

 

칼 라거펠트 포맨의 베이스 노트는 『살짝 녹은 캬라멜 + 무릎담요의 부드러움

 

 

 

칼 라거펠트 포맨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아 떨린다~ 떨려~!”

 

오늘은 칼 라거펠트 향수 회사의 최종 면접 날이다. 사실 이 최종 면접까지 온 내가 꽤 자랑스럽다. 칼 라거펠트 향수 회사의 8단계 면접 시스템은 정말 통과하기 어렵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근데 회사 슬로건, ‘평범하게, 그래서 특별하게와 조금 다른 이러한 면접 시스템이 개인적으론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여긴?”

 

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 굳기 닫힌 문 사이로 수영장 물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다. 락스로 소독된 특유의 물 냄새가 도대체 왜 면접 장소에 있는 걸까?

 

끼이익-

 

조심히 문을 열어 보니 굉장히 화려한 인테리어의 수영장이 눈에 들어온다. 번쩍거리는 조명으로 수 놓은 수영장은 도시의 야경을 방불케 했다. 그래서 그럴까…? 도시 남자인 나는, 갑자기 치킨에 맥주가 땡기기 시작했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도 치킨에 맥주가 땡기는 나의 촌스러움이 한탄스럽다. 그렇게 나의 촌티에 좌절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울리는 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찍 왔네요? 반가워요!”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남자가 웃고 있다. 왜 그런 사람들 있지 않은가? 집중해서 외우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 편한 인상의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뉘쇼 라고 외칠 뻔 했지만, 편안한 얼굴 아래로 드러난 탄력 있는 근육질 몸매에 그만 몸이 얼고 말았다. 탐색이 필요한 시간 같다.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칼 라거펠트 포맨이라고 합니다. 거기서 멀뚱히 뭐해요. 똥 눈 강아지 마냥

 

의미 없는 탐색으로 나의 청춘을 낭비할 뻔 했구나, 남은 건 행동뿐

 

! 똥 눈 강아지아니, 최종 면접 보러 왔습니다!”

 

칼 라거펠트 포맨이라는 이름을 듣자 마자, 나도 모르게 온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딱딱하게 굳어 있는 내가 재밌었던 걸까? 칼 라거펠트 포맨이 호탕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하하, 무슨 면접이에요. 옷 갈아 입고 들어와요

 

내가 잘못 들었나?

 

, 혹시 수영할 줄 모르시나요?”

 

난 신입사원이고 저 분은 칼 라거펠트 포맨 대표님이다. 마지막 면접장소에서 저 물음은 도대체 무얼 의미할까

 

수영 아직 배운 적이 없습….”

 

급하게 생각난 군대 이등병 때의 아픈 추억이 내 입을 막았다. 막 전입한 나에게, 이등병은 원래 편하게 눕는 거라며 자리를 권해주던 병장… ‘그렇습니까?’ 라며 누워 버린 나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그건 동물이라 하는 옛말이 있지 않던가

 

빠르게 변화하는 향수 시장에서 건강한 육체는 더 나은 감성을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칼 라거펠트 포맨 대표님의 그 뜻 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영은 아직 배우지 않았지만 손만 잡아주신다면 기꺼이 물에 뛰어들 용기와 의지가 있습니다.”

 

나름 최대한 센스를 발휘했다고 생각했는데 칼 라거펠트 포맨 대표님의 표정이 새치름하다.

 

면접 테스트는 이미 충분히 보시지 않았나요?”

 

한번 떠보는 말인 것 같은데, 이런 것에 휘둘리면 안 된다. 지조를 지키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끝나기 전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오늘 마지막 면접, 뒤돌아 나가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나 보다. 칼 라거펠트 대표님의 얼굴이 조금씩 굳기 시작했다.

 

전 저희 회사 직원을 굉장히 신뢰합니다.”

 

,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직원이 여러 단계에 걸쳐 신뢰해도 좋다고 올려 보낸 사람을, 제가 왜 테스트 해야 합니까?”

 

“……”

 

내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게 가여웠는지, 칼 라거펠트 포맨 대표님이 표정을 조금 풀고 입을 열었다.

 

“당연히 전 당신을 충분히 신뢰합니다.

 

그 말씀은…?”

 

수영하고, 밥이나 같이 먹자구요.”

 

 

결론

분명히 무겁지는 않은 향기인데, 어린 여성분들이 맡으면 , 남자 스킨 냄새라고 말할 수 있는 여지는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20대 중 후반이 넘었다면 편하게 소화할 수 있는 향수인 것 같다. 참고로 미들 노트까지의 지속력이 굉장히 짧은데 달달한 베이스 노트는 은근히 오래 간다. 그리고 베이스 노트의 달달함은 남자스킨 향 같은 그런 중후함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칼 라거펠트 포맨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남성 향수의 냄새를, 자기 만의 방식으로 부드럽고 편안하게 잘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특출난 개성은 부족한 것 같네요. 그래도 형, 아버지 에게 편하게 선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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