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 르라보 쟈스민(재스민) 17 솔직후기

향수 : 르라보 쟈스민 17(Jasmin 17 Le Labo for women and men)

 

소개

르라보 향수 2탄! 르라보 쟈스민 17을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살짝 여담이지만 쟈스민 이란 표기는 항상 날 힘들게 한다. 재스민, 자스민, 쟈스민…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공식 표준어는 재스민 이지만 아무래도 영어를 그대로 읽으면 쟈스민 혹은 자스민 이 더 실용적이니까 말이다. 르라보 재스민? 르라보 쟈스민? 에라 모르겠다 편한 대로 하련다.

 

르라보 쟈스민 17은 플로럴 우디 머스크 계열의 향수로 남녀공용으로 출시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분류로는 확실히 여성스러운 향수다 라고 말하고 싶다. 2006년에 출시 되었으며  Maurice Roucel(모리스 루셀) 이란 분이 책임 조향사이다.

 

 

르라보 쟈스민17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단일노트 : 샌달우드, 머스크, 바닐라, 쟈스민, 릿치아 쿠베바(메이창 에센셜오일), 네롤리, 오렌지 블라썸, 팔마로사, 비터 오렌지(광귤), 앰버

 

르라보 쟈스민 17 TOP/MIDDLE NOTE

르라보 쟈스민 17을 뿌리면 처음엔 쟈스민 꽃 냄새와 귤 껍질 비스무리한 상큼함이 섞인 향기가 난다. 하지만 이내 귤 껍질의 상큼함은 금방 사라지고 꽃 밑 부분만 쓰다듬는 착각이 들 정도의 부드러움이 다가온다. 쟈스민 꽃 잎을 손에 한아름 가득 든 후 꽉 쥐었을 때 올라올 것 같은 연보랏빛 꽃 향기의 향연이다. 좀 더 자세히 질감을 살펴 보면 굉장히 미끄러운 에센셜 오일을 몇 방울 첨가시킨 것 같은 느낌도 확인할 수 있다.

『쟈스민 + 연보라색 꽃 + 부드러움 + 생화의 새큼함 + 미끄러움』

 

 르라보 쟈스민 17 MIDDLE/BASE NOTE

시간이 좀 더 지난 르라보 쟈스민 17은 조금 더 새큼하면서 달콤하게 변한다. 꽃 향 특유의 새콤함에 꿀 맛 나는 에센셜 오일을 몇 방울 첨가시킨 것 같은 달달함이다. 대놓고 달지는 않지만, 농축된 꿀의 달달함이 하얀 꽃, 보라색 꽃을 붙들어 놓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재밌는 점은 르라보 쟈스민 17에서 올라오는 쟈스민 특유의 신 향기다. 향기가 굉장히 우아하고, 여성스럽고, 부드럽지만 뭔가 4차원적인 날카로움이 숨어 있다. 상대방에게 확실히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는 느낌, 보통 꽃 향기가 확산력이 좋기 쉽지 않은데 르라보 쟈스민의 확산력은 발군이다. 다만 쟈스민 특유의 새큼함에 사용자 본인의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 것 같다.

 

『쟈스민 + 생화의 새큼함 + 달큼함 + 부드러움 + 우아함 + 날카로움』

 

 

르라보 쟈스민 17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이번 주제는 삶과 고통 입니다. 마음껏 그려주세요”

 

슥슥슥-

 

내가 주제를 읊자마자 바쁘게 움직이는 학생들의 손놀림이 보기 좋다. 팔레트와 부딪치는 도구들의 마찰음도 듣기 좋다. 이십 대 청춘답게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저 자신감이 좋다. 나도 이십 대에는 저랬는데… 라는 생각과 함께 훌쩍 삼십 대 중반이 넘은 내 처지가 서럽다.

 

“이건, 사람들이 고통을 짊어진 표정이니?”

 

“네! 정확히는 고통을 이겨내려는 의지죠” 라고 말하는 학생의 대답이 당차다. 그래, 너희 나이에는 그렇게 극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거지

 

“좋은데? 기대할게”

 

내 칭찬에 학생이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캔버스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학생의 어깨 너머로 예쁘게 컬이 들어간 검정 머리를 하고 있는 학생이 눈에 띈다. 르라보 쟈스민, 세련된 우아함과 고급스런 여성스러움을 지닌 르라보 쟈스민을 모르는 사람은 이 교실엔 없을 것이다. 항상 여유로운 태도와 남을 배려하는 모습, 자신의 목표는 끝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집중력까지- 다만 그런 르라보 쟈스민에게 항상 신경 쓰이는 게 있다.

 

“예술가 특유의 우울함, 날카로움”

 

르라보 쟈스민은 부드러움과 활달함을 겸비한 굉장히 매력적인 여성이지만, 가끔 보면 특유의 날카로움과 우울함이 있다. 지금도 그렇다. 내가 주제를 말한 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창 밖만 바라보는 저 모습.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온통 빌딩 숲인데, 뭘 그렇게 보는 거니?”

 

그제서야 사색에서 깨어난 듯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르라보 쟈스민의 옆 라인이 굉장히 미끈하다. 순간 꽃을 쥐여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미술 말고 플로리스트를 해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소나기가 왔거든요.”

 

역시나 생뚱맞은 대답

 

“응 왔지, 그런데?”

 

“저기 보세요~ 저 나뭇가지에 참새가 앉아 있거든요.”

 

하얗고 가느다란 르라보 쟈스민의 손 끝을 따라가니, 작고 여린 참새가 한 마리 보인다. 나무 안에 숨어서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이내 몸을 바르르 떤다. 저 작은 몸뚱아리로 소나기를 그대로 맞았단 말인가… 너무 가엾다. 이런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르라보 쟈스민이 바로 입을 연다.

 

“홀딱 맞긴 했는데요. 잘 보세요~”

 

‘도대체 뭘 보라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 쯤, 갑자기 참새가 ‘푸드득-‘ 하고 날아 올랐다. 지금껏 본 적 없는 깨끗하고 맑은 색감의 하늘로-

 

“소나기가 내리고 멈추는 건, 예측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잖아요”

 

그렇게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르라보 쟈스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

 

"분명한 건 소나기가 그친 후의 세상은 정말 아름답고, 예쁘다는 거예요. 우리의 삶도 그러지 않을까요?”

  

 

결론

르라보 쟈스민 17은 의외로 확산력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가볍게 뿌려도 남성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새콤 달콤한 쟈스민 향기가 멀리까지 퍼진다. 또한 향기가 굉장히 부드럽고 우아해서 은은한 향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에도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섹시함 보다는 고급스런 청순함, 우아함 거기에서 묻어나오는 여성스런 섹시함이 주된 분위기 이므로 소개팅, 면접 등의 장소에도 상당히 적합할 것 같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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