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여자향수]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 솔직후기

366일 2013. 4. 29. 00:04

향수 :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Anna Sui Forbidden Affair)

 

소개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의 탄생 의도는 아래와 같다고 한다.(공식 설명에 따르면)

안나수이 왕국에 공주님이 살고 있었다. 궁에 갇혀 있는 그녀는 몰래 훔쳐보며 마음을 키우던 왕자님이 있었는데, 금지된 사랑이라고 한다.(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는 이렇게 갇혀 있으면서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는 애타는 공주의 마음을 반영한 향수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는 뭔가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는 공주의 판타지적인 마음과 상황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굉장히 아슬아슬하고 도발적인 느낌일 것 같은데...


과연?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의 향기가 어떤지 알아보자.


향기


 탑 노트 : 레몬블랙커런트레드커런트

미들 노트 : 장미, 딸기, 석류

베이스 노트 : 시더, 머스크, 바이올렛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의 첫향은 라일락 꽃 냄새 같다. 부드러우면서 상큼하다.

굉장히 연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색깔은 보라색 + 하얀색이 생각난다. 연한 보라색이 적당할 것 같다.

과일냄새라고 하기보다는 봄에 피어나는 꽃 내음이 적당한 표현일 것 같다. 어쨌든 누구나 '독하지는 않은데?' 라고 느낄 강도인건 확실하다.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의 미들노트는 뭐랄까 비릿한 물의 느낌이 좀 더 심해진다. 이상한 일이다. 조향된 향기를 보면 물은 떠오르지도 않고 상큼 발랄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아까 탑 노트에서 라일락 꽃 냄새 같다고 표현을 했는데 소나기가 한차례 쏟아진 다음에 나는 향기 같다. 뭔가 물먹은 비릿한 느낌이 스멀스멀 난다.

재밌는건 시향지는 이런 느낌이 거의 없는데 유독 살내음이랑 섞이면 심해지는 것 같다. 어쨌든 향이 굉장히 강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부드럽다 못해 연약해지는 느낌이다. 보통 여자향수는 섹시하거나 통통 튀는 느낌이 있는데,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정말 연약하다는 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요즘에 길을 걷다보면 예쁜 봄 꽃 내음이 나지 않은가? 그게 한차례 물먹은 느낌이다.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의 베이스노트로 들어가면 기존의 향이랑 조금 차이가 난다.

푸르른 오이 혹은 대나무, 약간 프레쉬한 향취가 난다. 색깔은 녹색이 적절한 것 같다.

몇일전에 포스팅했던 존갈리아노 팔레즈 오프레쉬의 잔향과 조금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

다만 이게 시향지는 잔향의 느낌이 좀 사는데

살에 뿌리면 베이스노트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사라진다. 마치 야외의 물방울이 따듯한 햇살에 증발하듯, 그렇게 사라져버리는 느낌이다.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의 향에 적합한 상황을 예로 들면 이럴 것 같다.

 

햇살이 막 뜨거워 지려고 하는 시간

4교시 고등학교 체육시간이다.

 

우리학교는 체육시간에 모든 학생이 강제로 운동장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체육시간마다 항상 열외가 되는 여학생이 하나 있다.

이름은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

그녀가 체육시간에 열외인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평상시에도 말이 없기 때문이다.

밥을 먹을 때에도 항상 혼자 먹고, 친구들이 인사해도 가볍게 눈인사만 할 뿐이다.

얼굴은 예쁘다. 검정색 긴 생머리에 오똑한 이목구비, 그리고 약간 차가운 듯한 인상.

큰 검정색 뿔테 안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호수처럼 크고 깊은 눈동자까지

게다가 햇빛을 못 봐서 그런지 피부마저 하얗다. 살결도 고운 것 같다.

 

그럼 뭐해 인기도 없고 친구도 없는데

 

네 금방 가져오겠습니다

체육선생님이 교실에서 물건을 하나 가져 오란다.

굉장히 특이한 일이긴 한데.. 여튼 난 교실로 뛰어갔다.

 

그런데 교실문이 열려있다.

그리고 열려 있는 교실문 사이로 창가에 앉아 있는 그녀가 보였다.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

 

막 중천으로 솟아오른 햇빛이 교실 밖 창문을 통과해 그녀를 밝게 비춘다.

신기했다. 무대 위의 조명처럼 그렇게 그녀에게 포커스를 잘 맞췄다는 것이.

확실한건 한가지.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 그녀가 소설 속의 주인공 같았다.

 

-

 

교실에 들어가자 그녀가 날 잠깐 돌아보더니 이내 휙 고개를 돌린다.

나는 그런 그녀가 갑자기 궁금했다.

 

,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 괜찮아?”

 

“…….”

 

대답이 없다. 그녀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 한 번 더 물어봤다.

 

어 음……그러니까 너 혼자 심심하지 않냐고

 

“고마워 ……이야

 

말할 힘 조차 없는 걸까, 왜 말을 하다 말까, 좀 더 기다려본다.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가 주춤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연다.


“고마워... 나한테 그렇게 물어본 사람, 네가 처음이야.”

 

열린 창문을 통해 바람이 불어오고

갑자기 코끝에 은은한 향기가 느껴진다.


가만 보니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 너도...

꽤.....매력 있을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결론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는 우선 딱 꼬집어서 말하면, 향수로 쓰기에는 힘이 많이 딸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달거나 독한 향수를 좋아하지 않고 은은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이건 연약하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향도 빨리 날아가는 것 같고, 그 특유의 비릿한 느낌이 좀 거슬렸다. 조금만 더 조향을 잘 해서 꽃의 느낌 혹은 과일의 느낌을 강조했으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의 향기가 나쁘다기 보다는좋은 향임에도 불구하고 향수로 승급하지 못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초반에 향이 좀 좋았다고 느껴서, 아쉬움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 면도 있는 것 같다.

 

연령대는 10~30대 까지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구,

상당히 쾌활한 여성은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그 동안 통통 튀는 향만을 소지하고 계셨다면

한번쯤 시향 해서 구입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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