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조말론 향수편-
이번에 조말론 향수 2개를 다시 소개해 드릴 예정인데, 지금까지는 ‘누가 맡아도 좋아할 조말론 향수 베스트’ 를 포스팅 했다고 한다면, 이번엔 조금 색다른 주제로 다뤄 보려고 한다. 어떤 주제냐고?
‘호불호 갈리는 조말론 향수’
와… 호불호 갈리는 조말론 향수라니-! 이번에 소개하는 향수는 사용자의 호불호가 정말 반반씩 나뉘는 편이다. 쉽게 말하면 인터넷에 ‘이 조말론 향수 좋아요~’ 라고 말하는 사람의 수만큼, 속으로 ‘아... 이 조말론 향수는 좀 별로…’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할까?
그렇다고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이 향수 별로!’ 라는 말이 절대 아니고,
‘잘 만든 향수이고 향기도 좋은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려’ 의 뉘앙스로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주인공은 바로 조말론 와일드 블루벨 과 조말론 피그 앤 카씨스
조말론 와일드 블루벨
Jo Malone Wild Bluebell for women
탑 노트 ㅣ 클로브, 블루벨
미들 노트 ㅣ 재스민, 은방울꽃, 로즈힙
베이스 노트 ㅣ 앰버, 화이트 머스크
조말론 와일드 블루벨의 첫 향기는 뭔가 물 냄새가 가득한 보랏빛 꽃 향기가 난다. 되게 하늘 거리는 질감의 보라색 부케를 한 손에 쥐고서, 깊은 산 속 흐르는 옹달샘에 푹- 담갔다가 한번에 촥--! 들어올릴 찰나, 나에게 쏟아져 오는 물 같은 야생화 향기다. 그리고 나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거진 나무 뒤에 숨은 새가 ‘짹짹’ 하고 우는 것 같은 풍경이 생각난다고 할까?
더 단순하게 말하면 오이에 물을 잔뜩 먹인 것 같은 약간의 비린 물맛이라고 할까? 물 냄새에 민감한 분들은 확실히 싫어할 만한 그 특유의 비린내가 있다. 하지만 생화 속에 숨은 특유의 수분감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싱싱하고 예쁘다’ 라면서 만족해 할만한 그런 묘한 밸런스가 매력인 것 같다. 순수한 물 이라기 보단, ‘물을 가득 머금은 생화 잎’을 올려 놓은 알싸하고 고소한 앰버향기 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강한 소나기에 잠시 정신을 잃고
축 늘어진 채 연못 위에 둥둥 떠 있는 보랏빛 꽃
한바탕 소나기가 휩쓸고 간, 어느 숲 속의 이른 새벽
숲의 모든 꽃들이 양 볼 가득 빗물을 머금고 있는 날
수줍게 빗물을 내어 보내는 큰 연못에서 나는 보았다
소나기에 얻어 맞아 축- 늘어진 채, 연못에 둥둥 떠서 흘러가는
조말론 와일드 블루벨을.
조말론 피그 앤 카씨스
Jo Malone Wild Fig & Cassis for women and men
탑 노트 ㅣ 카씨스, 체리, 그라스, 무화과
미들 노트 ㅣ 히아신스, 시클라멘, 재스민, 파인
베이스 노트 ㅣ 파츌리, 시더우드, 앰버, 머스크
조말론 피그 앤 카씨스의 첫 향기는 푸르른 솔 잎으로 바닥을 깔고 그 위에 껍질을 벗겨 올려 놓은 무화과 향기가 난다. 무화과 열매의 달콤함은 거의 없으며 무화과 속 살 특유의 말캉한 질감과 그린하고 깨끗한 느낌이 극대화 되어 있다. 사실 무화과 열매 보단 ‘무화과 풀’ 같은 싱그러운 느낌이 굉장히 강하고 한국식 표현은 ‘화~’한 느낌, 영어식 표현은 시트러스한 그 특유의 알싸함이 굉장히 허브류의 아로마틱한 질감으로 퍼진다. 그린 계열 특유의 쌉싸름함을 싫어하는 분들은 정말 손사래를 치실 것 같은데, 뭔가 되게 자연적이고 깨끗한 내츄럴함을 원하는 분들은 ‘시원해~’ 이러면서 좋아하실 것 같다.
유사한 향수로 아쿠아디파르마 피코디아말피가 있는데, 피코디아말피는 좀 더 무화과 속살이 깨끗하게 소화된다고 하면, 조말론 피그 앤 카씨스는 청량한 솔 잎의 알싸함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덜 익은채 바닥에 떨어져
흙과 솔잎이 같이 뒤엉켜 있는 무화과
푸른 잔디가 가득한 넓은 축구 운동장. 햇빛에 그을린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고교 축구부원들이 보인다. 함성이 가득한 운동장 뒷켠에는 10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생채기 가득한 소나무가 있는데 갑자기 그 밑으로 ‘툭’ 하고 떨어진 무화과 열매, 조말론 피그 앤 카씨스. 미처 익지 못한 그 열매는 단단한 껍질이 반쯤 벌어져 붉은 속살이 그대로 보이는데, 새파랗게 독이 오른 그 녀석이 조금은 시어 보인다. 그때 저 멀리서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신나게 뛰어온 소년 하나가, 조말론 피그 앤 카씨스를 신나게 뻥- 차버렸다. 그 순간 소년의 발 끝부터 가득 퍼지는 약간은 신듯, 쌉싸름한 무화과 향기
조말론 : 와일드 블루벨 vs 피그 앤 카씨스
[연령]
와일드 블루벨 무관
피그 앤 카씨스 무관
[성별]
와일드 블루벨 아주 약간 여성적
피그 앤 카씨스 중성적
[계절]
와일드 블루벨 사계절
피그 앤 카씨스 사계절
[지속력]
와일드 블루벨 ★★★(3.0/5.0)
피그 앤 카씨스 ★★★(3.0/5.0)
[질감]
조말론 와일드 블루벨
물을 가득 머금고 살짝 축 늘어져
연못에 둥둥 떠 있는 보랏빛 꽃 향기
조말론 피그 앤 카씨스
솔 잎이 가득한 흙 바닥에 떨어진 채
덜 익은채 터져버린 무화과 속살의 그린한 과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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