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리뷰]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 시크한 우디, 로맨틱한 달콤함

366일 2016. 10. 23. 22:08

향기를 담은 리뷰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Byredo Bal d'Afrique for women and men



 

<https://thissideofperfume.wordpress.com/2012/04/29/byredo-bal-dafrique/>



 

바이레도 향수 5, 바이레도 발다프리크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우선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바이레도 라는 브랜드를 잘 모르는데(이미 안다면 여러분은 향수고수…), 바이레도를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발다프리크를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이 향수를 알게 된 건 여름 무렵인데, 그때 사용하기엔 향기가 조금 따뜻해서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이후로 간간히 사용해보니 이게 왜 소문이 안 났을까?’ 라는 의아함이 생길 정도로 피드백이 좋았던 향수이기도 하다.

 

 

 

바이레도 발다프리크의 향기는 어떨까?

 

 

 

바이레도 발다프리크의 향기


탑 노트 ㅣ 아프리칸 메리골드, 베르가못, 레몬, 네롤리, 천수국부쿠

미들 노트 ㅣ 시클라멘, 재스민, 바이올렛

베이스 노트 ㅣ 블랙앰버, 모로칸 시더우드, 머스크, 베티버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TOP/MIDDLE NOTE

『니트와 카스텔라를 닮은 블랙앰버』

 

바이레도 발다프리크의 첫 향기는 나무의 고동색으로 염색시킨 달콤한 카스텔라를 혀로 살짝 찍어 먹은 듯한 향기가 난다. 입에서 금방이라도 녹아버릴 것 같은 카스텔라 특유의 우유 섞인 부드러움에 초콜릿 소스를 살짝 뿌려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전체적인 계열은 우디노트임에도 불구하고 은은하다, 디저트 같은 달콤함이 있다. 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오는 것 같다. 바이레도 발다프리크가 만약 실제 디저트로 나왔다면 사람들이 이런 말을 했을 것 같다.

 

 우와, 입에서 녹아! 막 그렇기 달지도 않은데? 적당해! 커피인가? 초콜릿인가?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MIDDLE/BASE NOTE

『늦가을 찬바람 맞고 들어온 우디노트 블랙앰버』

 

시간이 지난 바이레도 발다프리크는 정말 재밌는 밸런스를 보여주는데,  초반에 났던 나무로 만든 카스텔라와 살짝 얹은 초콜릿의 앰버의 향기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그 위에 얇은 판자가 연상되는 시크한 우디와 베티버가 첨가된다. 아주 얇게 썬 레몬을 짜서 흙 내음 나는 베티버에 묻힌 후, 늦가을 찬바람을 10분 정도 잠깐 쐬었을 때 느껴지는 찬 기운이 달콤한 카스텔라 위에 층층이 올라가 있다. 그래서 언뜻 맡기엔 예쁘게 달콤하고, 따뜻한 향기인 듯 보이지만 공기를 타고 퍼지는 향기는 시크하고 깔끔한 느낌도 같이 겸비하고 있다. 세련되다 라는 표현이 조금 더 적당할 듯 싶다.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일과 돈이 전부일 것 같은 인상인데

사랑에 올인하는 달콤함







 

“왜 아직도 여자친구가 없어요?

 

노란색의 조명이 호박등처럼 새어나오는 깔끔한 인테리어, 약간 살색빛이 도는 매끄러운 나무로 빼곡히 채워진 분위기 있는 이자카야 술집. 평소 무표정한 얼굴에 가끔씩 웃기만 하던 그, 바이레도 발다프리크가 나를 보며 뭘 그런 걸 물어보냐는 듯툭툭 털어놓는다.

 

“난, 여자를 만나면 안돼”

 

그럼 나는 뭐야? 남자야? 알 수 없는 속상함을 눌러 앉히고,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다시 물어봤다.

 

“왜요?

 

“일보다 사랑을 더 중요시해, 그래서 여자를 만나면 안돼”

 

자상하고 묵직하지만, 약간 무심한듯 툭툭- 던지는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특유의 말투. 남자답다 라는 느낌과 외롭겠다 라는 느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상한 사람.

 

“왜요? 나 같으면 오히려 사랑받는다고 느껴서 좋을 것 같은데?

 

피식- 하고 바이레도 발다프리크가 웃으며 소맥을 혼자 들이킨다. , 왜 혼자 먹지? 술은 혼자 먹는거 아니랬는데, 같이 맞춰주려고 나도 술잔을 드니까 “됐어, 넌 술 약하잖아” 라며 내 손을 가볍게 잡으며 내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무심한듯- 허공에다 뱉는 말

 

“내가 중간이 없어, 좋아하는 사람한테 진짜 다 줘. 특히 여자친구는 더”

 

“그렇게 안 생겼는데….

 

잘생기고 남자답지만, 무표정일땐 오히려 약간 무섭다는 느낌이 드는 인상인데이런 로맨티스트적인 발언이라니, 안 어울려

 

“다들 그러더라, 근데 내 친한 친구들은 다 알아. 그래서 나보고 여자 만나지 말래. 나도 동의하고”

 

“그렇구나….

 

그렇지만 이런 말을 눈앞에서 대놓고 들으니까 좀 그렇다. 뭔가 이 사람과 더 이상은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가 없겠구나, 나만 좋아하다가 끝나겠구나 그런 생각.

그때 바이레도 발다프리크가 소맥을 원샷하고 술잔을 테이블에 탁- 올려놓으며, 내 눈을 본다.

 

그런데 너랑 술을 먹고 있네, 어이가 없다.”

 

“…..?”

 

말을 마친 바이레도 발다프리크가 팔짱을 끼며, 몸을 뒤로 깊게 묻고서- 자신의 생각을 한번 더 점검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더니 곧장 나를 응시하며 말했다.

 

“너 나 좋아하냐? 나 너 좋은데”

 

 

 

결론



바이레도 향수 중 인플로레센스가 약간 같은 형태의 달콤함을 은은하게 풍기는 여성이라고 한다면, 바이레도 발다프리크는 나무와 초콜릿을 주제로 달콤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고백해가는 남자 같다. 게다가 우디노트임에도 불구하고 디저트를 한 입만 맛 본 것 같은 부드러운 달콤함이 예뻐서 여성분들도 사용 가능할 정도로 중성적이고 부담스럽지 않다. 첫 인상은 오히려 약간 여성적일정도로...?

그 동안 우디노트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독하거나 묵직해서 엄두가 안났던 남성분들이 있다면,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정도라면 충분히 도전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거 뿌리고 여자친구 안아주면 백퍼 좋아할 것이니

 

여러분의 겨울은 따뜻하세요~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요약


[연령]

20대 중반 무관

 

[성별, 중성적]

여성적인 달콤함, 남성적인 따뜻함, 로맨틱한 부드러움 

 

[계절]

가을, 겨울

 

[지속력]

★★★★(4.0/5.0)

 

[질감]

손을 잡았을 때 느껴지는 체온 같은 우디노트에

디저트 위에 살짝 데코한 초콜릿 같은 달콤함이 어우러져

따뜻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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