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
Histoires de Parfums 1725 for men
이번엔 매우 흥미로운 이름의 향수,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를 들고 왔다. 세상에 카사노바라니…! 사실 이스뜨와 라는 향수브랜드가 우리에겐 매우 낯선 브랜드인데, 이상하게도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는 많은 독자님들이 귀띔으로 추천을 해주셨다. 후기 요청도 많이 받았던 향수이고, 주변반응 에피소드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몇 개월 전, 케네스콜 빈티지 블랙과 함께 접하게 되었던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를 오랜시간 관찰하면서 독자님들이 그렇게 칭찬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으니…
카사노바를 헌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향수,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의 향기는 어떨까?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의 향기
탑 노트 ㅣ 베르가못, 레몬, 팜푸르무스, 감초
미들 노트 ㅣ 팔각, 라벤더
베이스 노트 ㅣ 바닐라, 아몬드, 상탈, 시더우드, 앰버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 TOP/MIDDLE NOTE
『보드카에서 나는 고소한 아몬드와 달콤한 바닐라』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의 첫 향기는 뭐랄까… 마른낙엽을 방아에 넣고서 고소한 아몬드와 바닐라를 넣고 빻아낸 듯한 향기가 난다. 고동색으로 으깨지는 그 향료들에서 갈색빛 수제가죽에서 느껴질 법한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복합적인 향조가 올라온다. 아주 은밀하게 따뜻하고 코를 고소하게 코를 스치고 지나가는 묘한 부드러움. 소주나 와인보다는 콜라를 섞은 보드카 쪽에 조금 더 가까운 진하고 맛있고, 섹시한 향기가 난다.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 MIDDLE/BASE NOTE
『우수에 찬 눈동자 같은 예쁘고 고소한 달콤함』
시간이 지난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는 고급 보드카 바에서 은은하게 비추는 따뜻한 조명 같은 향기가 난다. 초반엔 약간 거친 형태의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당장이라도 내게 달려와 입맞춤으로 깊은 잠을 꺠워 주는 왕자님에게서 날 법한 향기가 난다. 고소하고 따뜻한 달콤함이, 정말 따뜻한 조명 같은 느낌으로 섹시하게 퍼진다. 너무 이미지 적인 묘사라, 향수 노트를 사용한 묘사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면
우수에 찬 눈동자 같은 시더우드의 달콤한 부드러움 한 숟갈,
그 뒤에 고소한 아몬드와 스모키한 라벤더의 향기를 섬세하게 올려 놓고,
팔각의 알싸함을 품고 있는 화장솜 같은 앰버로 터치터치- 한 것 같은 향기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
무심한 듯한 말투에 착 붙는
알 수 없는 섹시함
16년 12월 마지막 날, 강남역 밤거리는 사람들의 신년 맞이 준비로 몹시 붐볐다. 거리는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차 있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17년을 계획하는 밤. 사실 17년이 된다고 해도 세상에 짠- 하고 표식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이 길거리의 부산스러움이 좋았다. 하지만, 단 한가지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었으니….!
“지금 지나가는 여자 봤지?”
자꾸만 강남역 길거리의 예쁜 여자들에게 눈길을 돌리는 내 남자친구,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 의 영 못마땅한 시선처리다. 안 보고 있는 것 같지? 나 다 보고 있다.
“어? 흠흠… 그래도 내 여자친구가 제일 예쁘네, 진심이야”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저런 멘트들은 도대체 어디서 주워 듣고 공부해오는 건지 모르겠다.
“예쁘냐? 예뻐?”
그러자 내 앞으로 슥- 오더니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가 내 얼굴을 감싸며 하는 말
“당연하지, 네가 제일 예뻐”
졌다. 말로는 도저히 내가 이 남자를 이길 수가 없다. 잘생겼다는 표현보다는, 남자답고 깔끔하고 멋있다.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이 남자는 항상 이런 식이다. 문제는 저렇게 하는 말이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듣기 좋다는데 있겠지, 하지만 이렇게 넘어가기엔 어?! 여자로서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나도 17년에는 필라테스 학원이나 다녀볼까? 저 언니들처럼 예뻐지게”
그리고 나는, 내가 나름 예쁘다고 생각하는 자신있는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 내 기대를 충족시켜줄 거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그리고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는 그런 나를 보며 내 기대에 부흥하듯, 갑자기 단단하고 단정해진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작심삼일이 뭔지 보여주게?”
죽일까…? 이런 게 남자친구라고…! 장난인 건 알지만 은근히 정곡을 찌르는 말이라 반박하기도 참 애매했다.
“나 집에 갈 거야”
사실 집에 갈 마음도 없으면서 괜히 제스처를 취해봤고,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는 그런 나를 웃으면서 붙잡았다. 그렇게 우리가 티격태격과 알콩달콩의 중간지점에서 데이트를 마치고, 아쉬움 가득한 눈빛을 보내며 서로가 다른 지하철을 탔을 때 핸드폰에 와 있는 카톡 한 개 -
“필라테스 등록했다. 작심삼일을 무한반복하면 되지. 파이팅-”
결론
예쁘고 여성스러운 느낌과(섬세한) 관능적인 남성미를 같이 가진 향수다. 얼핏 보드카가 연상되는 따듯한 느낌의 달콤함이 ‘남성미’를 연출한다가 싶다가도,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예쁘고 부드러운 질감은 ‘잘 그루밍된’ 듯한 느낌을 연출해준다. 유사한 향수로 디올 옴므 인텐스가 생각나는데, 그것보다 더 은은하고 깔끔하면서도, 남자다운 느낌이 강한 것 같다.
게다가 많은 독자님들이 주변반응 잘 오는 남자향수 베스트3로 뽑아주기도 했으니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와 함께라면 재밌는 추억도 많이 만드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독하지 않으면서도 남자답고,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섹시함까지 같이 있는 밸런스가 참 재밌다.
잘 만든 향수라고 생각한다.
이스뜨와 1725 카사노바 요약
[연령]
20대 중후반 – 무관
[성별, 남성적]
장난스럽지만 남자다운 눈빛, 목소리가 좋은, 잘생긴
[계절]
가을, 겨울
[지속력]
★★★★☆(4.5/5.0)
[질감]
잘 그루밍된 듯한 아몬드와 바닐라의 달콤함이
스모키한 라벤더와 시더우드를 거치면서
로맨틱한 느낌의 은은한 조명처럼 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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