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록시땅 시트러스 버베나 오드뚜왈렛
L`Occitane en Provence Verveine for women and men
<사진출처 : 수지님의 네이버 블로그 >
여름이 끝나려고 한다…! 여름이 다 지나가기 전, 상큼터지는 향수 소개
록시땅 향수를 들고 왔다. 록시땅 시트러스 버베나(레몬 버베나) 라는 향수인데, 워낙에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베스트 셀러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름을 약간씩만 바꿔서 굉장히 다양한 버전이 출시되어 있는데, 나와 독자님들 모두 귀찮은 건 딱 질색이므로…. ^^
우리 그냥 그 버전들 모두 합쳐서 록시땅 버베나로 퉁기로 하자.
사실, 향기가 거의 비슷비슷 하다. 포스팅은 오리지널 버전으로 다뤘고, 다른 버전들도 질감 차이가 약간씩 있을 뿐 기본 뼈대는 비슷하다.
전 세계적 베스트 셀러,
록시땅 버베나의 향기는 어떨까?
록시땅 버베나의 향기
탑 노트 ㅣ레몬, 자몽
미들 노트 ㅣ 레몬 버베나
베이스 노트 ㅣ 시더우드
록시땅 버베나 TOP/MIDDLE NOTE
『입안에서 으깨어지는 레몬사탕과 바질』
록시땅 버베나의 첫 향기는 내가 어렸을 적 먹었던 레몬맛 썬키스트 사탕을 주먹이 가득 차도록 한 움큼 쥐고 든다. 그 다음에 레몬 꼭지에 달려 있는 녹색 잎들과 함께 그대로 내 입안에 탈탈탈 털어 놓고 우적우적 씹었을 때 날 것 같은 상큼터지는 향기가 난다. 레몬 사탕이 녹색 잎과 함께 나의 단단한 치아에 으깨져서 혀에 굴러갈 때 나는 그 맛이란…! 얼마나 상큼함이 강렬하냐면, 카페에서 록시땅 버베나를 뿌리면 옆에 있던 사람들이 두리번거리며 냄새의 근원지를 찾을 정도다. 나쁜 의미는 아니고, 그 만큼 ‘아이셔’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주 싱싱하고, 살짝 레몬사탕 특유의 달콤함을 지닌채- 레몬의 상큼함을 사방으로 흩뿌리는 향기
록시땅 버베나 MIDDLE/BASE NOTE
『섬유에 스며든 레몬앤바질 룸스프레이』
시간이 지난 록시땅 버베나는 조금 더 그린노트가 연상되는 풀의 향기가 더 강해진다. 쉽게 말하면 레몬 꼭다리 향기가 부드러운 섬유에 스며든 것 처럼 뽀송하게 변한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물론 초반에 느껴졌던 레몬 버베나 특유의 상큼터지는 레몬사탕 비스무리한 정체성은 계속해서 유지가 된다. 그리고 이런 깔끔한 향기가 잠시 지속이 되다가, 미들 노트가 넘어가면 갑자기 록시땅 버베나의 향기가 순식간에 증발해버린다.
록시땅 버베나
아릿하고 짜릿한
레몬맛 사탕
1시간 정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규카츠 맛집-
맛도 맛이지만 돌판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는 소고기의 풍미가 가히 일품인 곳이다.
그리고 이 맛집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특별 이벤트가 있었으니
『하나만 드시오.(궁서체)』
라는 팻말이 떡- 붙어 있는 출구 쪽의 작은 레몬사탕 바구니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가게에 온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록시땅 버베나 라고 적힌 노란색 레몬 사탕을 하나씩 들고, 발을 동동 구르며 꺄르륵- 거리는 풍경이 굉장히 재밌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규카츠를 먹으러 이 가게에 오는 것이 아니라 록시땅 버베나를 먹으러 오는 손님도 있다고 할 정도인데…
“흥, 나는 저런 거 전부 광고라고 본다.”
내 혀와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믿지 않는 남자, 그런 사람이 바로 나인 것이다.
“저, 사장님-”
당연히 검증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세상 진지한 목소리로 찐하게 말했다.
“록시땅 버베나, 세 개… 너무 많나…? 두개 주시죠”
그러자 사장님의 실소 섞인 웃음과 함께 내 손에 곱게 쥐어진 록시땅 버베나 2개.
바스락거리는 샛노란색의 봉투부터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왠지 봉투의 질감부터 잔뜩 실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사탕 봉지를 살짝 찢어보니까 틈 사이로 벌써부터 코끝이 알알해지는 레몬 향기가 새어 나와 나를 위협한다.
"헉…"
내가 약간 잘못 생각한 것 같다. 내 몸의 모든 감각이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나에게 강력한 경고를 주고 있었지만, 나는 애써 경고를 무시하며 과감하게 두 알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내 혀 위를 굴러다니는 레몬향기의 짜릿한 맛. 마치 온 몸을 쿨링시키는 것만 같은 짜릿함이 순식간에 내 전두엽을 강타하고 도망간다.
“헉….”
순식간에 눈 앞에 그려지는 레몬 농장.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로 누가누가 더 노랗나 경쟁하는 레몬이 꽉 차있다. 그리고 바로 옆길에는 레몬의 자존심 싸움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고 있는 싱싱한 녹음이 가득한 레몬 버베나가 눈에 띈다. 시원한 산바람에 좌우로 흔들리는 레몬버베나의 잎을 타고- 내 살갗을 건드리는 허브의 향기가 너무 깨끗하고 좋다. 그렇게 이 곳은 정말 행복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눈을 떴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결론
향기가 워낙 리프레쉬 하는 느낌으로 상큼하기 때문에, 남성분들 보단 여성분들이 조금 더 잘 어울릴 것 같긴 한다.
학교, 사무실 등 장소 상관없이 그냥 기분전환, 악취제거용으로 사용해도 전혀 무방할 듯 싶으며- 고깃집 갔다가 옷에 고기냄새 베었다고 찡찡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곧바로 록시땅 버베나를 꺼내서 옷에다가 뿌려주도록 하자.
레몬의 상큼함에 눈이 동그랗게 변한 상대방을 볼 수 있을테니까...!
다만 아쉬운 점은 깔끔하고 시원한 향기에 비해 지속력이 진짜 너무 짧다. 바디미스트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슬픈 지속력이다.
향수를 통째로 들고 다니거나, 아니면 공병을 들고 다니면서 그냥 수시로- 생각날때마다 뿌려주면 좋을 것 같다.
레몬 좋아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 록시땅 버베나는 좋은 선택일 것 같다!
록시땅 버베나 요약
[연령대]
10대, 20대, 30대
[성별, 중성적]
샴푸 같은 레몬사탕, 기분정화, 악취제거
[계절]
봄, 여름, 가을
[지속력+확산력]
★★(2.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4711 누보 콜로뉴
아쿠아디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아닉구딸 오드 아드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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