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hic

[남자향수] 블루 드 샤넬 오드빠르펭 : 군더더기 없는 포멀함

366일 2017. 9. 27. 18:48

향기나는 리뷰

 

블루 드 샤넬 오드빠르펭(오드퍼퓸)

CHANEL BLEU de CHANEL Eau De Parfum for men

 

 

 

 

 

4년전 블루 드 샤넬이 새로 런칭한 이후, 전 세계에서 엄청난 히트를 치면서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오드빠르펭) 버전이 새롭게 출시되었었다. 그때가 3년전 정도...?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만 해도 백화점에 가면 직원분들이 오뜨뚜왈렛, 오드퍼퓸 버전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시향을 도와줬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은 블루 드 샤넬, 이라고 그냥 말하면 오드퍼퓸(오드빠르펭) 버전을 통칭할 정도로 그냥 대표적인 버전이 되었다. 샤넬 향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보통 진하고 풍부한 향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오드퍼퓸이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퍼퓸그라피에서도 샤넬 남자향수는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이 압도적으로 판매율이 높다. (그래서 오드뚜왈렛은 내렸다...)

 

 

각설하고, 4년 전 블루 드 샤넬 포스팅을 내버려두고 오드퍼퓸 버전을 다시 소개하는 이유는 꽤 많은 남성독자님들이 저에게

 

"블루 드 샤넬 EDT버전과 EDP버전의 차이가 뭔가요?"

 

라고 물어보셨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두 향수를 따로 비교해본적은 없기 때문에

 

"저도 잘.... ㅠㅠ"

 

이라고 쭉 대답해드렸었는데, 아무래도 글로벌 스테디셀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샤넬향순데...

 

그럼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의 향기는 어떨까?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의 향기


탑 노트 ㅣ 넛맥, 진저, 인센스, 자몽, 민트, 핑크페퍼, 통카빈

미들 노트 ㅣ 앰버, 드라이 시더우드, 베티버, 파츌리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우디노트, 뉴칼레도니아 샌달우드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TOP/MIDDLE NOTE

『통카빈 + 넛맥 + 인센스 + 핑크페퍼 + 시더우드 + 베티버』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의 첫 향기는 고급스러운 초겨울 코트 주머니 속에- 통통하고 실한 아몬드와 견과류가 뒤섞여 있는 듯한 모습의 달콤하고 묵직한, 남자남자한 향기가 난다. 이 코트를 초겨울에 멋들어지게 입고 다니다가- 원목 가구 인테리어 위주로 잘 되어 있는 갈색 조명이 예쁜 따뜻한 카페에 앉아서, 한 남성이 헤이즐넛 커피와 카페의 향기를 같이 음미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중요한건 코트 안단의 뿌옇고 까끌까끌한 스모키한 느낌이 헤이즐넛 향기를 먹은 따뜻하고 묵직한 원목가구와 어울려서 연출하는 그 특유의 듬직한 향기가 굉장히 지적이고 남자답다는데 있다. 향수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블루 드 샤넬을 맡으면 "30대 초중반?" 이라고 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할까? 나이가 들면서 캐쥬얼한 느낌보단, 단정하고 깔끔한 복장이 더 잘 어울리기 시작하는 남성이 연상되는 향기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MIDDLE/BASE NOTE

『인센스 + 드라이 샌달우드 + 머스크 + 시더우드 + 통카빈』

 

시간이 지난 블루 드 샤넬은 조금 더 따뜻하고 감싸 안는 듯한 수증기 형태의 묵직한 향기로 변한다. 뜨거운 스팀타올을 고동색의 샌달우드 나무 위에 올려 놨더니- 그 위주로 나무의 증기가 황토방처럼 스르륵 올라가고, 그 증기가 아몬드, 호두 등의 견과류 껍질을 그을려 지나가면서 같이 태워지는 듯한 향기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향기의 달콤한 속성이 우디노트+통카빈+인센스(향) 스럽다는 것이지, 그냥 한발자국 떨어져서 가볍게 맡으면 다크나이트의 남자 주연배우에게서 날 법한 남성적인 향취라는데 있다. 향기보다는 향취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오묘한 밸런스가 신기하다. 역시나 샤넬 향수 답게 또렷한 남성의 이미지를 연상시켜 주는데, 예를 들면 추운 겨울 얇은 코트를 입고 온 블루 드 샤넬에게 "안 추워?" 라고 장난치듯 물어보면, 오히려 블루 드 샤넬이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코트 안쪽에 있는 경량 패드를 보여주며 "그럼" 이라고 넉살스럽게 넘기는 모습이 생각난다고 할까?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변하지 않는

포멀한 미남

 

 

 

 

 

 

좋아한다.

이게 어떤 뭘 의미하는지 우리 모두는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래서 좋아한다는 증거는?’ 이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수 많은 사람들이 헤아릴 수도 없는 각자만의 이유를 들고 올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오늘 뭐 했어?”

 

상대방의 평범한 일상이 궁금한 순간, 게임은 거의 끝난게 아닐까?

블루 드 샤넬이 던진 질문의 주인공이 내가 아닌 옆에 앉은 친구라는 사실을, 나는 억지로 모르는 척 하며 고개를 숙였다.

 

저요? 저 오늘 학교 도서관에서 헌팅 당했어요~!

 

신나게 떠드는 내 친구를 바라보는 블루 드 샤넬의 저 시선을 나는 어쩌면 좋을까,

그저 속에서 끓어오르는 이 복잡한 감정을 꾹 억누르며 내 옆의 친구에게 이 마음이 들키지 않길 바라면서

 

대박 에피소드다! 넌 어떻게 하루하루가 로맨스 영화야? 역시-!

 

과장된 표현으로 친구의 일상을 치켜주며 내 죄책감을 달래고, 다시 한번 블루 드 샤넬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단정하고 깔끔한 이목구비와 함께 헌팅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듯 내 친구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저 시선,

.... 잠깐이나마 나에게 돌리고 싶어서 칭찬을 가장한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너가 너무 예뻐서 그래,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죠?"

 

평소 감정표현을 뚜렷하게 하는 편이 아닌 블루 드 샤넬에게, 이런 질문은 꽤나 꽉 찬 돌직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느때처럼 그는 애매모호한 대답 혹은 적당한 칭찬에서 마무리 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대답을 듣고, 나는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겠지. 그런데 나를 바라보는 오빠의 눈빛이 평소와 약간 달라서, 나는 괜히 더 불안해진다.

 

 

블루 드 샤넬은 잠깐 머뭇거리며 내 친구를 보더니,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한 단호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항상 예쁘다고 생각했어. 진짜로"

 

그리곤 스쳐지나가듯 나를 차갑게 훑고 가는 저 시선에, 순간적으로 온 몸이 압도되어서

 

'탁'

 

내 사랑도 맥 없이 풀어져 버렸다.

  

 

 

결론


 

 

오드뚜왈렛 버전과 비교해보면, 향기의 전체적인 틀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오드뚜왈렛이 초반의 시트러스 노트가 조금 더 산뜻한 느낌...?

반대로 오드퍼퓸 버전은 드라이한 샌달우드와 스모키한 느낌의 인센스, 앰버가 조금 더 도드라져서 향기가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조금 더 묵직하다. 그런데 실제 사용 후,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까지 고려해보면 막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차이인 것 같다.

 

샤넬 향수는 그냥 오드퍼퓸이 진리인걸로 편하게, 편하게 :)

 

어떻게 보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남자향수인가 싶다가도, 막상 사용해보면 질리지도 않고 사회생활 하면서도 충분히 멋들어지게 사용할 수 있는 향수다. 캐쥬얼 복장을 아무리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정장 하나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블루 드 샤넬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블루 드 샤넬이 나온 이후, 수 많은 향수업계에서 이 녀석을 베껴가는 것을 보면 이미 완성도는 검증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려보이는 스타일이 조금씩 어색해지는 남자라면,

추천!

 

샤넬이 괜히 샤넬이 아닌 것이다.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요약


[판매처]

백화점 / 10만원 초반 - 후반

 

[연령대]

20대 중후반 - 50대

 

[성별, 남성적]

지적인, 남자다운, 맺고 끊는거 확실, 자상한데 안자상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확산력]

★★★★☆(4.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디올 소바쥬

베르사체 에로스 + 입생로랑 르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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