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hic

[남자향수]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 시크함, 철벽남, 순수함

366일 2017. 4. 10. 00:41

향기나는 리뷰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John Varvatos Artisan Black for men

 

 

 

올리브영에서 향수를 보고 있는데, 대학생 커플이 들어오더니 서로 옥신각신 다투기 시작했다. 남자는 이 향수가 마음에 드는데, 여자는 저 향수가 마음에 든다고 하고 둘이서 알고 있는 향수고수(?)는 이 향수가 좋다라고 추천해줬는데, 그건 너무 유명해서 싫다고 하고... 여하튼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 커플은 결국 향수를 고르지 못하고 나갔는데, 그때 그 남성분을 보고서

 

이게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하고 권해드리고 싶었던 향수가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이다. 요즘에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워낙 유명해서, 상대적으로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은 독하다거나, 남자답다거나, 무겁다라고 하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로 두 향수의 향기는 상당히 유사한 편인 것 같다. 물론 차이가 있긴 있는데 거의 뉘앙스만 다른 느낌? 심지어 주변반응도 둘 다 좋은 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너무 유명해서 다른 선택지를 찾는 분들 위한 향수,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의 향기는 어떨까?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의 향기


탑 노트 ㅣ 귤탠저린오렌지바질희양목잎

미들 노트 ㅣ 진저, 다크우드, 블론드우드

베이스 노트 ㅣ 파츌리, 레더, 화이트머스크, 베티버, 아이리스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TOP/MIDDLE NOTE

『주유소 입구 근처에 핀 탠저린 나무』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의 첫 향기는 상큼한 듯 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의 존바바토스 아티산 특유의 오렌지 향기가 확- 퍼진다. 주유소 입구에서 느껴질 법한, 뭔가 자꾸만 코를 킁킁- 거리게 되는 그 특유의 중독성을 가진 휘발성 향기의 속성이 약간은 있다. 그게 탠저린, 오렌지의 상큼함과 섞여 버리니 역동적인 느낌과 시크한 느낌이 같이 어우러지는 것 같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기름칠을 한 원목 가구가, 아직은 약간 덜 말랐을 때 날 것 같은 시크한 우디노트가 올라오는데, 이 느낌이 한데 어우러져서 배우 '조기성' 같은 그 특유의 까칠한...?? 듯한 남성미를 연출해준다.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MIDDLE/BASE NOTE

『후드티랑 저지를 가볍게 입은 남성의 체취』

 

 

시간이 지난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은 약간 통통한 회색 후드티의 질감을 닮은 머스크 향기가 올라온다. 그러니까 초반엔 휘발성의 향기가 묻은 탠저린+원목가구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앞에서 언급되었던 남성이 입었다가 침대 위에 던져 놓은 흰색 또는 회색 후드티에 남아 있는 잔향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리고 그 후드티 옆에는 블랙 계열의 얇은 가죽재킷이 같이 놓여 있고, 그 두 가지 의류가 한데 섞여서 날 듯한 남자의 향기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름이 약간 덜 마른 듯한 휘발성의 탠저린+레더 향기가 가장 돋보이긴 한다.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넌 왜 나한테만

무심한 철벽남인건데

 

 

 

 

 

 

, 뭔데

 

흰색 후드티에 검은색 저지를 대충 입고서 내 앞에 삐딱하게 앉으며 성가신 듯한 눈초리로 나를 보고 있는 남자,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대학교 1학년때 만나서 4학년인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그냥 남자사람 친구다. 정말, 그냥 친구.


너 여자친구랑 일주일 전에 헤어졌다며, 그래서 불렀지. 신경쓰여서

 

쌍커풀 없이 차갑게 늘어져서 약간 싸가지 없게 보일법도 한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의 눈매가 씰룩거린다.

 

그걸 네가 왜 신경 쓰는데

 

…. 얘 봐라, 원래 우리가 서로 헤어지면 다독여주고 그러지 않았냐? 나 헤어졌을 때 너도 그랬었고

 

그제서야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이 되게 감동받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되게 싸가지 없이 생겼을 것 같은 얼굴에서 저렇게 멍청한 듯 순수한 눈빛이 나오면, 가끔은 그냥 친구인 나도 몇 번 설렜던 적이 있다. 정말이다. 그냥 친구로서

 

뭐냐 그 눈빛은~? 나 의리 빼면 시체인 여자인 거 모르냐? 실망이야 너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은 활짝 웃으며 내게 다가와 어깨 동무를 하면서 그래 맞아~ 우리 술이나 먹으러 가자 기분도 꿀꿀한데 라고 말하며 나를 확- 잡아당겼다. 순간 내 코 끝에 스치는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의 향기

 

심쿵-

 

평소엔 여자친구가 나 신경쓰여 한다면서 그렇게 거리를 두던 네가, 지금은 옛날처럼 스스럼 없이 구는게 신기하면서도 좋았다. 나쁘지 않네 이 느낌. 정말 친구로서

 

~ 남자네~ 기분이다. 오늘은 내가 쏜다

 

술까지 얻어먹는다는 말에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은 신이 나서 허공에 손가락질을 하더니, 특유의 씨익- 웃는 미소로 나를 보며 짧고 굵게 말했다.

 

“가자!

 

그렇게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은 나와 어깨동무를 한 채 평소 가고싶었던 술집이 있다며 그리로 안내했고, 나는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이 키가 너무 커서 내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며 투덜거리면서도 내심, 너무 좋았다.

 

참 미안한 일이야

네가 여자친구랑 헤어진게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

 

 

 

 

 

 

결론


 탠저린을 주제로 남성성을 묘사하는 향수는,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확실히 향수계에 획을 그은 것 같다. 샤넬 향수도 고급스럽고 정장을 입은 듯한 남성성을 글로벌적이고 공통된 감각으로 잘 풀어 냈는데,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도 자기 나름대로 확실히 영하고 뭔가 날티나는 것 같으면서도 자상한 그 이중적인 느낌을 잘 구축한 듯 싶다.

그나저나 기존의 존바바토스 아티산(갈색병)과 차이점이 궁금한 분이 있을 수 있을테니,

기본적인 향수 틀은 비슷하다고 정해놓고, 차이점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존바바토스 아티산]

탠저린, 오렌지류의 상큼달콤함이 발랄하게 퍼짐

vs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탠저린의 상큼함이 줄고, 기름칠한 우디, 레더, 머스키가 약간증가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이 '블랙' 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그렇게 막 블랙블랙한 느낌의 향수는 아니고 뭔가... 까칠해보이지만 바보같은 면도 있고, 순수하면서도 남자다운 느낌인 것 같다.

기존의 존바바토스 아티산보다는 3살 정도 더 나이가 먹었다고 보시면 될 듯!

 

 

 

 

존바바토스 아티산 블랙 요약


[연령]

20대 초반 – 30대 중반

 

[성별, 남성적]

날카로운 눈매, 첫 인상이 조금 차갑지만 알고 보면 착함, 의외의 순박함

[계절]

사계절

 

[지속력]

★★★☆

 

[질감]

주유소 입구에 자리 잡은 탠저린 나무아래에서

블랙계열의 옷을 입고 주유를 하고 있는 남성에게서

날 듯한 시크하면서도 영한 느낌의 레더, 머스키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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