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프라다 르옴므
Prada L'homme
오랜만의 프라다 남자향수 포스팅-!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프라다에서 남자 향수가 거의 없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프라다 남자향수를 알게 된 계기는 유튜브의 한 영상 때문이었다. 외국의 굉장히 잘생긴 향수 리뷰어(?) 처럼 보이는 분이 남자 향수를 쭉 모아 놓고, 여성분들에게 호감도를 물어보며 이상형 월드컵처럼 최종 승자를 가리는 영상이었는데, 시리즈가 꽤 많았다.
재밌는 건 그 다양한 향수 중에서 항상 TOP 3위 안에 드는 향수로 프라다 르옴므가 있었다는 것이다! 동양권 보다는 서양권에서 조금 더 인기가 많았는데(남성분이 인종, 연령대도 굉장히 다양하게 물어보심)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여성분들이 저렇게 호감을 느낄까 궁금해서 구입해버렸다. 크리드 어벤투스 등 쟁쟁한 녀석들이 되게 많았는데…!
참고로 그 영상의 토탈 종합 1등은 디올 소바쥬 였다. (그 나라의 취향이 어느정도 예측은 되는듯?)
항상 3위권 안에 들었던 프라다 르옴므의 향기는 어떨까?
(참고로 르옴므 인텐스 라는 라인업도 나온걸 보니까, 해외에선 프라다 르옴므의 인기가 대단한 듯)
프라다 르옴므 의 향기
탑 노트 ㅣ 페퍼, 네롤리
미들 노트 ㅣ 아이리스, 앰버, 제라늄, 바이올렛
베이스 노트 ㅣ 시더우드, 파츌리
프라다 르옴므 TOP/MIDDLE NOTE
『살 엄두도 안나는 초고급 럭셔리 세단의 문을 활짝 열며 나오는 남자』
프라다 르옴므의 첫 향기는 뭐랄까… 검정색으로 잘 코팅된 초고급 세단을 새로 구입한 뒤, 맨 처음에 차 문을 딱- 열고 정성스레 바느질 된 시트를 손으로 슥, 쓰다듬었을 때 느껴질 것 같은 향기가 난다. 차 냄새 라기 보단, 그러한 차에 타고 있던 남성이 평소에 사용하는 향수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노트로 설명을 하면 앰버의 따뜻하고 달콤한 향기에 페퍼를 살짝 얹어서 답답하지 않게 만든 후, 아이리스 꽃으로 질감처리를 부드럽게 해서- 고급 정장의 안감을 손으로 만지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얼핏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나 블루 드 샤넬에서 느꼈던 성숙한 남자의 통카빈 향기가 나는 듯 하기도 한데, 그것보다 훨씬 더 달콤함이 줄어들고(거의 달지 않다) 앰버 향기의 부드러운 질감위주로 향기가 나는 것 같다.
프라다 르옴므 MIDDLE/BASE NOTE
『훤칠하고 핸섬한 자기관리의 결정체』
프라다 르옴므는 시간이 지나도 막 그렇게 큰 향조의 변화가 있는 것 같진 않다. 다만 향기가 훨씬 더 씻고 나온 남자의 잔향- 같은 비누 느낌으로 변한다. (비누라고 하기엔 좀 남자남자하다) 예를 들면 드라이클리닝을 마치고 옷장안에 딱- 넣어둔 고급스러운 남성 정장에서 뿜어져 나올 것 같은 향기라고 할까? 정장에 굉장히 은은하게 좋은 체취가 베어 있어서 자꾸만 코를 가져다 되는 느낌의 강도다. 그리고 앰버가 시더우드의 시크한 질감과 어울려 굉장히 아련하고 포근하게 남는데 이게 느낌이 신기하다. 프라다 르 옴므를 뿌린 사람에게 날 법한 향기가 아니라, 이 향수를 뿌리고 하루의 일과를 보낸 사람의 흔적! 이 남아 있는 향기 같기 때문이다.
프라다 르옴므
남자친구 집에
처음으로 초대 받은날
띡띡띡띡- 드륵-
남자친구(프라다 르옴므)는 거침없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풀었고, 문을 열면서 내게 눈짓했다.
“여자 집에 초대하는 건 처음이다”
“나도 남자 집에는 처음 와봐”
불필요한 기싸움을 시작으로 나는 약간의 심호흡을 하며 프라다 르옴므를 따라 들어갔다. 따뜻한 조명이 가득한 신발장에서 뭔가 앤틱하고 달콤한 향기가 느껴졌다. 바닐라? 스웨이드?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내 몸을 아른하게 녹이는 향기. 남자 집에서 날 것이다 라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향기에 나도 모르게 감탄했다.
“엄청 좋은 냄새 난다.”
남자친구는 가만히 웃으면서 구두를 가지런히 벗어 정돈했다. 남자친구가 놓은 구두 옆으로 깔끔하게 진열된 신발들이 보였다. 신발을 수집하는게 취미였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구두를 벗고 거실로 따라 들어갔다. 눈에 곧장 보이는 건 대리석 시공으로 고급스러움이 한눈에 들어오는 넓은 거실이었다. 거실 바깥쪽으로는 밖이 훤히 보이도록 탁- 트인 유리창이 있었고, 그 너머에는 반짝거리는 한강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다리 위를 지나가는 차들이 일렁이며 움직이는 풍경이 마치 영화의 포스터 같다. 남자친구는 연신 밖을 보며 감탄사를 내 뱉는 나를 보며 “편하게 있어도 되, 마실거는 냉장고에 있고 나는 옷 좀 갈아입고 나올게” 라며 방 안으로 사라졌다. 내가 기대한 구도와는 조금 달라서 원래 이런 건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곧장 푹신한 쇼파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그제서야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벽걸이 티비와 양 옆에 놓인 우드 스피커가 눈에 들어온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물품들이네”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아도 가격을 추정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정말 평범한 우리 집과는 너무 다른 풍경에 묘한 위화감이 들었고, 이 불편한 감정에 나는 괜히 자리에 일어나서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동안 티를 안 냈던 거구나”
프라다 르옴므와 사귀는 내내 특별한 갭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냥 자기 일 열심히 하고 덕분에 바빠서 흠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것 같긴 하다 로 생각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사람인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다. 음… 따지고 보면 어렴풋이 눈치는 채고 있었는지도?
“어?! 옷이 널부러져 있네”
모든 게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던 공간에서 처음 발견하는 풀어진 그의 자취. 평소에 그가 퇴근 후 나랑 데이트 했을 때 자주 입었던 정장이다. 괜히 더 반가운 마음에 정장을 들고서- 구겨지지 않도록 걸어 놓을 곳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뭐, 꼭 걸어 놓을 필요는 없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정장을 개기 시작했다. 손 끝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이 마치 그의 평소 성격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뭐... 어쨌든 남자친구는 항상 한결 같았으니”
결론
기존에 여러 번 출시했던 프라다 남자 향수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충분히 들은 후, “감 잡았어!” 라면서 잘 다듬어서 내놓은 느낌이다. 인텐스 버전도 있는걸 보면, 아마 프라다 측에서도 꽤나 만족해 하는 것 같다. 확실히 앰버 뿌르옴므의 거친 앰버 향기보단 순해졌고, 최초에 만들었던 인퓨전 드 옴므보다는 훨씬 더 지적이고 남성적이다.
중요한건- 향수를 뿌리고 나온 사람에게서 날 법한 향기라기 보단, 그 향수를 뿌리고 하루종일 일과를 보낸 사람에게서 날 법한 잔향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에 여성분들에게도 어떤 ‘안정감’을 주기에 상당히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의 반응은 조금 지켜봐야겠지만, 서구권의 여성분들이 이 향수를 지적이고 섹시하다 라고 느꼈다는 포인트는 조금 알 것 같았다.
어쨌든 20대 중후반이 넘어간 분들이라면~
그리고 슈트가 잘 어울리는 분들에게 추천-!
매스큘린한 이미지 보단 깔끔하고 지적인 느낌의 남성분들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프라다 르옴므 요약
[판매처]
백화점 화장품매장 / 9.9 - 16만원 (정가)
[연령대]
20대 중후반 이상 - 무관
[성별, 남성적]
진중함,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말투, 지적인, 슈트가 잘 어울리는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
★★★★(4.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CK BE +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블루 드 샤넬 + 프라다 아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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