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hic
[남자향수] 블루 드 샤넬 오드빠르펭 : 군더더기 없는 포멀함
향기나는 리뷰
블루 드 샤넬 오드빠르펭(오드퍼퓸)
CHANEL BLEU de CHANEL Eau De Parfum for men
4년전 블루 드 샤넬이 새로 런칭한 이후, 전 세계에서 엄청난 히트를 치면서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오드빠르펭) 버전이 새롭게 출시되었었다. 그때가 3년전 정도...?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만 해도 백화점에 가면 직원분들이 오뜨뚜왈렛, 오드퍼퓸 버전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시향을 도와줬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은 블루 드 샤넬, 이라고 그냥 말하면 오드퍼퓸(오드빠르펭) 버전을 통칭할 정도로 그냥 대표적인 버전이 되었다. 샤넬 향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보통 진하고 풍부한 향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오드퍼퓸이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퍼퓸그라피에서도 샤넬 남자향수는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이 압도적으로 판매율이 높다. (그래서 오드뚜왈렛은 내렸다...)
각설하고, 4년 전 블루 드 샤넬 포스팅을 내버려두고 오드퍼퓸 버전을 다시 소개하는 이유는 꽤 많은 남성독자님들이 저에게
"블루 드 샤넬 EDT버전과 EDP버전의 차이가 뭔가요?"
라고 물어보셨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두 향수를 따로 비교해본적은 없기 때문에
"저도 잘.... ㅠㅠ"
이라고 쭉 대답해드렸었는데, 아무래도 글로벌 스테디셀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샤넬향순데...
그럼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의 향기는 어떨까?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의 향기
탑 노트 ㅣ 넛맥, 진저, 인센스, 자몽, 민트, 핑크페퍼, 통카빈
미들 노트 ㅣ 앰버, 드라이 시더우드, 베티버, 파츌리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우디노트, 뉴칼레도니아 샌달우드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TOP/MIDDLE NOTE
『통카빈 + 넛맥 + 인센스 + 핑크페퍼 + 시더우드 + 베티버』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의 첫 향기는 고급스러운 초겨울 코트 주머니 속에- 통통하고 실한 아몬드와 견과류가 뒤섞여 있는 듯한 모습의 달콤하고 묵직한, 남자남자한 향기가 난다. 이 코트를 초겨울에 멋들어지게 입고 다니다가- 원목 가구 인테리어 위주로 잘 되어 있는 갈색 조명이 예쁜 따뜻한 카페에 앉아서, 한 남성이 헤이즐넛 커피와 카페의 향기를 같이 음미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중요한건 코트 안단의 뿌옇고 까끌까끌한 스모키한 느낌이 헤이즐넛 향기를 먹은 따뜻하고 묵직한 원목가구와 어울려서 연출하는 그 특유의 듬직한 향기가 굉장히 지적이고 남자답다는데 있다. 향수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블루 드 샤넬을 맡으면 "30대 초중반?" 이라고 바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할까? 나이가 들면서 캐쥬얼한 느낌보단, 단정하고 깔끔한 복장이 더 잘 어울리기 시작하는 남성이 연상되는 향기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MIDDLE/BASE NOTE
『인센스 + 드라이 샌달우드 + 머스크 + 시더우드 + 통카빈』
시간이 지난 블루 드 샤넬은 조금 더 따뜻하고 감싸 안는 듯한 수증기 형태의 묵직한 향기로 변한다. 뜨거운 스팀타올을 고동색의 샌달우드 나무 위에 올려 놨더니- 그 위주로 나무의 증기가 황토방처럼 스르륵 올라가고, 그 증기가 아몬드, 호두 등의 견과류 껍질을 그을려 지나가면서 같이 태워지는 듯한 향기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향기의 달콤한 속성이 우디노트+통카빈+인센스(향) 스럽다는 것이지, 그냥 한발자국 떨어져서 가볍게 맡으면 다크나이트의 남자 주연배우에게서 날 법한 남성적인 향취라는데 있다. 향기보다는 향취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오묘한 밸런스가 신기하다. 역시나 샤넬 향수 답게 또렷한 남성의 이미지를 연상시켜 주는데, 예를 들면 추운 겨울 얇은 코트를 입고 온 블루 드 샤넬에게 "안 추워?" 라고 장난치듯 물어보면, 오히려 블루 드 샤넬이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코트 안쪽에 있는 경량 패드를 보여주며 "그럼" 이라고 넉살스럽게 넘기는 모습이 생각난다고 할까?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변하지 않는
포멀한 미남
좋아한다.
이게 어떤 뭘 의미하는지 우리 모두는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래서 좋아한다는 증거는?’ 이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수 많은 사람들이 헤아릴 수도 없는 각자만의 이유를 들고 올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오늘 뭐 했어?”
상대방의 평범한 일상이 궁금한 순간, 게임은 거의 끝난게 아닐까?
블루 드 샤넬이 던진 질문의 주인공이 내가 아닌 옆에 앉은 친구라는 사실을, 나는 억지로 모르는 척 하며 고개를 숙였다.
“저요? 저 오늘 학교 도서관에서 헌팅 당했어요~!”
신나게 떠드는 내 친구를 바라보는 블루 드 샤넬의 저 시선을 나는 어쩌면 좋을까,
그저 속에서 끓어오르는 이 복잡한 감정을 꾹 억누르며 내 옆의 친구에게 이 마음이 들키지 않길 바라면서
“대박 에피소드다! 넌 어떻게 하루하루가 로맨스 영화야? 역시-!”
과장된 표현으로 친구의 일상을 치켜주며 내 죄책감을 달래고, 다시 한번 블루 드 샤넬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단정하고 깔끔한 이목구비와 함께 헌팅 뒷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듯 내 친구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저 시선,
.... 잠깐이나마 나에게 돌리고 싶어서 칭찬을 가장한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너가 너무 예뻐서 그래,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죠?"
평소 감정표현을 뚜렷하게 하는 편이 아닌 블루 드 샤넬에게, 이런 질문은 꽤나 꽉 찬 돌직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느때처럼 그는 애매모호한 대답 혹은 적당한 칭찬에서 마무리 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대답을 듣고, 나는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겠지. 그런데 나를 바라보는 오빠의 눈빛이 평소와 약간 달라서, 나는 괜히 더 불안해진다.
블루 드 샤넬은 잠깐 머뭇거리며 내 친구를 보더니,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한 단호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항상 예쁘다고 생각했어. 진짜로"
그리곤 스쳐지나가듯 나를 차갑게 훑고 가는 저 시선에, 순간적으로 온 몸이 압도되어서
'탁'
내 사랑도 맥 없이 풀어져 버렸다.
결론
오드뚜왈렛 버전과 비교해보면, 향기의 전체적인 틀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오드뚜왈렛이 초반의 시트러스 노트가 조금 더 산뜻한 느낌...?
반대로 오드퍼퓸 버전은 드라이한 샌달우드와 스모키한 느낌의 인센스, 앰버가 조금 더 도드라져서 향기가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조금 더 묵직하다. 그런데 실제 사용 후,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까지 고려해보면 막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차이인 것 같다.
샤넬 향수는 그냥 오드퍼퓸이 진리인걸로 편하게, 편하게 :)
어떻게 보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남자향수인가 싶다가도, 막상 사용해보면 질리지도 않고 사회생활 하면서도 충분히 멋들어지게 사용할 수 있는 향수다. 캐쥬얼 복장을 아무리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정장 하나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블루 드 샤넬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블루 드 샤넬이 나온 이후, 수 많은 향수업계에서 이 녀석을 베껴가는 것을 보면 이미 완성도는 검증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려보이는 스타일이 조금씩 어색해지는 남자라면,
추천!
샤넬이 괜히 샤넬이 아닌 것이다.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 요약
백화점 / 10만원 초반 - 후반
[판매처]
[연령대]
20대 중후반 - 50대
[성별, 남성적]
지적인, 남자다운, 맺고 끊는거 확실, 자상한데 안자상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확산력]
★★★★☆(4.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디올 소바쥬
베르사체 에로스 + 입생로랑 르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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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라단무지 2017.09.30 17:38
이번에 공항면세점에서 떼르 데르메스 오 뜨레 프레쉬와 끝까지 갈등했던 놈이군요.
답글
달달한 느낌이 있어서 에르메스 쪽으로 선택했지만, 아쉬움이 남아 다음번에 사려 하는 놈입니다. 면세점 직원 분도 극찬을 하시더군요.
파퓸이 진리! 라는 말에 공감이 되어 몇 글자 적습니다.
제 느낌에 뚜왈렛은 좀 더 젊은층이(산뜻하고 달달함이 더 다가오기에), 묵직한 남자다움은 파퓸이 좀 더(같은 베이스에 거칠고 묵직한 매력이 언뜻 느껴지기에)... 라는 생각입니다.
언제나 좋은 글들을 읽으며, 지갑을 만져보게 되는 곳입니다.
계속 눈팅하면서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그래서 사실 공항면세점이나 그런곳에서 진지하게 향수시향을 잘 못합니다 ㅋㅋㅋ 뭔가 많은 독자님들의 편차(?)를 고려하면서 가장 중립적인 상태의 향기를 전달해야되기 때문에, 실제로 되게 오랜시간 사용해보면서 스케치를 계속 반복하거든요. 왜냐면 저도 평범한 사람인지라....!! ㅎㅎ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도 정말 가을,겨울에 사용하기 최적의 향수인 것 같아요 제가 아는 한 지인분은 기차에서 향팅(?)도 당하셨을 정도니 ㅎㅎ
응원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지갑을 만지작 거리는 손을 사정없이 카드로 향해서, 과감하게 긁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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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2017.10.01 10:19
기다리던 포스팅인데 드디어 나왔네요! 블루 드 샤넬이 인생 첫 향수라... 20살에 처음 샀던건 뚜왈렛이었는데 지금은 좀 나이들어보여야 편한 직장에서 일하게 되어 빠르펭을 쓰고 있습니다. 계절에 상관 없이 쓰기 좋은 향수인것 같기는 한데 지속력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은거 같아요... 오히려 빠르펭이 베이스노트가 더 가벼운 느낌이기도 했구요.
답글
이녀석 알게되고 나서 몽블랑 레전드와 베르사체 에로스를 사버렸습니다... -
바다에비친달 2017.10.01 23:35
드디어 블루드샤넬 오드빠르펭이 올라왔네요~^^
답글
역시 제가 사용하면서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 해 주셨네요~
크리드 어벤투스도 사고 톰포드 화스도 샀지만 제 가을, 겨울 주력은 이놈만한게 없네요~
그리고 블루드샤넬 좋아하면 베르사체 에로스도 괜찮을지 궁금하네요~
아직 시향을 못해봐서^^
좋은 후기 리뷰 감사드려요~ -
준 2017.10.02 21:20
잔잔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느낌을 좋아해서 이 향수를 쓰기 시작한건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아버려서 슬플때도 있어요 ㅎㅎ
답글
그래도 아직 돌체엔가바나 더원까지는 감당하기 힘들더라구요... 생강처럼 톡 쏘는 향이 강해서 강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20대 중반이 정장입고 사회생활 시작하기엔 가격대 생각하면 에로스 레전드 소바쥬 블루드샤넬이 참 좋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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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드샤넬 2017.10.03 10:43
블루드 샤넬..출시하자 마자 공항 면세점에서 edt 를 사서 20대 초반에 엄청 뿌리고 다녔는데 ㅋㅋ 그 뒤로 구찌 ch 디올 돌체 던힐 디퀘 지방시 등 이것 저것 향수 많이써보고 내린 결론이 향수는 돌고 돌아 오드퍼퓸으로 샤넬이나 디올로 정착한다 ..
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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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0.04 07:48
블루 드샤넬 포스팅이군요
답글
글보고 향수를 사고 싶은 마음이
듬뿍이네요
이전에 쓴 ck all글도 인상적으로 봐서 올리브영에가서 시향했는데 굉장히 꽃향스럽더라고요
다양한 향수들의 후기를 알게 되는 블로그 중에서 여기가 최고인 것 같아요
여러 후기를 정독했어요
근데 대중적인 향수들 그 중에 폴로향수가 없다는건 조금 놀라워요
제 바람이지만
아르마니 매니아,아쿠아디지오 글처럼 동일 브랜드지만 인기있는 제품인 폴로 블루vs폴로 스포츠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주인장님은 어찌 느끼는지 궁금해요
꼭 추천리스트에 넣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명절 잘 보내시고 좋은 일 가득하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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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비친달 2017.10.09 09:25
안녕하세요~
답글
위에 남겨주신 덧글보고 궁금해서요~
저도 100ml짜리 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근데 해외에서 향수 60ml 초과 구매하면 관세 나오는걸로 알고 있는데.. -
블루드샤넬 2017.10.18 11:34
디올 소바쥬/블루드샤넬 오드퍼퓸 차이점이 뭘까요?? 어떤향이 더 피드백이 좋고 연렬대가 어릴까요?소바쥬는 개인적으로 인공적이라고 느꼇어요
답글 -
블루드 2017.12.30 02:17
366일님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답글
다름이 아니라 소바쥬랑 블루드샤넬이랑 고민이되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제가 20대 초반에 평소에 캐쥬얼룩을 많이입는데 블루드샤넬은 너무 무게감이 있을꺼같아서 소바쥬를 사려고했는데 너무 고민되서 시향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첫향은 블루드샤넬이 낫고 잔향은 소바쥬가 나은거같았는데 도저히 못고르겠더군요 그래서 366일님께서 딱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성에게 더 인기있는쪽이 더좋겠다고 생각이들기도하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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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 2018.08.12 11:04
제가 현재 베르사체 에로스를 쓰고있는데 에로스 같은 라인의 향을 제가 좋아하고 주변에서도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구요.
답글
베르사체 에로스와 블루 드 샤넬이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향이 많이 비슷한가요??
블루 드 샤넬도 써보고싶어서요 -
향린 2020.03.02 18:48
포스팅 잘봤습니다
답글
edt버젼이 edp버젼에 비해 좀더 날카롭고 남성적인느낌인가요? edp버젼은 잔향이 파우더리해서 약간여자화장품느낌나는거같아서요
지속 발향은 edt도 충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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