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Tom Ford Mandarino di Amalfi for women and men
포스팅을 벼르고 벼르었던…! 맨날 향추추천 문의에서만 몰래 권해드렸던 향수,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톰포드 향수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잘 모르는 향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 향수는 4개월 전 여름에 포스팅 하려고 했는데,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에서 나는 특유의 플로럴 머스크(라 표현하면 좀 이상하지만) 그 특유의 뽀송한 핸드크림 질감 때문에 계속 망설여왔다. 한 여름에는 약간 더울 것 같고 오히려 가을, 겨울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상쾌함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마 이 향수의 후속작인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아쿠아 라는 향수도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참고로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는 기본적으로 여자향수 이지만, 조금 더 중성적인(남성도 사용할 수 있는) 밸런스의 향기니까, 성별 상관 없이 재밌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의 향기는 어떨까?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의 향기
탑 노트 ㅣ 아말피 레몬, 시트러스 노트, 오렌지 블라썸, 블랙 커런트, 머스크
미들 노트 ㅣ 나이트 블루밍 플라워, 아이리스, 화이트 민트, 타임, 야생화
베이스 노트 ㅣ머스크, 앰버 베티버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TOP/MIDDLE NOTE
『싱싱한 귤알갱이들이 서로 부딪치며 솟구쳐 오르는 스파클링함』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의 첫 향기는 새하얀 핸드크림을 손등에 올렸는데 이게 왠걸, 예측하지 못한 굉장히 상큼한 오렌지 알갱이 분자들이 서로 부딪쳐서 터지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예컨데 핸드크림 특유의 부드럽고 촉촉한 향기가 올라옴과 동시에- 예상하지 못했던 냉장고에서 갓 꺼내온 듯한 싱싱한 오렌지 알갱이들이 서로 부딪치는 느낌의 상큼한 향기다. 굉장히 싱싱하고 상큼한 향기가 나기 때문에 기분도 저절로 유쾌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재밌는건 핸드크림 특유의 뽀송한 질감이 베이스로 깔려 있어서, 뭔가 엷게 화장한 여성적인 느낌도 동시에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MIDDLE/BASE NOTE
『민트와 타임이 아이리스 꽃과 섞여 나무 기둥 속살 같은 머스크로 마무리』
시간이 지난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는 초반에 나던 상쾌한 프루티함보다- 조금 더 허벌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플로럴 향기가 조금씩 올라온다. 타임과 민트- 그리고 아이리스가 어울려서 민낯 메이크업 같은 청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하는데, 이게 기존에 나던 오렌지 향기의 상큼함 밑으로 딱 깔려서- 부드럽게 자리 잡아주는 모양이다. 이 부분의 왠지 모를 하얀 꽃잎의 잔잔한 향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약간씩 여성스러운 느낌이 도드라지고 향기가 따뜻해진다. 하지만 민트와 바질이 섞인 특유의 허벌한 오렌지향 덕분에 공기를 타고 전달되는 확산력이 좋아서 주변 피드백 받기가 상당히 용이하다.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단발병 유발자
턱 아랫단에 딱 떨어진 단발, 밝게 염색한 머리
그리고 약간은 튀는 짙고 예쁜 립색깔
이마부터 둥글게 내려와 오똑하게 올라간 코 라인이 정말 단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스럽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엔, 스타일리시하네 라는 범주가 조금 더 적당한 기운이 있는 여자,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고객님은 이 코트 정말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그녀는 오늘도 백화점에서 고객들을 상대로 열일중이다. 맨 처음 면접에서 만났던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의 모습이 불현듯 생각이 난다. 그 누구보다 세상 도시적인 깐깐이 느낌이 풍겼는데, 의외로 그녀의 첫 목소리는 “안녕하세요….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래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며 떨림이 가득한 ‘소심함’ 이었다. 어쨌든 우리 매장 컨셉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필요했으므로 그녀를 채용했는데
“고객님, 제 생각엔 아까 보신 것 보다 지금 코트가~ 조금 더 청순한 느낌을 연출해주는 것 같아요.“
고객들에게 저렇게 권하기까지 거의 3개월 이상이 걸렸던 것 같다. 나는 태어나서 고객들 한테까지도 낯가리는 여자를 처음 봤다. 그녀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고객들을 상대한 세일즈직에 지원을 했으며, 나는 무슨 이유로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를 뽑았던 걸까, 그건 아마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순간의 직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어떤 직감이냐고?
“어머... 이렇게 꼼꼼하게 신경써주시는 직원 분 처음봐요~ 이걸로 주세요.”
저렇게 고객에게 친근한 미소를 짓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우리 매장에서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가 거의 유일무이 했으며
“감사합니다…(부끄) 제가 추가로 할인 가능한 카드 뭐 있는지 더 알아볼게요!”
허둥지둥 거리지만 그 행동이 밉지 않고 사랑스러워서, 다시 한번 고객이 찾아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여자도,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가 독보적이었으니까 말이다. 매장에서 재방문율 1위라면 말 다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나는 본인의 시크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총총걸음으로 안내 데스크를 향해 뛰어가는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를 향해
‘잘했어’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올렸다.
결론
굉장히 시크하고 오밀조밀한 느김의 경쾌한 아우라가 있는데, 막상 말을 해보면 마음도 여리고 은근 느릿한 느낌의 어투를 구사하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미지를 가진 여성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하늘하늘하고 청순한 스타일 절대 아니고, 오히려 딱 떨어지고- 가끔은 섹시할 수도 있는 그런쪽의 스타일에 가깝다.
게다가 초반에 경쾌하고 기분좋게 퍼지는 오렌지 향기가 누가 맡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기 퍼지기 때문에, 데일리용으로도 편하게 사용하기 좋은 향수다. 뭔가 한껏 꾸미고 남자친구를 만나러가는 느낌 보다는, 자기 스스로에게 잘 꾸미고 데일리 활동을 하며 인스타에 올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꾸며진 데일리)
물론 미들 노트 이후에 느껴지는 그 특유의 은근한 따뜻함, 파우더리함 때문에 사용자의 호불호가 아주 약간 갈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정도 밸런스면 거의 무난하게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법하게 스타일리시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톰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는 특유의 톡 쏘는 느낌이 부담스러운 분들도 있지 않은가? 톰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에서 느꼈던 그 특유의 청량함을 빼고- 조금 더 여성미, 부드러움을 첨가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이렇게 또 하나 좋은 향수 공개하는구나... 님은 가는 구나...
어쨌든, 호불호 잘 안갈리는 향수니까-
거의 모든 분들에게 편하게 시향을 권해드리고 싶다 :D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요약
[판매처]
명품관 톰포드 매장 / 20만원 후반 - 40만원대
[연령대]
20대 중반 – 무관
[성별, 여성적-중성적]
데일리로 편하지만 깔끔하게 꾸밈,
그 모습이 너무 시크함.
그렇지만 속마음이 완전 여리여리
[계절]
봄, 가을
[비슷한 느낌의 향수]
톰포드 만다리노 디 아말피 아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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