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에어린 앰버 머스크
AERIN AMBER MUSK for women
블로그 첫 에어린 향수 포스팅, 에어린 앰버 머스크를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에어린 향수는 독자님들의 후기 요청이 정말 많았던 브랜드 중 하나인데, 많은 에어린 향수 중- 이 녀석을 먼저들고 온 이유는 최근에 받았던 향수추천 문의 중에서
“평소 상큼한 향 선호, 그런데 겨울용으로 조금 따듯하고 달콤한 바닐라류의 향수를 쓰고 싶은데, 그렇다고 또 너무 달거나 파우더리한건 싫어요”
를 보고서 굉장히 깊은 고뇌에 빠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바닐라를 주제로 만든 향수는 그 달콤함이나 묵직함이 생각보다 강해서- 위와 같은 취향의 분들이 손사래 치는 경우가 되게 많기 때문이다. 그때 당시에는 롤리타렘피카 엘렘을 대안으로 제시해드린 적이 많았는데, 이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당히 예쁘고- 부드럽게 뭉글거리는 느낌의 바닐라~ 계통의 향수를 찾기가 워낙 힘든 것이 아닌가? 그렇게 향수 공부가 한참 부족하구나… 를 반성하고 있을 때- 사무실 구석에서 예전에 잔뜩 사놓았던 에어린 향수 풀 패키지 샘플들이 보였다. 그때 “맞다!”를 외치고 이번 포스팅을 신나게 준비했다.
에어린 앰버 머스크의 향기는 어떨까?
에어린 앰버 머스크의 향기
탑 노트 ㅣ 플로럴노트
미들 노트 ㅣ 코코넛 워터, 로즈, 센티폴리아 앱솔루트
베이스 노트 ㅣ 앰버, 벤조인, 따뜻한 머스크
에어린 앰버 머스크 TOP/MIDDLE NOTE
『다크 초콜릿을 품은 따뜻한 우유』
에어린 앰버 머스크의 첫 향기는 굉장히 부드러운 다크 초콜릿을 따뜻한 우유에 넣고- 휘휘 저어서 조심히 한 모금 삼킨 것 같은 향기가 난다. 겨울철에 티비를 보면 굉장히 따뜻한 커피를 양 손에 쥐고- 호호 불면서 조심스럽게 먹는 장면들 많이 나오지 않는가? 딱 거기 주인공이 들고 있는 머그컵의 온도 같은 향기다. 굉장히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이 훈훈하게 부는 것 같은 살랑거림이 향수 저변에 깔려있다. 만약 독자님들이 저더러 “그럼 많이 달콤한가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초콜릿 한 조각을 우유에 넣고- 그것의 향만 음미하는 느낌” 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앰버랑 굉장히 흐릿한 꽃 향기들이 같이 섞여서 나기 때문에- 향 전반적으로 퍼지는 느낌이 되게 예쁘고 여성스럽다.
에어린 앰버 머스크 MIDDLE/BASE NOTE
『영화관 공기를 가로 지르는 낯선 여자의 향기』
시간이 지난 에어린 앰버 머스크는 랑방 향수의 잔향처럼- 되게 포근하게 가라앉는 향기가 난다. 영화관에 갔을 때- 옆자리에 영화 혼자 보러 온 여성에게 괜히 날 것 같은 향기라고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영화관에 베어 있는 전체적인 달콤한 향기 있지 않은가? 그런 달콤한 향기를 뚫고서 정말 은밀하게 내 코 끝을 스쳐지나간 여자여자한 달콤한 초콜릿- 같은 느낌의 향기다. 앰버와 머스크가 진짜 아련하게 깔리기 때문에- 뭔가 스쳐 지나간 사람의 뒤에서 날 것 같은 묘한 분위기의 향기가 난다.
에어린 앰버 머스크
항상 잘 챙겨주는 언니
근데 가끔 동생 같음
“언니, 저 고민 있어요”
“뭔데?” 라고 내 맞은편에서 완전 놀란 토끼 눈을 하는 내 친구 에어린 앰버 머스크. 짙은 마스카라와 길게 그린 아이라이너가 자칫 화려해보일 수도 있지만, 단정한 이목구비 덕분에 전체적으로 단아하다는 느낌을 많이 주는 사랑스러운 언니
“남자친구 때문에 진짜 속상해서…”
나의 한탄에 에어린 앰버 머스크는 “왜에...?” 라며 마치 자기의 문제인 마냥 얼굴 가득 풀 죽은 표정을 지으며 내게 공감해준다. 어떻게 저렇게 세상 도시적인 얼굴을 하고서- 감정을 그대로 해맑게 다 보여줄 수 있을까
“응… 남자친구가 술만 먹으면 연락두절이 되요”
그러자 에어린 앰버 머스크는 세상 종말을 들은 것 마냥 눈이 동그랗게 커지더니- 굉장히 분한 듯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정말로 염려됐는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세상에서 가장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물어보는 것이다.
“진지하게 대화는 해봤어?”
대화라니... 뭔가 상담용어스러운 고전스러운 단어에 나도 모르게 작게 웃음이 날뻔 했지만, 세상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언니를 보고서 웃음을 꾹 참았다. 맞아, 나 남자친구 고민상담 중이었지
“아직 제대로 말한 적은 없어요. 너무 괘씸해서...! 화내는게 좋겠죠?”
내 질문에 언니가 눈을 꾹 감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지”
언니는 나름 단호박스러운 제스처를 취하며 가늘고 길게 뻗은 손가락으로 앞에 놓여진 하얀 머그컵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그리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먹는 것 마냥- 아주 천천히 한 모금씩 조심스럽게 커피를 목으로 넘겼다. 그 모습이 초반과는 달리 굉장히 차분해서- 흥분됐던 내 마음도 덩달아 진정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에어린 앰버 머스크가 입을 열었다.
“우선은 차분하게 얘기를 하는게 먼저인 것 같아”
“그럼 괜찮아질까요?”
내가 자신없어 하는걸 눈치 챘는지, 에어린 앰버 머스크는 “그럼~” 이라고 크게 말하고서는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서 내게 보여줬다.
“나도 초반에는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대화로 잘 풀어서 사이 되게 좋거든”
그리곤 하얀 치아와 함께 세상 포근한 라떼 같은 미소를 내게 보내며 응원해줬다.
“너는 나보다 더 예쁘게 사귈 것 같아”
결론
옆에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코를 킁킁 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오게 만드는 느낌의 달콤함을 가진 향수인 것 같다. 뭐랄까… 나는 너를 굳이 유혹 하진 않겠지만, 이미 너는 내게 유혹되어 있다. 라는 이중적인 느낌이라고 할까? 이런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샘스미스(Sam Smith) 같은 꿀보이스 가수들이 노래 시작하기 전에 숨소리로도 막 관객을 몰입시키지 않는가? 뭔가 그렇게 숨소리처럼 녹이면서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은밀한 달콤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순수하다.
어떻게 보면 랑방 향수의 잔향에 남는 부드러운 향취도 굉장히 많이 닮았는데, 랑방 향수에서 뭔가 주체할 수 없는 20대 초반의 재기발랄함이 느껴졌다면, 에어린 앰버 머스크는 확실히 더 성숙한 것 같다. 이제 자기에게 맞는 메이크업과 옷을 아는 나이라고 할까?
확실히 호불호 덜 갈리는 향기의 밸런스이기 때문에 가을,겨울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남자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다. 이성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그 특유의 포인트가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에어린 앰버 머스크 요약
[판매처]
에어린 매장 / 정가 14-21만원
[연령대]
20대 중후반 이상 - 무관
[성별, 여성적]
성격좋음, 순수한 듯 성숙함, 우아함
[계절]
가을, 겨울
[지속력]
★★★☆
[비슷한 느낌의 향수]
랑방 잔느 +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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