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남녀공용] 딥디크 오데썽 : 마음 훈훈해지는 오렌지

366일 2017. 11. 16. 19:38

향기나는 리뷰

 

딥디크 오데썽

Diptyque EAU DES SENS

 

 

 

오랜만의 딥디크 향수, 이번에는 다시 개인적인 추억과 연관되어 있는 향수 딥디크 오데썽을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피드백을 들었고(예상치 못하게), ‘비누향기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찰하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재밌는 점이 딥디크 오데썽의 개인적인 첫 인상은 정말 별로였다는것. 작년 여름이었나? 한창 핫 했을 때가 있는데 그때 매장에서 대충 시향해보면서 오렌지 향기가 강하고 민트류의 알싸한 향기가 난다" 정도가 첫 인상이었다. 게다가 딥디크 향수에서 오에도 라는 오렌지 계열 제품이 있었으므로, 괜히 더 딥디크 오데썽이 미워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해 가을~초겨울 정도에 향수를 전혀 모르는 친구가 이 향수를 선물해줬는데, 굉장히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이렇게 건네 주는 것이 아닌가?

 

향수 사업하는 너가 모르는 브랜드일 거라며ㅋㅋ 자기가 심혈을 기울여 산 가장 비싼 녀석이라며... ㅋㅋㅋ

 

 

 

오, 그런데 그 친구 말이 맞았다!

딥디크 오데썽은 매장에서 종이로 가볍게 시향했을 때 느끼는 것과

실제로 착향하고 사용했을 때- 주변사람들이 느끼는 갭 차이가 정말 큰 향수였다는 것이다.

 

 

 

 

딥디크 오데썽의 향기는 어떨까?

 

 

딥디크 오데썽의 향기


 

탑 노트 ㅣ 비터오렌지, 시트러스 노트

미들 노트 ㅣ 오렌지 플라워, 쥬니퍼 베리

베이스 노트 ㅣ 우디노트, 파츌리

 

 

 

딥디크 오데썽 TOP/MIDDLE NOTE

『신사 주변에 굴러다니는 오렌지 꽃』

 

딥디크 오데썽의 첫 향기는 굉장히 상큼하고 시원한 오렌지 향기가- 신사 주위에 우거지게 늘어선 나무 기둥에서 날 법한 향기과 어울려 경쾌하게 퍼진다. 향을 피워놓고 조용하게 의식을 치르는 신사옆의 나무 기둥에 몸을 기대고 있다가, 갑자기 우수수- 하고서 오렌지와 오렌지 꽃 그리고 무성한 잎사귀들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흐드러져 갈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오렌지 껍질의 투박한 상쾌함에 갖가지 풀, (인센스), 나무, 흙 등이 뒤엉켜서 붙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마냥 상큼하다고 단정짓기 힘들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 갓 꺼낸 깨끗한 오렌지는 누가 봐도 상큼하지만, 산 속 깊은 흙바닥에 굴러다니는 오렌지를 보고 상큼하다고 하긴 조금 애매하지 않을까? 딱 그런 느낌이다.

 

 

 

딥디크 오데썽 MIDDLE/BASE NOTE

『수제로 만든 나무비누에 알알이 있는 오렌지 껍질』

 

시간이 지난 딥디크 오데썽은 절에서 피워 놓는 향기의 그윽한 스모키함으로 오렌지를 훈제시킨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물론 오렌지는 두꺼운 껍질에 쌓여 있고- 그 아래에 불을 태우는 재료는 절에서 사용하는 고급스러운 향나무다. 더 재밌는 점은 이 향기의 밸런스가 오렌지 향으로 훈제가 된 천연 나무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수제비누에서 날 법한 향기라는 것이다. 한 사람 한사람이 정성들여서 오랜시간- 그렇지만 약간 투박하게 만들어낸 직사각형의 수제비누가 있다고 치자. 그 수제비누에는 오렌지 껍질이 그대로 잘려서 들어가 있고, 심지어 나무의 속살마저 보인다. 그런데 그걸로 세수를 해보면- 이제껏 사용하지 못했던, 정말 천연의 깊고 그윽한 편안함이 그대로 얼굴에 와닿는 느낌. 딱 그런 느낌의 향기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향수를 잘 모르는 주변의 사람들이 딥디크 오데썽을 맡았을 떄 느끼는 가장 주된 감정은 상쾌한 편암함이었다.

 

 


 

 

 

 

 

딥디크 오데썽

 

내 마음을 울린

귤 한 봉지

 

 

 

 

 

 

 

날이 추워도, 엄마는 항상 얇고 깔끔하게 입으셨다.

손이 시려도, 바지 주머니에는 손을 넣지 않으셨다.

춥지 않아?” 라고 물어보면 엄마는 항상 품위를 잃은 여자는, 아름답지 않단다 고 하셨다. 추운거랑 예쁜거랑 무슨 상관이냐며 어리둥절해하는 내게엄마는 햇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잘 익었다, 먹어보렴이라며 주머니에서 따뜻하게 데워 놓은 귤을 꺼내 주시고는, 내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셨다.

 

입 안 가득, 따뜻한 귤 향기가 났다.

 

띵동-

 

현관문이 열리면 칼바람과 함께 아빠가 들어오셨다.

찬 바람이 내 잠을 깨우면, 맛있는 간식 냄새가 곧장 뒤따라 왔다.

무슨 간식일까? 나는 있는 힘껏 코를 킁킁 대지만,  일어나긴 귀찮아서 그냥 잠든 척을 했다.  그러고 나면 뭐 이런 걸 또 사왔냐고”  잔소리를 하는 엄마를 피해 아빠는 서둘러 내 방문을 슬며시 열었다. 그리곤 내가 깰 까봐, 고양이보다 더 살금 살금 다가와 내뺨에 얼굴을 부비셨다. 따가워, 저리가~라고 내가 성질을 내면아빠는 그 모습이 더 귀엽다는 듯 얼굴을 부비셨다. 그리곤 기어이 어머니의 등짝 스매싱을 맞고서야 안방으로 끌려가시는 것이었다.

 

내 볼에서, 차디찬 귤 향기가 났다.

 

 

띵동-

 

 

기다리고 기다렸던 첫 월급, 문자가 날아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길- 빈 손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거리에 즐비하게 늘어선 수 많은 가게로 눈이 돌아갈 때,

늦은 밤 아버지가 사오셨던 간식을, 그제야 눈치챌 수 있었다.

 

사장님, 여기 귤 한 봉지 주세요.”

 

 

 

띵동-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쇼파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는 어머니, 아버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곤 어렸을 적 내가 나가지 못한 그 방문 앞까지 버선발로 나오셔서, 나를 바라보신다.

 

어머니는 내가 손에 들고 있는 귤을 한번 보신 후,

활짝 웃으며 말하셨다

 

맛있는 거 사왔네, 같이 먹자

 

 

 

결론

 


 

첫 향기는 분명히 상큼한 것 같은데, 미들 노트 이후에 퍼지는 우디 향기의 질감이 은근히 절에서나는 향- 같은 따뜻함도 있어서 추운 날에도 사용하기 괜찮다.

 게다가 딥디크 오데썽의 정말 좋은 장점 중에 하나가- 향수에 익숙하지 않은 일상생활의 많은 분들도 편안함, 포근함, 상큼함이런 키워드로 느껴주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사용을 해도- 땀이 어느정도 쩔어 있었을텐데도 상쾌하고, 차분한 느낌의 향으로 느껴주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절에서 피는 향에서 느껴지는 그을음 이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게 나쁘다는 표현은 아니고- 대개 좋다는 의미로 표현을 해주셨다.

 

향기 자체는 완전히 대중적이라거나, 뭔가 누군가의 맘에 쏙- 들어가기 힘든 느낌이 있을 수 있는데

막상 데일리로 쓰다 보면, 나도 편하고- 주변 사람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진 향수인 것 같다.

 

성별 불문, 나이 불문~

시트러스 향조에다가 약간의 우디노트 질감을 섞인 향기를 찾는다면 추천

 

 

 

 

 

딥디크 오데썽 요약


 

[판매처]

딥디크 매장 / 10만원대

 

[연령대]

무관

 

[성별, 중성적]

편안함, 그윽함, 깊음, 상쾌함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러쉬 더티바디 + 딥디크 오에도

딥디크 탐다오 + 에르메스 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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