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hic

[남자향수]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 : 슈퍼카 엔진음같은 수컷의 향기

366일 2018. 2. 22. 18:28

향기나는 리뷰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

VIKTOR & ROLF SPICE BOMB EAU DE TOILETTE POUR HOMME

 

 

 

 

 

 

 

이번에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남자 향수, 그렇지만 서구권에서는 샤넬 향수 만큼이나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을 소개해드리려 한다. 사실 이 향수는 포스팅을 할까 말까 고민을 조금 많이 했는데,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조금 더 서구권이 선호하는 향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향기의 완성도 자체는 굉장히 좋고, 무엇보다 서구권 백화점의 1층에 대표작으로 걸려 있기도 하고 션 오프리 라는 세계적인 1등 모델을 채용할 정도로 너무나 잘 팔리는 베스트 셀러이기 때문에…! 하위 라인업이 5개나 된다. (글로벌 밀리언셀러 끌로에 수준)

 

또한 굉장히 많은 향수를 다룬 지금은, 이제 독자님도 취향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게 폭을 조금 더 넓혀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남성독자님들 중에서 아무래도 brucelee님이 제일 반가워 하실 듯!

 

(앞으로는 이렇게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완성도가 높은 향수들도 많이 다룰 예정 ^^ )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의 향기는 어떨까?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의 향기


탑 노트 ㅣ 베르가못, 자몽, 콜드 스파이시, 엘레미 레진, 핑크페퍼

미들 노트 ㅣ 칠리, 샤프란, 타바코, 통카빈

베이스 노트 ㅣ 베티버, 레더

 

 

 

빅터앤롤프 스파이스 밤 -미들 노트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의 첫 향기는 정말 잘게 쪼갠 나무 장작을 손바닥 만큼 모아 놓고, 그 위에 타바코 잎 몇 개와 계피 가루 조금 그리고 바닐라를 잘게 가루로 만든 향신료를 넣은 다음에- 부싯돌로 불을 붙여서 후후 불어가며 불씨를 살릴 때 날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내 눈 앞에서 불이 피어 갓 피며 그을림을 낼 때 날 것 같은 달콤하고 따뜻한 스모키한 향기다. 또는 오토바이나 스포츠카에서 맨 처음에 시동을 걸 때 엔진에서 나는 황소 울음소리와 함께 나오는 배기가스가 연상되기도 한다. 뭔가 막 뜨겁고 마초적인 그 무언가가 타오르려고 파박, 파박 타오를 때 날 것 같은 인상적인 남성다운 향기.

 

 

 

 

빅터앤롤프 스파이스 밤 미들-베이스 노트

 

 

시간이 지난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은 이제 아까 불을 피웠던 그 속으로- 숯불 몇 개를 그윽하게 태워서 넣어 놓은 것 같은 알싸한 향기가 난다. 내 손목에서 숯불 특유의 불이 천천히 깜빡- 깜빡- 하는 것 같은 잔잔한 달콤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재밌는 점은 여기까지의 설명만 들으면 향기가 되게 파우더리하거나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굉장히 그을음이 연상되는 느낌의 알싸한 향기 쪽에 더 가깝다는 사실이다. 정말 묵직하고 달콤한데- 막 걷잡을 수 없이 뛰어 나가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한 남성의 심장이 타는 듯한 역동성이 계속 느껴진다.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

 

눈치 안보는

그렇지만 예의있는 갓섹시

 

 

 

 

 

짧은 머리를 깔끔하게 포마드로 넘겼지만,, 단정하기 보다는 왠지 모를 수컷의 섹시함이 온 몸에서 뿜어지는 남자.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이 자신의 오토바이에 몸을 대충 기댄채 품 안에서 담배를 슬며시 꺼냈다. 담배 깍을 연 뒤 딱 하나 남아 있는 담배를 보며 그가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아 돛대네….”

 

그리곤 마지막 담배 한 까치를 입에 대충 물고, 끝 부분만 잘근 잘근 씹어댔다. 그러자 톡톡 터지는 알갱이 소리와 함께 싸한 민트향기가 그의 입과 코 뒤로 슬며시 넘어갔고-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은 그제서야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다시 품 안에서 구식 라이터를 꺼내 열심히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타닥, 타닥-

 

요즘에 좋은 라이터도 많은데 굳이 톱니의 부싯돌을 이용하는 형태의 구식을 쓰는 이유를 모르겠다. 하지만 엄지손가락으로 타닥, 타닥- 부싯돌을 굴리는 그의 표정에선 강한 만족감이 보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저건 마치 종이책을 넘기며 읽는 맛 때문에 전자책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느끼는 쾌감과 비슷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불은 생각보다 잘 붙었고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이 후우읍하며 아주 깊게 담배를 빨며 하늘을 바라봤다. 금방이라도 비가 오려는 듯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잿빛 하늘의 날씨. 그는 빈 공간으로 한번 눈을 찡긋 거리더니 그 공간을 향해 후우우우우---” 하고 담배를 길게 내뱉었다. 서늘한 비바람이 잿빛 담배 연기를 빠르게 자리에서 치워갔고, 치워진 담배 연기는 바람을 따라 내 쪽으로 천천히 날아 왔는데

 

진짜 섹시하게 달콤한 향기가 났다.

우리 주변에서는 맡을 수 없는, 자기관리 엄청 철저한 남성이 뿜어내는 수컷의 향기

 

나도 모르게 코를 더 킁킁거리며 담배 냄새가 원래 이렇게 좋았나?’ 라는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일 때, 저 멀리서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이 나를 향해 손짓했다. 나는 잠시 멍때리는 표정을 짓다가 되물었다.

 

“…저 부르셨나요?”

 

그래, 학생요

 

세계 최고의 명장이 만든 스포츠카가 도로를 질주하기 전, 으르렁 거리며 성난 연기를 엔진에서 뿜어내는 것 같은 목소리. 음의 높낮이를 떠나서 뭔가 내 마음의 어떤 곳에 울림을 주는 섹시하면서도 두려운 목소리였다. ‘모델인가?’ 나는 속으로 생각하며 눈치를 보다가 잽싸게 그를 향해 뛰어갔다. 그러자 그가 나를 보며 씨익웃으며

 

학생은 담배 배우지 마, 공부 열심히 하고요

 

라면서 쿨하게 5만원 한 장을 손에 쥐고 주고 가버렸다.

으르렁 거리는 오토바이 엔진음과 함께

 

 

 

 

결론

 


눈치 안보는 향수다.

누군가 빅터앤롤프 스파이스밤 에게 좀 독한 냄새 나라고 말했다면,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난 이게 제일 좋더라라면서 정중히 상대 입을 원천봉쇄할 것 같다. 때문에 포스팅을 하는데도 나도 괜히 단어랑 문장에 신경을 덜 쓰면서 거칠게(?)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손가락이 경쾌한 것이 너무 재밌었다.

 

뭔가 두 다리 쭉 뻗고- 가슴 딱 펴고- 고개 꼿꼿이 들고 거리를 다니고 싶은 혹은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은 남성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호불호를 떠나서 그냥 여성의 무의식에다가 수컷임을 계속해서 각인을 시킬 것 같다. 남자였구나, 남자구나, 남자일 것 같다 등등…!

 

다만 마지막으로, 호불호는 조금 갈릴 수 있으니 시향은 가급적 꼭 해봤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지만 국내에서 시향할 곳이 없음)

 

 

 

 

 

빅터앤롤프 스파이스 밤 요약


[판매처/정가]

국내미출시

 

[연령대]

20대 후반 ~ 40

 

[성별, 수컷적]

눈치 안 보지만 예의있음, 자기 관리 철저, 책임감 뛰어남

 

[계절]

눈치 안 봄

 

[지속력]

★★★★☆(4.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장폴고티에 르말 +  프라다 르옴므

톰포드 투스칸 레더 +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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