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hic

[남자향수] 블루 드 샤넬 빠르펭(퍼퓸) : 샤넬은 유행타지 않는다

366일 2018. 7. 1. 16:09

향기나는 리뷰

 

샤넬, 블루 드 샤넬 퍼퓸(빠르펭)

CHANEL Bleu De CHANEL Parfum

 

 

 

 

18년 샤넬의 첫 남자향수, 블루 드 샤넬 퍼퓸

기존의 오드퍼퓸(EDP)’ 버전도 모자라서 이제는 아예 향수계에서 가장 급이 높은 퍼퓸(Parfum) 을 만들어버린 샤넬 향수다. 보통 그 동안의 샤넬 향수는 부황률(EDT/EDP) 을 다르게 출시하면 마치 다른 향수인 것 처럼 밸런스에 변화를 주는 편이었는데, 솔직히 이번에 출시한 블루 드 샤넬 퍼퓸의 소식을 듣고선 이런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기존의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EDP)도 향기가 진한편인데,

퍼퓸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진할까? 역하지 않을까?

 

 

 

괜한 우려였다.

블루 드 샤넬 퍼퓸의 향기가 어떤지 살펴보자

 

 

 

샤넬, 블루 드 샤넬 퍼퓸(빠르펭)의 향기


 

단일 노트 ㅣ 아로마틱 노트, 시더우드, 뉴칼레도니아산 샌달우드, 통카빈, 앰버, 라벤더, 레몬제스트, 제라늄

 

 

샤넬, 블루 드 샤넬 퍼퓸(빠르펭) -미들 노트

『진중하지만 거칠고 까칠한 네이비 슈트』

 

블루 드 샤넬 퍼퓸의 첫 향기는 달콤하게 그을린 나무의 훈제 질감과 샤넬 특유의 묵직하고 남자다운 향기와 섞여 퍼진다. 향기의 묵직함과 차분하게 내려 앉는 분위기가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네이비색의 고급스러운 질감의 슈트를 입고 있는 남성이 사용하는 스킨, 로션, 바디제품에서 날 법한 남자답고 묵직한 향기. 10대 학생이 맡으면 남자스킨 향기야라고 할 것 같은데, 20대 중후반 이상의 여성분들이 맡기에는 이성적인, 남성으로서의 섹시함 느낄 것 같은 뉘앙스의 향기다. 재밌는 점은 블루 드 샤넬 특유의 알싸하고 툭 밀치듯이- 거친 느낌의 쌀쌀맞은 스킨향기가 있는데, 여기서 연상되는 남성의 이미지가 굉장히 자신감 넘친다. 예를 들면 밑바닥에서부터 정점까지 스스로 올라가본 남성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 같은 아우라가 팡팡 풍기는 향기라고 할까

 

 

 

 

샤넬, 블루 드 샤넬 퍼퓸(빠르펭) 미들-베이스 노트

『훈훈하고 부드러운 샌달우드 앰버의 잔향』

 

시간이 지난 블루 드 샤넬 퍼퓸은 펜할리곤스 앤디미온에서도 났던 커피 원두를 진하게 추출한 듯한- 느낌의 달콤한 샌달우드(나무) 향기가 더 부드럽게 펴진다. 차이가 있다면 원두와 샌달우드 나무를 한데 모아서, 파이프 담배의 순수한 증기로 부드럽게 쪄서- 그 증기를 천연 소가죽에다가 살짝 코팅한 것 같은 그을린 느낌이 있다. 검정색의 천연 소가죽 소파를 손가락 끝으로 천천히 쓸어 내릴 때 와닿는 특유의 차가움, 고급스러움, 부드러움, 어색한 느낌- 등이 뒤섞인 느낌의 남자다운 향기. 확실히 이전의 블루 드 샤넬 보다 훨씬 더 채도가 낮아지고, 선이 굵어지고, 남자로서의 정체성이 더 명확해진 것 같다. 블루 드 샤넬이 추구하는 남성상은 이런거야, 라고 목 놓아 외치는 듯 하다.

 

 

 


 

 

 

블루 드 샤넬 퍼퓸

 

내가 걷는 길은

외롭거든

 

 

 

 

어떻게 하면, 형처럼 될 수 있어요?”

 

나 처럼?” 블루 드 샤넬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매우 흥미롭지만 너무 뻔한 질문을 들었다는 얄궃은 표정을 지으며 내게 다시 되묻는 것이다.

 

나처럼 된다는 게 뭘 까? 질문은 간결하게, 설명은 구체적으로

 

나는 블루 드 샤넬의 이런 점이 너무 어렵고 미웠다. 누구나 짐작 가능한 당연한 질문을 던지면, 이 형은 항상 그 질문의 끝까지 물고 늘어져 생선을 썰 듯, 잘게 토막을 쳐서 다시 돌려준다. 물론, 토막 난 단어들은 항상 날 것에 가까웠다. 조미료를 치는 건 언제나 나의 몫이다.

 

학교를 졸업하면, 형처럼 유의미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돈 많이 벌고 성공하고 싶어요, 라는 말이 턱 끝까지 차 올랐다가,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천박함에 유의미라는 그럴듯한 말로 바꿔 말했다. 옅게 미소 짓고 있는 블루 드 샤넬의 표정을 보니, 이미 내가 던진 질문의 의중을 넘어 나의 속 깊은 마음까지 눈챈 듯 하다.

 

유의미한 사람이라…” 블루 드 샤넬은 입고 있던 정장 자켓을 의자 뒤에 걸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드라마에서만 볼 법한 통유리로 이뤄진 탁 트인 전경 밖으로, 밤 하늘의 별처럼 반짝 거리는 꺼지지 않는 도시의 전경이 가득하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텅 빈 그릇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 그 자체로는 그냥 무의미에 가까워. TV나 언론에서는 여러분은 존재 자체가 특별해요라면서 엉덩이 떠받쳐 주고 우쭈쭈 정신승리 해주지만, 너가 사회에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상황이 달라져

 

너무 야박해서 인정할 수 없는 모욕적인 말인데요

 

나처럼 되고 싶다며? 그 모욕적임을 받아들이면, 그제서야 너라는 텅 빈 그릇을 직시하고 채워 나갈 수 있는 거야.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수 많은 재료들을 채워가고, 나중에는 그것들로 근사한 요리를 할 수 있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지. 그러지 못할 수도 있고

 

너무 야속해서 괜히 사람까지 미워지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 모두는 특별한 그릇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모두가 똑 같은 재료를 담고 같은 요리를 한다면 특별함은 세상에서 없어지겠지.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불공평하면서도, 결국엔 공평하기도 한 것 같다. 사실, 너가 나보다 더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으리라 나는 믿어

 

블루 드 샤넬 퍼퓸이 세상 쓸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가 걷는 길은 정말 외롭거든

 

 

 

 

결론

 


 

샤넬 향수는 유행타지 않는다. (내가 유행이다) 이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흔히 요즘은 이런 향수(향기)가 핫하더라 라면서 그저 그렇게 약간씩 차이만 다르게 해서 서로를 닮아 나오는 그 향수, 수 많은 광기의 속에서 혼자 우뚝 서 있는 것이 너무 느껴졌다. 블루 드 샤넬이 가지는 남자의 정체성을 극도로 끌어 올려서 더 이상의 블루 드 샤넬은 없다라면서 완전 구석구석 끝까지 다듬어서 나온 향수다. 일반 고객들이 느끼지 못하는 부분까지 (맡을 테면 맡아봐라, 맡지 못해도 그래도 좋다) 라는 식으로 아주 세심하게 다듬고, 다듬고 또 다듬은 게 너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향수를 맡는 내내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물론 누군가는 남자 스킨 향기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블루 드 샤넬 퍼퓸을 잘 소화는 남성이 풍기는 매력은 본능적으로 끌려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사랑은 항상 마음에 끌려가니까, 그리고 설령 남자 스킨 향기야라고 미간을 찌푸려도 블루 드 샤넬 퍼퓸은 이렇게 말할 거다.

 

 

미안, 이것만 써서 도저히 못 바꾸겠다. 너가 적응해 ㅎ

 

 

 

 

 

샤넬, 블루 드 샤넬 퍼퓸(빠르펭) 요약


 

[판매처/정가]

샤넬매장 / 13- 18.5만원

 

[연령대]

20대 후반이상 ~ 무관

 

[성별, 남성적]

깊이 있고 강렬한 남성미

독립성과 결연한 의지,

슬픈 눈망울

  

[계절]

사계절

 

[지속력]

★★★★★(5.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블루 드 샤넬 오드퍼퓸(EDP) + 펜할리곤스 앤디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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