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니치/공용]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 : 현실과 동화속 중간의 비누향기

366일 2018. 6. 3. 17:29

향기나는 리뷰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플라잉

Maison Margiela Paris REPLICA Flying EDP

 

 

 

 

 

메종 마르지엘라 향수 2, 이 향수를 알게 되고 너무 신나서 독자님들에게 빨리 소개해주려고 하다가, - 미들 노트 이후의 잔향이 차이가 꽤 크고, 무엇보다 그날의 피부상태…? 수분감, 다른 향기 제품의 잔향 유무에 따라서 너무 향기의 온도변화가 커서 포스팅이 늦어지게 된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이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메종 마르지엘라에서 판타지아라인이라고 해가지고 검정색 바틀로 농도를 오드퍼퓸으로 높여서 나온, 기존 라인보다 더 고가의 라인에 속해있다. 이미 비싼데 또 비싼 라인이 있다니...! 이렇게 말하니까 메종 마르지엘라의 향수 라인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요약하면

 

하얀색 라인(오드뚜왈렛), 검정색 라인(오드퍼퓸) 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평소에 약간 중성적인 느낌의 비누향수를 찾지만, 기존의 비누향수(런더리) 향수는 너무 뻔하다는 생각을 하셨던 분들! 그렇지만 섬유유연제 특유의 보드라운 편안함, 그러면서도 상쾌함을 포기할 수 없었던 독자님들이 주의 깊게 보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것 같다. 되게 부드럽고, 편안하고, 섬유유연제의 새로운 밸런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의 향기는 어떨까?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플라잉의 향기


 

탑 노트 ㅣ베르가못(에서 가장 상쾌한 부분의 피크노트)

미들 노트 ㅣ 네롤리블로썸, 오렌지, 아몬드, 일랑일랑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모스(이끼), 공기(Air)어코드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플라잉 탑-미들 노트

『네롤리 꽃잎으로 만든 상쾌한 미스트 분사질감』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의 첫 향기는 향수 뿌릴 때 사방으로 잘게 퍼지면서 순식간에 없어지는 그 물알갱이들 있지 않은가? 그 물알갱이들이 네롤리 꽃 특유의 정화시켜주는 듯한 느낌의 레몬 비스무리한 상큼한 향기로 아련하게 번진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카메라 워크를 하늘 위쪽으로 천천히 올리면서- 뭔가 아련함을 느릿하게 연출해주는 느낌의 네롤리 향기, 전체적으로 물알갱이들이 아련하게 흩어지는 듯한 세세하고 잘게 쪼개진 질감이 있기 때문에 비누향수혹은 섬유유연제 향수라는 컨셉이 바로 연상된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플라잉 미들-베이스 노트

『향긋한 섬유유연제 향기가 나는 하얀 와이셔츠에 다림질을 할때 나는 증기향기』

 

시간이 지난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은 조금 더 섬유유연제 비슷한 느낌의 플로럴-우디 향조로 바뀐다. 초반에는 네롤리 위주의 어떤 상큼한 향기가 확실하게 와닿았다면, 지금은 동화속에서 보던 되게 예쁜 숲의 전체적인 풍경을 한 아름 모아다 놓은 것 같은 밸런스인 것 같다. 그 숲 전체적인 그림에서 느껴지는 상쾌함, 꽃, 풀 이런 것들이 모여 있는 되게 잘고 부드러운 느낌의 섬유유연제 향취다. 약간 꿈 꾸듯이 멍한 느낌으로 이런 동화속의 숲에 걸어 들어갔는데, 코를 부드럽게 감싸 들어오는 물안개의 향기가 우리가 흔히 맡던 향기가 아니라- 뭔가 상상의 나라에서만 맡을 수 있을 법한 엄청 부드러운 질감의 처음 맡아보는 공기, 같은 밸런스. 미들 노트 이후의 향기는 생각보다 부드럽거나, 약간 파우더리하거나, 따듯한 편인 것 같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플라잉

 

현실과 꿈

그 중간의 어디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그래도 적는다. 나도 나를 믿을 수 없어서』

 

이상하리만큼 뒤척이다 잠든 밤이었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책이라도 볼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니

나는잠이 들었던 것이 맞을까?

 

여긴…?”

 

처음 보는 동네였지만, 묘하게 익숙한 풍경이었다. 하늘에 드리운 노을이 숨막히게 아름다웠지만, 그 숨막힘이 나에게 묘한 경각심을 줬다. 마치 이런 아름다움은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속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무작정 언덕을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보라색과 하얀색 꽃이 뒤엉킨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언덕이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나였지만, 이상하게 그때 만큼은 아무리 뛰어도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문득,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음을 느끼면서 정신이 아득해져 발을 헛딛고 말았다.

 

우당탕탕

 

눈사람이 굴러가듯 그대로 언덕 아래로 계속 굴러내려갔다. 다리와 온 몸에 상처가 가득 났음을 대번에 느꼈지만, 이상하게 피가 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금방이라도 의식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통증이 밀려왔지만, 또 묘하게 정말로 아픈 것 같지는 않다라는 붕~ 뜬 아픔이었다. 나는 제발 지금 이 모든 것이 꿈이길 바라며, 세상 서럽게 흐느끼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처음보는 얼굴이 있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각각의 성별이 갖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통째로 모아 놓은 사람이었다. 묘사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어서, 나는 그 모든 것이 너무 무서워졌다. 그 사람은 자기를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내게 천천히 다가와 괜찮냐고 물어도 봐주고, 날 어디론가 데려 가기 시작했다. ‘그 곳에서 내가 직접 선택해야 한다면서, ‘그 선택에 자기네들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그리곤 걷는 와중에 선물이라며 길가에 피어 있는 예쁜 네롤리 꽃을 꺾어 줬다. 세상의 아름다운 꽃 향기를 다 모아 놓은 향기가 났다.

 

그렇게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이 멈춰선 곳은 다시 한번 기괴한 곳이었다. 앞으로 더 갈 수 없는 이 길의 끝이었고, 위로는 끝없이 펼쳐진 노을하늘이 보였고, 발 밑에는 끝이 어딘지 짐작도 할 수 없는 낭떠러지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앞, 한 걸음 크게 뛰면 닿을 거리에- 작은 열기구가 떠 있었다. 커다란 풍선 하나가 아슬하게 둥실 떠 있는, 물리법칙을 단단히 무시한 동화 같은 풍선

 

다시 좋은 바람이 불며 풍선이 흔들렸다. 두둥실- 흔들린 풍선은 그대로 사라질 것만 같았다. 지금 이 풍선을 놓치면, 다시는 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손을 뻗으려는 찰나, 내 앞의 아름다운 그사람이 물었다.

 

우릴 버리고 가시지 않을거지요? 평생 같이 살아요, 우리

 

평생 같이 살아요라는 말이 너무 소름끼치도록 무섭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그만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를 향해 최대한 높게 뛰었다. 몸이 두둥실 살짝 떠오르는 기분이 들면서, 말도 안되게 내 몸이 점점 풍선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내가 일으킨 바람에 풍선이 잠시 휘청거리며 순식간에 떠오르기 시작했는데, 나는 이를 악물고 풍선과 길게 이어진- 아주 작은 실 한 가닥을 움켜쥘 수 있었다. 그리고

 

번쩍!

눈이 떠지며 익숙한 내 방이 보였다.

그럼 그렇지 라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온 몸에 언덕에서 난 상처가 가득 보였다. ‘꿈이 아닌가?’ 라는 말도 안되는 비명을 지르며 양 손으로 볼을 꼬집으려고 보니, 한쪽 손에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이 건네줬던 향기나는 꽃이 보란 듯이 쥐어져 있었다. 아련한 꽃비누향기와 함께

 

 

 

 

결론


 

레이어링절대 금지,

다른 향기와 약간이라도 섞이면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의 향기 자체가 완전히 돌변을 하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한 사실 체크 때문에(너무 놀라서) 더 오랜 시간- 더 많은 사람들의 사용자 의견이 필요하다 보니 포스팅이 조금 많이 늦어지게 되었다. (죄송…!)

 

탑 노트와 미들 노트 이후의 향기가 꽤 차이가 있는 편이다.

탑 노트는 네롤리 특유의 상큼하고 개운한 느낌의 섬유유연제 향기라면,

미들 노트 이후에는 조금 더 우디-플로럴 향조로 변하는 섬유유연제 향기가 난다.

 

아직 워낙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 인터넷에 포스팅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에 관해서 의견 서술을 할 때 네롤리, 상쾌함, 과일이런 느낌의 묘사를 하신 분들은 탑 노트 위주로 맡아보셨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 ‘섬유유연제, 비누, 포근함이라는 묘사를 하신 분들은 미들 노트 이후의 잔향 위주로 맡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갭이 꽤 있다)

 

이중적인 매력을 지닌 향수다.

누구에겐 엄청 캐주얼한 매력으로 다가갈수도, 누구에겐 정말 잘 군더더기 없이 꾸며 놓은 느낌으로 전달이 되는 것 같다.

 

누구보다 사용하는 사람의 매력에 따라서 천차만별 바뀌는 향수, 라고 말하고 싶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플라잉 요약


 

[판매처/정가]

10꼬르소꼬모/ 19~20만원대

 

[연령대]

무관

 

[성별, 중성적(동화적)]

섬유유연제의 부드러운 잔향

바람이 부는 동화 속 숲에서 잠시 몸을 뉘인 느낌 (꽃+풀)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1. 조말론 바질 + 아이젠버그 러브어페어

2. 톰포드 네롤리 + 바이레도 모하비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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