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니치/여성]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 : 나른하고 순한 비누향

366일 2018. 7. 11. 18:23

향기나는 리뷰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

Maison Margiela Paris REPLICA Lazy Sunday Morning

 

 

 

 

 

 

이번엔 독자님들의 강력 추천으로 알게 된 향수,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을 들고왔다. 많은 독자님들이 후기 요청하는 향수는 대개 좋은 경우가 많아서 이번에도 기대가 정말 많았는데 세상에…!

 

정말 좋았다. 이거 정말 물건이었다. 왜 메종 마르지엘라 매장에서 이 향수를 베스트 셀러 로 밀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포스팅을 하기 전에 객관화 작업을 위해서 꼭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편인데, 아무리 좋은 향수라고 하더라도 불호가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은 정말 거의 불호가 없었다.

 

가장 많은 평가가 은은하다…?

그렇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커지는법! 편안한 마음으로 봐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의 향기는 어떨까?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의 향기


 

탑 노트 ㅣ 알데하이드, 배 어코드, 은방울꽃 어코드

미들 노트 ㅣ 아이리스 어코드, 로즈 앱솔루트, 오렌지 플라워 어코드

베이스 노트 ㅣ 화이트 머스크 어코드, 인도네시안 파츌리 오일, 암브레트 시드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 탑-미들 노트

『은방울꽃 에코백에 따사롭게 드리운 햇살, 순한 향기』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의 첫 향기는 진짜 아기 살결에만 쓸 수 있는 부드러운 가제 손수건 같은 편안하고, 향긋한 은방울꽃 비누 향기가 난다. 저 멀리 프랑스 어딘가에서 100년이 넘는 시간 사람 손도 타지 않고, 정말로 청정 무공해 느낌으로 자란 하얀 은방울 꽃잎을 우연히 자루에 담아서, 오염되지 않은 순백의 연유와 따사로운 햇살을 부을 때 천천히 스며들어 가는 것 같은 엄청난 순수함이다. 햇빛에 노랗게 물들어가는 에코백에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댔을 때, 굵직하고 촘촘하게 엮여 있는 천 사이로 연유와 함께 잔잔하게 베어 나오는 은방울꽃 비누향기.

 

내가 여태껏 맡았던 향수 중에 가장 순수함에 가까운 밸런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어느정도로 향수가 사라락- 거리면서 은은하게 풀어지냐면, 마치 따뜻한 조명이 어딘가를 비췄을 때- 공기 중을 두둥실 떠다디는 작은 먼지 알갱이들 있지 않은가?? 뭔가 그런 먼지 알갱이들이 부유하는 느낌의 자유롭고, 순수하고, 포근한 느낌의 은방울꽃 비누향기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 미들-베이스 노트

『아침, 다락방 침대위에 누워 햇살을 맞는 편안함』

 

시간이 지난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은 향기가 더 순해진다. 초반에는 은방울꽃 특유의 포근한 꽃 향기가 강조 되었다면, 지금은 공기 중을 둥둥 떠다니는 먼지 알갱이 같은 느낌의 잔잔함, 포근함, 너울거림 등의 암브레트 향기가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조용한 다락방의 내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서- 창밖에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에 온 몸을 뒹굴거릴 때…! 침대와 이불의 사각거림이 나를 천천히 감쌀 때 드리우는 편안한 안락함을 닮은 향기다. 지는 저녁의 아쉬움과 서늘함이 아닌, 아침에 일어나서 비몽사몽 정신 없을 때 몸을 못 일어나겠는 그런 느낌의 편안함에 가깝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

 

나른한

어느 일요일 아침

 

 

 

 

 

 

햇살이 내리쬐는 작은 다락방에,

한 여자가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눈을 천천히 깜빡 거리는 것을 보니 잠에서는 깬 것 같은데, 딱히 일어날 의지가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좀 더 정확히는 머릿속을 텅 비운 상태로 그냥 가만히 누워 있는 것 같았다. 다락방의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을 온 몸으로 부비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스르륵-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이 핸드폰을 슬그머니 손에 쥐었다. 그리곤 가장 좋아하는 웹툰을 하나를 순식간에 독파 하고선,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밍기적 대더니 갑자기 이불 밖으로 머리만 내놓고선 또 눈을 끔뻑거린다. 역시, 아직도 일어날 의지가 있는 것 같진 않았다.

 

행복하다…”

 

들릴 듯 말 듯 작게 속삭이더니 혼자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온 몸을 뒹굴 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저 표정을 보니나도 저 이불 속에 들어가서 똑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몇 분을 넘게 뒹굴었을까? 드디어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의 눈빛에일어나볼까?’ 라는 의지가 충만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사람의 눈빛이 저렇게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것처럼 정직하게 차오를 수 있을까?  ‘뭔가 아이 같은 면이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녀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순간 눈이 부셨다. 창 밖에서 쏟아져 오는 따뜻한 햇살이 뽀얀 살결에 부딪쳐 방 안을 가득 채워버렸다. 아침의 노오란 햇살도 신이 나서 온통 그녀에게만 달려가는 것 같다.  순간,  화가를 불러서 이 장면을 영원히 기록시켜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꿈 같은 피부였다. 둥글고 곧게 내려오는 저 어깨를 따라서 쭉 뻗은 가늘고 긴 손가락까지, 환상과도 같은 장면을 정신없이 응시하고 있는 그 순간

 

으응~ 전화 했었어?”

 

아까 이불에서 뒹굴 거릴 때 보다 더 환한 웃음을 지으며 통화를 하는 것이다. 방 안을 잔잔하게 채우는 통화 목소리는 피아노 건반 소리만큼 부드러웠고, 중간중간 기분 좋게 터지는 웃음소리는 기타의 선율보다 리드미컬하고 탄성이 좋았다.

 

어느 일요일 아침,

평범하지만 행복한 순간.

 

 

 

 

 

결론

 


 

살 냄새, 은은한 냄새, 향수 같지 않은 향수 냄새등등의 다양한 키워드 들을 한번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향수인 것 같다. 아마 향수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상상해 왔던 그 은은한 살결냄새..! 막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드는 여리여리 비누향…! 그런 뉘앙스를 그래도 가장 근접하게 그려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누향수, 라는 주제로 인생향수를 찾아 떠나신 많은 분들이

잠시쯤은 한번 머물러 갈 수 있는 1차 정거장은 될 것 같다. (어차피 향수세계에서 최종 종착지는 없으므로)

정말 향수 공부는 끝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면서, 추천!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선데이 모닝 요약


 

[판매처/정가]

해외배송 / 15~18만원대

 

[연령대]

무관

 

[성별, 여성적]

햇살을 닮은 포근한 목소리

아주 좋은 비누로 씻고 나온 잔향

휴일에 늘어지게 자는 잠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르라보 암브레트 + 바이레도 블랑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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