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니치/공용] 랑세 오드프랑스 : 처음 접해보는 편안한 싱그러움

366일 2018. 5. 17. 00:24

향기나는 리뷰

 

랑세 오드프랑스

Rance 1795 Eau de France

 

 

 

랑세 향수는 처음 소개해드리는 것 같다.  우선 첫 브랜드이니 랑세에 대해서 짧게 소개를 해드리면, 1700년대부터 프랑스 황실을 위해 향수를 만들던 역사 깊은 그라스 지방 베이스의 향수 회사라고 한다. 브랜드 소개서 같은 것들을 찾아보면 향수도 유명하지만 천연 재료의 비누도 상당히 유명한 듯 싶다.

 

랑세에서 출시되어 있는 향수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중에서 남성분들이 뭐 쓰지?’ 라고 고민했을 때 가장 많이 권해드리고, 많이 팔리는 랑세 오드프랑스 라는 녀석을 준비했다. 물론 공용으로 출시된 만큼 중성적인 느낌의 향기를 찾는 여성분들도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으니, 즐겁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참고로 개인적인 랑세 오드프랑스의 첫 인상은 뭐랄까..

상큼하고 쌉싸름한 이국적인, 뭔가 프랑스에 놀러간 듯 낯설지만 상상 가능한 향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랑세 오드프랑스의 향기는 어떨까?

 

 

 

랑세 오드프랑스의 향기

탑 노트 ㅣ 네롤리, 라벤더, 베르가못

미들 노트 ㅣ 바이올렛, 일랑일랑, 가드니아

베이스 노트 ㅣ 베티버, 화이트머스크, 샌달우드

 

 

 

랑세 오드프랑스 탑-미들 노트

『프로방스의 언덕위에 누워 맡는 심신안정용 레몬과 그라스』

 

랑세 오드프랑스의 첫 향기는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이색적인 레몬+바질  향기가 난다. 예를 들면 저 멀리 해외 프랑스 프로방스의 보기만 해도 싱그러워지는 꽃이 가득한 들판에서 나고 자란 레몬 하나를 막 따다가, 양 손으로 쫘아악- 벌렸을 때 내가 생각한 것 그 이상으로 싱싱하면서도 거친 풀잎의 내음이 뒤섞인 듯한 장면이 연상되는 향기다. 단순히 레몬 향기만 나는 것이 아니라, 프로방스 레몬이 자라고 난 그 근처의 바이올렛, 가드니아 등등의 꽃이 산들바람에 휘날리며 같이 이 공간으로 들어온 듯한 향기다. 푸른 잔디가 드넓게 펼쳐진 프랑스 프로방스에 누워서 하늘을 보는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깨끗하고, 싱그럽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깔끔함이 있다. 분명히 향기는 굉장히 상큼하고 기분이 좋은데 '상큼하다' 라는 표현보다는, 자꾸만 '마음이 안정된다' 라는 형태의 아로마틱한 느낌이 더 강한 것 같다. 확실히 한국에서는 흔하게 맡을 수 없는 향기인 것 같다.

 

  

 

 

랑세 오드프랑스 미들-베이스 노트

『보랏빛 등나무 그늘 아래 누워, 신선놀음하는 향기』

 

시간이 지난 랑세 오드프랑스는 조금 더 향기가 꽃과 나무스럽게 바뀐다. 초반에 느껴졌던 들잔디, , 레몬, 레몬 잎 등이 어울린 프랑스 스러운 상큼함이 뒤로 물러나고, 그 빈 자리를 커다랗게 우거진 그늘을 드리워주는 보랏빛 등나무가 자리 잡은 형태다. 처음 보는 이국적인 생김새의 이름도 모르는 낯선 꼴들이 이리저리 뒤섞여서 완성된 하모니를 들려주는 것 같은 보랏빛 향기. 조금 더 정확히는 그라스 위에 듬성듬성 피어 있는 보랏빛 향기가 바람에 섞여서 잔잔하게 퍼지는 느낌이다. 산들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등나무의 보라색 꽃잎을 그늘에 누워 보면 이런 기분일까?

 

 

 

 


 

  

랑세 오드프랑스 

별거 없고 편안해서

더 좋았던 사랑 이야기

 

 

 

 

 

저 멀리 역 한가운데서, 카틀레야 꽃 한 다발을 들고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랑세 오드프랑스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서 뛰어가다가, 실실 웃으며 멍때리고 있는 그를 보니까 괜히 장난기가 발동 걸리고 말았다.

 

저 고요한 멍- 때림에 큰 파동을 주고 싶다

 

그래서 랑세 오드프랑스가 나를 볼 수 없도록- 일부러 먼 길을 빙 돌아서 그의 등쪽을 향해 낮게 앉아서 기어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바짝 엎드렸는데 그런 내 모습이 꽤나 우스웠는지 수 많은 사람들이 '저거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지나간다. 아무렴 어때, 나는 벌써부터 좋아하는 그를 놀래킬 생각에 잔뜩 신이 나버렸는걸. 랑세 오드프랑스는 무슨 표정을 지을까? 맨날 내가 놀림 받았는데 이번에는 기필코 꼭…!

 

나도 모르게 필승을 다짐하며 기어가다 보니, 어느새 향긋한 꽃을 들고 뒷짐 지고 있는 너의 코 앞 까지 와버렸다. 보라색과 하얀색이 뒤섞여서 수북하게 피어 있는 예쁜 카틀레야 꽃, 생화 특유의 싱싱한 잔잔거림이 코 끝을 가볍게 스쳐 지나간다. 마치 싱그러운 잔디밭 위에 누워 있는 착각마저 드는 깔끔한 향취. 나는 기분 좋은 떨림으로 작게 심호흡을 시작했다.

 

하나, ,

 

어흥!! 이라고 힘차게 외치려던 찰나, 갑자기 랑세 오드프랑스가 몸을 확- 돌려버렸다. 순간 '어 망했다' 라는 생각을 했지만, 미처 나의 실망감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쭉 뻗은 내 팔의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져 버렸다. 그때  보랏빛 꽃다발과 함께 내 양 옆의 품으로 깊게 감싸오는 랑세 오드프랑스의 팔.

 

텁-

내 몸이 전체적으로 랑세 오드프랑스의 몸에 안착했을 때, 정신차릴 틈도 없이 놀리는 어조로 말하는 너의 목소리

 

“어휴, 참느라 혼났다. 왜 이렇게 엉금엉금 기어서 와?

 

뭐야눈치 챘었어?”

 

랑세 오드프랑스는 눈을 찡긋거리며 손으로 옆을 가리켰고, 그 곳에는 내 모습을 훤히 비추는 커다란 통유리가 보였다. 내가 뭐 한거지 라는 좌절감에 가득차 있을때, 통유리로 비치는 너의 그림자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는 한쪽 팔이 천천히 올라갔다. 그러다가 커플이 서로를 가볍게 안고 있는 모습이 되었을때, 나는 통유리로 비치는 우리의 모습도 꽤 그럴싸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내 생각을 읽었던 걸까? 랑세 오드프랑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에쁘지? 오늘은 이 꽃이 딱인것 같다.

 

 

 

결론

 


 

뭔가 태가 예쁜, 깔끔하고 디테일한 느낌의 감성과 스타일을 지닌 분들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게다가 레몬과 풀, 꽃 같은 것들이 이국적으로 얽혀 있는 밸런스가 정말 한국에서 자란 우리들은 뭔가 접하기 힘든 그런 낯선 감성이 있다. 근데 이 감성이 너무 좋은 거 있지... 뭐랄까... 영국이 아닌, 프랑스 그라스에서 탄생한 조말론 향수의 느낌?

 

정말로 유럽의 어딘가에 놀러가서, 잔디밭에 드러누워서 세상 편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만담하는 느낌의 향수인 것 같다. 너무 편안하고, 감각적이고, 세련됐다. 게다가 랑세 향수가 명품 노세일 정책을 유지하는 만큼, 남들이 모르는 희소성 높은 향수 찾는 분들이 사용하면 딱일 듯 싶다.

 

다만 향기는 이색적이고 너무 괜찮은데,

지속력이 생각보다 조금 짧은 게 아쉽다. 왜 조말론보다 짧은것 같지....!

 

 

 

 

랑세 오드프랑스 요약


 

[판매처/정가]

백화점 / 9.9만 14.2만

 

[연령대]

20대 중반 ~ 무관

 

[성별, 공용(남성권장)]

()가 고운 사람,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꾸민 스타일

섬세한 정서적 센스가 탁월함

 

 

[계절]

, 여름

 

[지속력]

★★☆(2.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 + 프레쉬 슈가 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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