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니치/공용]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 : 소년같은 남자

366일 2018. 7. 18. 16:54

향기나는 리뷰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

Atelier Cologne Oolang Infini

 

 

 

 

아뜰리에 코롱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베스트3 향수 중 하나,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남녀공용으로 사용이 가능한데 보통 은은한 향기 찾는 남성분들에게 조금 더 많이 권해주시는 것 같다. (물론 여성분들도 많이 사용하신다)

 

사실 열대야가 끝나고 가을에 소개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지금 날 선선 해지면 소개하고 싶은 멋진 남자 향수들이 몇 개 더 쌓여서, 그냥 먼저 풀어버리게 되었다 ㅎㅎ 개인적으로 조말론 우드세이지 앤 씨솔트의 라이벌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과연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의 향기는 어떨까?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의 향기

탑 노트 ㅣ 칼라브리안 베르가못, 튀니지산 네롤리, 프리지아

미들 노트 ㅣ 울랑차, 이집트 재스민, 블론드 레더

베이스 노트 ㅣ 발칸반도산 타바코 플라워, 인도산 가이악 우드, 머스크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 탑-미들 노트

『얇게 썰은 자몽이 들어간 덜 우려진 울랑차』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의 첫 향기는 얇게 썰어낸 자몽(혹은 오렌지)와 건조되어 바스락 거리는 울랑차 잎을 따뜻한 수증기에 그을린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되게 상큼하면서도- 한편으로 중국 드라마 귀족들이 마실법한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느낌의 차 향기가 동시에 섞여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여기서 상큼한 네롤리, 베르가못, 자몽류의 과일 향기는 개개인 피부의 수분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건조한 사람은 울랑차와 레더 노트의 고소하고 따뜻한 향기가 강해지고, 수분감이 많은 사람은 티백을 푹- 넣은 것 같은 과일 향기가 조금 더 강해진다. 어쨌든 손님이 왔다며 내 앞에 슥- 내어주신 이 귀한 차를 천천히 음미하는데, 생전 처음 보는 빈티지한 색감의 얇게 슬라이스된 자몽 하나를 살짝 씹었을 때 먹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밸런스의 향기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 미들-베이스 노트

『가죽으로 만든 거문고의 줄을 팅겼을때 퍼지는 꽃향기』

 

 

시간이 좀 지난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는 향기가 정말 담백 그 자체로 변한다. 달콤하게 화장을 시켜 놓은 서양의 향수가 아니라, 여백의 미를 좋아하는 동방의 어떤 나라에서 만들어버린 것 같은 울랑차 향기다. 우선 살 내음을 닮은 따뜻한 레더 향기가 나무 껍질 같은 느낌으로 얇고 고소하게 베이스를 깔아준다. 그리고 그 위에 고즈넉한 정자 근처에서 하늘 높게 피어 있는 짙고 풍성한 하얀색 프리지아 꽃 향기가- 비누의 잔향 혹은 살 냄새 처럼 부드럽고 포근하게 내려 앉는 우디-플로럴 향기로 마무리 된다. 예를 들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선선한 한 정자에 양반다리를 하고 딱 앉아 있는데, 녹색의 버드나무 대신 새하얀 프리지아 꽃들이 가득 피어 있다고 하자. 그때 갑자기 전문 악사들이 가죽으로 만들어진 생전 처음보는 거문고 비스무리한 악기의 선을 ~~’ 하고 울렸을 때, 옆에 있던 시녀들이 쏜살처럼 따뜻하게 데워진 울랑차를 내놓을 때 날 것 같은 향기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

내 남자친구는요

 

 

 

 

 

 

낭만적인 외모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일주일이면 시드는 꽃을 왜 선물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감수성 1도 없는 구린 멘트를 가감없이 날리는 남자이기도 했다. 이게 도대체 여자친구한테 할 소리인가? 심지어 남자친구가 저런 말을 해버리면 나는 꽃을 갖고 싶어! 라는 말도 할 수가 없게 된다. 왜냐면 선물해주는 꽃을 갖고 싶은 거지 내가 사달라고 요구한 꽃을 갖고 싶은 것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자라면 다들 내 마음 알 걸? 아니!! 눈치 있는 남자라면 다 알 걸!!

 

『근데 자기도 저번에 꽃 받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아니! 나 그런거 안 좋아해』

 

왠지 모를 짜증을 숨기며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카톡을 보내 놓고 나서, 나는 씩씩대며 지하철 개찰구를 빠져나갔다. 오늘이 우리 만난 300일이라 깜짝 데이트라도 할까 봐 구두까지 신고 출근하는 바람에 발까지 아프고 난리다. 심지어 새로 산 원피스까지 개시했는데!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설마하는 마음으로 명탐정 카톡을 보냈다.

 

『그런데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제헌절! 후후우리 회사는 안 쉬고 출근까지 하라기에 엄청짜증. 쉬고싶다』

 

….이 녀석을 평생 관속에서 쉬게 만들어버릴까 라는 분노가 차올랐지만, 갑자기 연애 초창기에 우리가 서로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아마 ‘100, 200일은 챙기고 300일은 1주년이랑 같이 합쳐서 하자고 했던가

 

…”

 

가만 생각해보면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 기념일은 안 챙긴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심지어 삼겹살 데이같은 괴기하면서도(넘나 감사한…) 날까지 챙겨주는 사람인데 말이지. 나는 혹시나 해서 준비했던 작은 선물을 괜히 만지작 거리다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갔다.

 

…? 이게 뭐야

 

내 책상 위에 우아한 자태로 자리잡고 있는 예쁜 꽃다발이 눈에 띄었다. 딱 봐도 급하게 대충 사온 것이 아니라, 열심히 검색해서 알아보고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꽃다발이었다. 그리고 가지런한 잎사귀 끝에 살짝 걸려 있는 작은 손편지

 

『꽃은 별로지만, 꽃을 좋아하는 자기는 예쁘니까, 이따 저녁에 봐

 

쓰고지우길 너무 여러 번 반복해서

손에서 힘 빠진 글씨였다.

 

 

 

 

 

결론

 


 

실제로 아뜰리에 코롱 매장에서 가장 먼저 권해주는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그리고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한 것 같다. 보통 아뜰리에 코롱 향수쪽에 되게 상큼한느낌의 향수들이 많은 편인데, 울랑 앙피니는 반대로 굉장히 잔잔하고, 고소하고, 담백한 안정감이 있다. 해외에서도 평점이 좋고 국내에서도 평점이 좋은거 보면, 대중적인 완성도는 이미 오랜 시간 검증이 된 것 같다. 지속력은 약한 것 같으면서도 또 타바코 플라워 특유의 커피잔향 같은 고소함(?) 때문에 긴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랑 상황에 따라서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

 

평소 조말론 우드세이지 류의 향수를 찾거나, 좋아하셨던 분들에게 다시 한번 추천해드리고 싶은 제품!

그대, 호불호 잘 안갈리는 아뜰리에 코롱 베스트 향수로 인정합니다

 

 

 

 

아뜰리에 코롱 울랑 앙피니 요약


 

[판매처 / 정가]

아뜰리에 코롱 매장 / 8.4 ~ 17

 

[연령대]

20대부터~ 무관

 

[성별, 공용(남성권장)]

소년같은 남자

깔끔한 흰셔츠에 슬랙스

이지적인 용모감성적인 행동

 

[계절]

, 가을

 

[지속력]

★★★(3.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조말론 우드세이지 + 에르메스 보야지 데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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