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
Burberry Mr. Burberry Eau de Toilette
이번엔 미국 세포라 평점 4.9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남자 향수,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 라는 제품을 들고 왔다. 16년에 출시된 신상이며 조향사는 메종 프란시스 커정이다.
버버리는 위크엔드, 터치 포맨등을 통해서 이미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이미 위 향수 외에도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수두룩 하니 말이다. 하지만 남자 향수만 보면 그 이후에 뭔가 크게 임팩트 있는 향수를 내놓지 못하던 것도 현실인데, 버버리도 이것이 계속 신경 쓰였는지 수 많은 실패를 하다가 아예 ‘미스터 버버리’ 라는 향수의 라인업을 따로 만들어버렸다. 시장 반응을 보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직 한국에는 수입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쉽지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 구할 방법이 있지 :D !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의 향기는 어떨까?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의 향기
탑 노트 ㅣ 민트, 타라곤, 비터오렌지
미들 노트 ㅣ 자몽 제스트, 베티버, 라벤더, 넛맥
베이스 노트 ㅣ 시더우드, 스모키 과이악우드, 벤조인, 오크모스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 탑-미들 노트
『나무향이 나는 고급 원단으로 만든 달콤한 럭서리 슈트를 입은 미남의 체취』
첫 향기는 굉장히 신사적이고 굵직한 느낌의 부드러운 남자 스킨 향기가 난다.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독한 스킨이 아니라, 나무 가구 안쪽에 보관되어 있던 슈트를 꺼내고 천천히 상의에 대어 보며 움직이고 있는 남성의 근처에서 날 것 같은 복합적인 향기다. 초고급 원단으로 만든 두꺼운 재질의 넥타이에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댔을 때 느껴지는 까끌함도 얼핏 느껴지는 드스 싶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괜히 신뢰를 주고 믿고 싶은 분위기를 갖고 있을 것만 같은 미남의 향기다. 향기에서 잘생김이 묻어나오는게 되게 신기하다.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 미들-베이스 노트
『골목길에서 오토바이가 갑자기 치고 들어오자 여자친구를 확 잡아당기며 보호하는 듯한 묵직한 남자의 향기』
시간이 지난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는 오크모스 나무와 과이악 우드로 만들어진 어떤 복합적인 럭셔리 공간에서 오랫동안 머물다가, 바깥으로 멋지게 걸어 나온 남성의 자취 같은 향기가 난다. 혹은 그러한 공간의 한가운데 모닥불을 피워 놓고- 그 그을음이 입구 쪽으로 천천히 퍼지면서 엄청 옅게 희석되었을 때, 그 사이를 헤치며 문을 열고 들어온 이탈리아 미남에게서 날 법한 향기인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어릴 때 막연하게 동경했던 멋진 어른(?)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계속 ‘남자의 자취’ 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전체적인 향기의 무게감은 딱 중간치인 것 같다. 알려져 있는 버버리 터치포맨 같은 것들 보다는 어른스러움 보다는 훨씬 더 산뜻하지만 존바바토스 아티산 같은 영한 느낌보단 더 성숙하고 신사적이다.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
상황극
“남자친구 이야기를 해달라고? 음…”
그냥 친구 따라서 가입한 취미 동아리였어. 나는 그저 일상의 권태로움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싶어서 따라갔던 거였는데, 그 당시 꽤나 열성적이었던 내 친구는 아니었나 봐
“이따 집에 갈 때 연락하자! 마음에 드는 남자 옆에 앉으라구”
친구는 청춘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크게 떠들고 있는 이 아수라장 한복판에 나를 버려 두고 간 거야. 내가 평소에 워낙 내성적이고 혼자서 뭘 못하는 성격이라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워낙 사교적인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무슨 10년 만난 친구들처럼 자기 소개를 하더라구. 나는 결국 내가 가장 편할 것 같은 자리를 찾아갔지
“안녕… 하세요…?”
6명 정도 모여 있는 작은 그룹이었어. 하지만 나는 그 인원도 부담스러워 구석에 앉아 어색한 웃음으로 맥주만 홀짝거리게 되더라. ‘언제 튀어야 잘 도망쳤다는 소리를 들을까’를 한참 고민하던 찰나, 맞은편에서 무슨 연예인 같이 생긴 잘생긴 남자가 내 앞에 천천히 걸어오는 거야
“잠깐만 일어나 주세요”
“네?”
“짐 챙겨서 나오세요”
정신차려 보니 나도 모르게 뭐에 홀린 듯 그의 뒤를 쫓아가고 있더라. 그는 꽤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으며 약간 떨어져 있는 편의점에 도착해서야 멈췄어. 그제서야 그를 제대로 눈에 담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 과분하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체격을 가졌더라구. 그렇지만 마냥 젠틀한 이미지는 아니었어. 엄청 잘생기긴 했지만 내가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미간을 찌푸리며 '만지지마'라는 시그널을 보낼 것 같은 인상에 가까웠지. 어쨌든 그 남자가 나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오고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조마조마하며 심호흡을 가다듬었어
“생각보다 키가 크시네요. 그냥 키 좀 확인해보려고 그랬어요. 이제 자리로 들어 가셔도 돼요”
그 말을 듣는데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실은 나도 속으로는 어떤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나 봐. 머릿속으로 유리 깨지듯 와장창 무너짐과 기대감과 함께 가득한 분노를 그에게 표출하려고 하는데, 그가 공원을 가리키며 말했어
“실은 들어가기 싫은 거 맞죠? 그럼 나랑 놀래요? 날도 좋은데”
결론
상대방을 충분히 관찰해서 그 시작으로 유혹을 할 줄 아는 남자인 것 같다.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가 풍기는 특유의 세심함과 남자다움을 본 여성은 자기도 모르게 그와 함께하는 시간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향기 자체가 막 엄청 신선하고 특출난 느낌은 아닌 것 같다. 뭔가 익숙한 느낌이 재료를 다양하게 섞어서- 버버리만의 옷으로 멋지게 입혀 놓은 것 같다. 아무래도 전체적인 ‘스타일’이 굉장히 멋지게 나온 남자 향수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향수가 갖고 있는 멋짐에 비해서지 지속력이 은근히 약한게 아쉽긴 하다. 뭔가 이 정도의 포스라면 조금 더 길어야 정상일 것 같은데, 은근히 되게 평범한 지속력을 갖고 있다.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가 오드퍼퓸부터 다양한 버전이 추가로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어쨌든 20대 중반이 넘었고, 기존의 청량한 향수들이 조금 질리셨던 분.
그래서 부담스럽지 않게 조금 더 멋을 내면서도- 확실하게 남자의 느낌은 가져가고 싶은 분들에게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버버리 미스터 버버리 요약
[판매처/정가]
해외매장 / 10.3만원
[연령대]
20대 중반 이상 무관
[성별, 남성적]
유혹할 줄 아는 남자
관찰력이 좋고 세심한
젠틀하고 뻔뻔한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돌체앤가바나 뿌르옴므 + CK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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