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레 조 드 샤넬 파리 – 리비에라
Chanel Les Eaux De Chanel Paris Riviera Eau De Toilette
보통 샤넬 향수 하면 향린이(향수 초보자)분들은 딱 떠오르는 고정적인 키워드가 있는 것 같다.
‘백화점 냄새’
그런데 레 조 드 샤넬 파리라고 해서 현재까지 4개의 상품이 구성된 이 라인업은 기존 샤넬 향수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산산조각 낼 수 있을 법한 은은하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향기가 난다. 각각의 모든 향수들을 소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현실적인 여건상… 19년에 출시 된 가장 최신상 샤넬 향수, 심지어 뿌릴 때마다 주변 친구들에게 예쁜 향기 난다며 폭풍 피드백을 들었던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리비에라 말고는 매장에서 베니스 라는 제품도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의 향기는 어떨까?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의 향기
탑 노트 ㅣ 시칠리안 오렌지, 네롤리, 오렌지 블로썸,
미들 노트 ㅣ 재스민
베이스 노트 ㅣ 벤조인, 샌달우드, 머스크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 탑–미들 노트
『지중해의 달콤함에 녹아드는 오렌지블로썸』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의 첫 향기는 지중해의 달콤하고 따뜻한 햇살을 가득 받아서- 당도가 높은 신선한 오렌지 과즙이 하늘에서 팍- 하고 터지며 안개처럼 번지는 향기가 난다. 정말 잘 익은 유기농 과일에서만 날 법한 경쾌하고 신선한 프레쉬 함이 정말 산뜻하다. 마냥 뻔한 프루티한 오렌지 향기가 아니라- 재스민과 오렌지 블로썸의 여리여리한 부드러움이 섞여서 되게 우아하고 성숙한 느낌의 여성미가 진중하게 올라온다. 프레쉬함 속의 진중함 이라는 표현이 딱 적당한 정말 예쁜 향기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 미들-베이스 노트
『깨방정이 감도는 여성스러운 재스민과 샌달우드』
시간이 지난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는 ‘안녕 나 그래도 샤넬이야~’ 라고 말하는 듯한 특유의 포근하고 성숙한 느낌의 잔향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한다. 가벼운 흰티에 베이지톤의 깔끔한 정장마이를 걸친 후, 햇살이 쏟아지는 따뜻한 바람을 맞을때 잔잔하게 퍼질 것 같은 향기라고 할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모던 담백한 것이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깨발랄하고 장난을 칠 것 같은 예쁘고 밝은 재스민 향기가 오렌지 블로썸과 어울려서 홍조를 띄고 있다.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
상황극
신선한 재료 덕분인지 집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이 곳의 한 포장마치는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나는 이 맛집에 음식을 먹으러 온 적이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말이지…
“어이구 학생 왔어?! 너무 안 와서 이사간 줄 알았잖아”
“헤헤 이모님, 제가 여길 두고 어딜가요. 계속 올거에요”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이모님은 “그럼, 천사처럼 예쁜 누나도 있으니까” 라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사라지셨고, 나는 입술을 꽉 깨물며 매장 안을 매의 눈으로 훑기 시작했다. 밤 12시가 다 된 이 시간에 굳이 나를 여기까지 호출시킨 주인공. 친누나(라고 부르고 웬수라고 읽는다)가 저 멀리 구석에서 잔뜩 취해가지고 친구들과 떠드는 히히덕대는 모습이 보였다.
“꺄하~ 그럼 네 잘생긴 동생이 오늘도 데리러 오는거야?”
“그로옴! 내가 ‘무셔워~, 나 데릴로와~’ 라고 아주 애교를 가득 부렸거든! 지가 안오고 베겨어?”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혀가 반이 나간 듯한 말투는 뭐란 말인가? 아까 먹은 저녁이 속을 뒤집고 도로 튀어나올 것 같다는 생각에,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라는 결심을 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저 웬수가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사랑하는 남덩생쓰~~”
마치 야구경기장의 환호성 소리처럼 포차 안이 들썩거렸고, 주변의 손님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나와 누나를 번갈아 보고 있다. 게다가 누나의 환호성에 질 수 없다는 듯 누나 친구들은 무슨 연예인 보는 표정으로 ‘꺄아아’ 라며 눈을 반짝 거리더니 나를 정신 없이 자리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여긴 어디지’ 라는 생각을 할 때 쯤에
“데릴러 온 김에 술도 같이 마셔줘~ 히히”
이 웬수는 내게 작은 맥주컵을 주더니 거기다가 소주를 무식하게 들이 붓고 있었다. 데려다 달라고 해서 분명 차까지 가져왔는데… 이런 멍청한 주도법은 대체 뭐란 말인가…. 하지만 내가 이렇게 어이없음과 화남이 뒤섞인 표정을 지을 때마다, 누나는 뭔가 더 재밌다는 듯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곤 한다.
“남덩생쓰~~”
그리고는 내게 내미는 두툼한 돈 봉투. 왠만한 알바생들 이주일 정도 일한 봉급은 되는 것 같은 두께감
“내 눈엔 항상 네가 최고야~~ 착한 동생~ 귀찮을텐데 와줘서 거마워~~~”
“하하…!”
… 가만히 생각해보면 분명히 내게 하나 밖에 없는 가족이다. 게다가 내 친구들과 모든 형들은 그렇게 예쁜 누나랑 살면 좋을 것 같다고 (착각에 가득찬) 부러움을 보내지 않는가? 심지어 형들이 누나한테 전해달라며 내게 완전 좋은 게임 아이템을 주는 경우도 많고... 생각해 보면 확실히 누나도 정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누나가 건네준 봉투를 품 안으로 슥 집어넣으며, 방긋 웃었다.
'앞으로도 누나를 더 사랑해야지'
결론
향기가 은은한만큼 샤넬 향수치고 지속력이 꽤 약한 편이다. 샤넬이 왜 출시부터 125ml 대 용량으로 출시했는지 알 것 같은데, 수시로 뿌려줘야 하루 종일 은은하게 향기가 유지된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포스팅을 준비하는 그 짧은 시간 (1주일) 에도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를 뿌리고 나가면, 우선 친구들의 반응은 상당히 괜찮았다. 보통 ‘여자 만나고 왔어?’ 라고 많이 물어보던데, 되게 은은하고 예쁜 향기라고 주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 같다. 친동생 같은 경우는 완전 좋은 냄새가 난다면서 코를 손목에 계속 박고 있었다는… ㅋㅋ 이게 시향지로 맡을 때는 중성적인 듯 싶지만, 살에 닿으면 머스키함이 도드라지면서 조금 더 여성적으로 발향이 된다.
한겨울에 쓰기에는 같은 레 조 드 샤넬 파리 베니스 라는 제품이 더 좋을 것 같지만, 그 외에 산뜻한 데일리로 뿌리기엔 리비에라가 더 적합할 것 같다.
샤넬 향수가 갖고 있는 클래식한 느낌에 도전하지 못했던 분들은 이번 기회에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로 시작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베니스도 추천!
뭔가 요즘 대유행하는 조말론의 모던한 감수성에 샤넬의 우아함이 얹혀져서- 세련되고 깊이 있는 맛을 주는 것 같다.
레 조 드 샤넬 파리 리비에라 요약
[가격]
189,000 / 125ml
[연령대]
20대 중반이상 – 무관
[성별, 여성적]
여성스러운데 깨발랄
유연한듯 보이지만 은근히 고집있음
(사랑하는 사람 제외)
[계절]
봄부터 초겨울까지
[지속력]
★★☆(2.5/5.0)
[비슷한 향수]
레 조 드 샤넬 파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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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fr_366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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