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Mature

[여자향수] 겔랑 오드 샬리마 솔직후기 (with 투덜이님)

366일 2013. 9. 24. 00:10

향수 : 겔랑 오드 샬리마(Eau de Shalimar Guerlain for women)


감사의 말

이번 겔랑 오드 샬리마의 샘플은 투덜이님이 보내주셨습니다.

덕분에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에게 상당히 귀한 향수를 소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건 정보도 거의 없더라구요. 

재밌고 유익한 포스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투덜이님에게 감사 드립니다.


소개


사실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겔랑 오드 샬리마는 전설적인 향수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오리지널 버전은 겔랑 샬리마란 이름으로 1925년에 출시되고 나서 100년 가까이 사랑을 받고 있고 그 만큼 다양한 리메이크 버전이 존재한다. (겔랑 샬리마, 겔랑 오드 샬리마, 겔랑 샬리마 라이트, EDP 버전)

여기서 잠깐 겔랑 샬리마에 대한 우화가 있길래 잠깐 소개해 드리면

 

샤넬 No.5를 만든 천재적 조향사 어니스트 뷰가 한숨을 내쉬면서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내가 바닐라를 만들면 고작 크라망글레이스(프랑스에서 빵에 얹어먹는 소스인데 바닐라향이 포함)가 되는데 겔랑이 만들면 샬리마가 되다니!”

(출처 : http://limeciny.blog.me/80061613476)

 

사실 샤넬 No.5도 약간 레전드의 느낌이 드는 향수 아닌가? 가수로 치면 임재범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겔랑 샬리마도 거의 그런 느낌의 향수다.

 

어쨌든 현대적인 느낌에 맞춰서 다른 버전으로 리메이크 된 겔랑 오드 샬리마는 어떤 향일까?

 

향기


탑 노트 : 오렌지베르가못라임

미들 노트 : 장미, 쟈스민

베이스 노트 : 바닐라, 아이리스, 레진


겔랑 오드 샬리마를 뿌리면 처음에는 아오리(녹색사과)에 근접한 향기가 난다. 확실히 과일냄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정체성이 있고, 사과 특유의 상큼함도 느껴진다. 상큼함의 정도도 정말 딱 사과에서 날 법한 정도다. 그렇지만 동시에 난 여자야라고 말하는 듯한 파우더리함도 조금 숨어 있다. 사과향기가 나는 여자향수의 느낌이라고 할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과냄새가 약간 오렌지 계통의 냄새로 바뀐다. 완벽한 주황색의 오렌지 느낌은 아니고, ‘시작은 사과였으나 끝은 오렌지이니정도의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오렌지에서 이런 향기가 난다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상태보다는 손으로 꽉 쥐어 짜서 액체가 손을 타고 주르륵 흐를 때가 적합할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상큼한 과일 향이 남에도 불구하고 향이 가볍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오히려 살짝 묵직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달달함의 정도는 과일의 당도라기 보다는 약간 설탕을 녹인 것 같은, 캬라멜에서 날 것 같은 달달함 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쯤에서 겔랑 오드 샬리마의 신기한 점이 나타나는데. 바로, 약간 달달한 과일향기가 나는 탑 노트임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여성이 떠오른다는 사실이다. 과일향수보다는 확실히 여자향수 라는 느낌이 강하다.

탑 노트를 정리해보면 아오리(녹색사과) + 주르륵 흘러내리는 오렌지 + 설탕을 살짝 녹인 것 같은 달달함 + 여자냄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시간이 조금 더 많이 지나서 겔랑 오드 샬리마의 미들 노트에 들어가면 기존의 여자냄새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과일냄새가 스르륵- 하고 바닐라 냄새로 탈바꿈한다. 그런데 이 바닐라 냄새가 파우더리한 여자냄새와 되게 조화가 잘 되어 있다. 서로가 따로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포옹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살짝 묘사를 해보면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창 애틋한 커플이 헤어지기 전에 꽈악 포옹하는 상태 있지 않은가? 바닐라와 파우더리한 여자냄새가 위의 커플로 빙의한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겔랑 오드 샬리마의 바닐라 냄새는 좀 특이한 면이 있다. 지금까지 맡아 왔던 바닐라 향기가 약간 끈적끈적하고, 설탕을 녹인듯한 달달함이 있었는데 그것들과 좀 느낌이 다르다. 빵 먹을 때 옆에 같이 나오는 부드럽고 촉촉한 하얀색의 휘핑크림과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 굉장히 부드럽고, 혀에만 살짝 닿아도 스르르 녹을 것 같은 유연함이 같이 느껴진다. 아이스크림으로 예를 들면 투게더처럼 박스에 담겨서 어떤 고체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 보다는, 길거리나 놀이동산에서 파는 콘 아이스크림과 같은 형태가 더 적절한 것 같다. 다만, 시원한 느낌은 아니고 상당히 관능적인 바닐라 향이다.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겔랑 오드 샬리마의 바닐라 향은 좀 섹시한 것 같다.

시간이 더 지나면 바닐라 향이 조금 더 달달해 지면서 서서히 증발한다. 밝은 빛깔의 캬라멜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 그렇게 어느정도 화이트한 느낌으로 향기는 마무리 된다.

 

겔랑 오드 샬리마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런웨이가 고작 한달 남았는데 아직 모델을 찾지 못했다. 심지어 지금도 몇 일간 1,000명 정도 면접을 보고 있는데 하나같이 전부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소품, 장소, 협찬, 동선 모든 걸 다 구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델을 못 구하다니…!

나는 폭발할 것 같은 마음을 겨우 억누르면서 다음 번 면접자를 불렀다.

 

겔랑 오드 샬리마들어오세요




 (사진출처 : 쇼핑몰 아카  www.aka.co.kr)


약간은 무심한 눈빛으로 면접장에 들어오는 겔랑 오드 샬리마가 보인다. 짙고 어두운 드레스를 입고 꽤 높은 구두를 신고 있는데 미모는 상당한 것 같다. 그런데 천천히 들어오는 그녀의 발걸음이 좀 특이하다. 자신감을 넘어선 거만함과 오만함이 보일 정도이다. 아마도 겔랑 오드 샬리마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주인공을 자기로 놓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모두 곁가지 사건으로 치부할 것 같은 그녀

 

겔랑 오드 샬리마씨, 앉으세요.”

 

내 앞에 놓여진 의자에 살포시 앉고 고개를 살짝 치켜 올린다. 드레스가 너무 짧고 타이트해서 앉는 동시에 허벅지 안쪽이 훤히 보일 정도로 올라갔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 하다. 순간 그녀의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이 몰려온다.

 

겔랑 오드 샬리마씨, 이번에 저희 런웨이 컨셉을 이해하신대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내 질문을 받은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뒤를 돌더니 드레스 뒤쪽의 지퍼를 천천히 내린다. 서서히 갈라지는 드레스 사이로 그녀의 새하얀 속살이 보이기 시작하고 내 옆의 동료 면접관은 모두 놀란 눈을 뜨고 있다. 어쨌든 그녀의 등은 군살 하나 없이 매끈했고, 탄력이 넘쳤다. 태어나서 햇빛을 한 번도 보지 못한듯 순백색에 가까운 살결이 짙은 드레스의 색과 대비되어 날선 느낌을 준다. 이윽고 허리까지 지퍼를 내린 그녀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입을 열었다.

 

이상입니다.”

 

 

결론


겔랑 오드 샬리마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관능적인 바닐라향과 상큼한 과일향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여성화장품의 파우더리함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평소에 좀 개운하거나 시원한 향수를 사용하셨던 분들에게는 추천해드리기에 조금 멈칫거린다. 향수가 답답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진한 그 특유의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파우더리한 향수들과 비교해 봤을때 겔랑 오드 샬리마는 그것들 보다는 조금 상큼한 축에 들어가는 것 같다.

연령대는 자신이 성숙했다 라고 생각하는 나이에 사용하시면 될 것 같고

계절은 딱히 가릴 것 같지 않지만 여름에는 쓰기에 조금 부담이 될 수 도 있을 것 같다.

지속력은 3~4시간 정도로 다른 향수들과 비교했을 때 딱 평균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겔랑 오드 샬리마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겔랑 오드 샬리마는 바닐라 향을 부드러움과, 관능미로 재탄생 시킨 향수 입니다. 자리에 앉아서 오랜시간 매칭 작업을 해봐도 난 여자야라는 느낌을 펄펄 풍기면서 섹시하고 성적인 오로라를 풍기는 여성분들이 적합했던 기억이 나네요. 특별한 날, 자신감 넘치고 싶은 날, 은근히 도발적인 느낌을 갖고 싶을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정도는 밝은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상당히 무거운 향수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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