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Mature

[여자향수]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솔직후기

366일 2014. 1. 10. 00:52

향수 :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EDP(Coco Mademoiselle Chanel for women)

 

소개

<사진출처 : devogaenvoga.blogspot.com>


샤넬 여자향수는 처음 소개해드리는 것 같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외국에서 정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향수이며, 국내에서도 인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겨울이 되면 길거리에서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을 뿌린 여성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시프레 플로럴 계열로 나왔으며 런칭 년도는 2001년이다. 포스팅 하면서 드는 생각인데 잘 만든 향수는 정말 오랜시간 사랑 받는 것 같다. 각설하고, 조향사는 Jacques Polge(쟈크 폴쥬) 라는 샤넬의 3대 전속 조향사이며 샤넬 향수를 이렇게 까지 올려놓은 엄청난 분이다. 옛날에도 언급한 적이 있던 것 같은데 에르메스가 지금처럼 전속 조향사 시스템으로 간 것은 샤넬의 쟈크 폴쥬라는 분이 한 몫 했다. 그 어마어마한 향수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가 부러웠던 것이다.

 

 

가히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오렌지만다린 오렌지오렌지 블라썸베르가못

미들 노트 : 미모사(함수초), 쟈스민, 터키쉬 로즈, 일랑일랑

베이스 노트 : 통카빈, 파츌리, 오포파낙스(약제용고무수지), 바닐라, 베티버, 화이트 머스크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을 뿌리면 처음엔 설탕을 살짝 뿌린 것 같은 과일의 달달함이 느껴진다. 달달함 수치를 1~100으로 가정하면 65~70정도는 될 것 같다.아 이거 너무 단데?’ 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달짝지근하네라고 충분히 말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가볍게 예를 들면 딸기와 사과, 오렌지를 섞어서 잘 믹스 시킨 후 설탕을 버무린 것 같다. 조향성분을 보면 오렌지, 베르가못 등이 적혀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오렌지와 사과가 느껴지진 않는다. 딸기와 사과를 잘 섞어서 장미 꽃의 형태를 이룬다고 보시는게 맞겠다. 장미 꽃은 확실히 여러분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러한 장미향이다. 어쨌든 설탕 친 과일과 장미가 잘 섞이면서 붉은 색깔이 떠오르는데 뭔가 해상도가 엄청 높고, 선명하고 밝은 색이 아니라 살짝 끈적거리며 농도 짙게 압축된 느낌의 붉은색에 가깝다. 향의 무게감은 많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고 딱 중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자칫하면 코를 꽉 메워오는 답답함이 될 수도 있었는데 과일의 상큼함이 묘하게 섞여서 부담스럽지 않게 잘 잡아주고 있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성 정체성은 확실히 여성임을 보여주는데 이게 하늘하늘 거리는 여성스러움이 아니라, 뭔가 단단히 준비한 오늘은 풀 메이크업이라며 화장하고 나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향기가 파우더리하다고 말하기는 분명히 부적합 하지만 여성의 화장대가 있는 방문을 탁- 하고 열었을 때 슬며시 치고 들어오는 그 특유의 느낌은 존재하는 것 같다. 시향지에서도 지금까지 설명한 향기와 비슷한 진행을 보여주지만 훨씬 더 향이 가볍고 상쾌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탑 노트는 『딸기 + 사과 + 설탕 + 장미 + 여자화장대

 

 

시간이 좀 더 지난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큼하면서 새초롬하고 살짝 신 꽃 향기가 슬며시 치고 들어오는데 그 모습이 조금 재밌다. 왜냐하면 기존의 설탕 버무린 과일 + 장미로 이루어진 얇은 벽이 있는데 그 벽에 조그맣게 구멍을 숭숭 뚫어놓고 몰래 훔쳐보듯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인 허락 받지 않고 조금 부끄러워 하며 들어오는것 같다고 하면 이해가 되시려나? 시향지 에서는 이 모습이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착향을 해보길 권장 드린다. 어쨌든 이 꽃 향기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파츌리, 쟈스민 등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꽃 냄새인데, 빗물을 살짝 머금은 수분 감과 꽃으로 만든 향수에서 으레 느껴지는 특유의 신 냄새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이해를 위해 장면 묘사를 해보면 활짝 피어 있는 붉은 장미와 빗물을 머금은 하얀색 꽃, 녹색빛깔의 커다란 잎을 손 안에 넣고 짓이겨질 정도로 꽉 움켜쥔 후 손을 폈을 때 새어 나온 물, 짓이겨진 꽃들의 잔해에서 날 것 같은 향기다. 확실히 초반에 느껴졌던 설탕을 뿌린 과일냄새는 많이 사라졌는데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특유의 그 예쁜 여성스러움 이라고 해야할까? 그 느낌은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여자화장품 특유의 파우더리함은 상대적으로 약해지지만 향기의 선이 많이 깔끔하고, 깨끗하게 변하는 것 같다. 시향지 에서는 이 물기 머금은 다양한 꽃 향기들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고, 장미향이 여전히 강하게 느껴진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미들 노트는 『장미 + 녹색 잎 + 빗물 먹은 꽃잎 + 상큼함

 

 

베이스 노트로 들어간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기존의 붉은빛에 하얀색이 첨가 되서 선분홍색을 띄는 느낌으로 변한다. 재밌는 점은 초반에 느껴지던 설탕의 달달함이 바닐라의 부드러움으로 바뀌어 있다. 이제는 과일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여러 가지 종류의 꽃 냄새와 바닐라의 달달함, 특유의 여성미로 자리를 잡은 모습을 보여준다. 시향지 에서도 바닐라 냄새와 부드러움은 확실히 느껴지는데,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특유의 장미냄새 혹은 꽃 냄새가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잘 비켜주지를 않는 것 같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베이스 노트는 『바닐라 + 녹색 잎 + 상큼함 + 달달함 + 부드러움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나는 살며시 노트북을 꺼내 자판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아직도 고조된 감정이 남아 있는지 내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으므로, 이 느낌을 잃기전에 다이어리에 최대한 옮겨볼까 한다.

 

이틀 전, 나는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이란 도시에 있었다. 그 도시는 주로 신혼여행,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라고 알려져 있는데 직접 와보니 헛소문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도시 한가운데는 작은 물길이 나있어서 연인을 태운 배가 다니고, 물길 옆으로는 알록달록한 수 많은 상가가 줄지어 서있는데 굉장히 로맨틱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도시 전체가 사랑스럽고 도발적인 향기로 꽉 차 있었다는 사실이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을 거니는 내내 접하게 되는 그 향기는, 어찌 보면 사랑스럽고 반대로 보면 도발적인 뭔가 마음을 잔뜩 흔들어 놓고 사라지는 매력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향기에,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몽환적인 분위기에 한참을 취해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멀리서 사람들이 뛰어 다니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타지에서 남의 일에 함부로 끼면 큰일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잠자코 벤치에 앉아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장미를 구경하자고 결정했다. 그런데 그때 한 여성이 숨을 헐떡 거리며 내 옆에 착 붙으며 앉았다. 이 여자 뭐야?’

 

... … Help… Help…. 저 좀 도와주세요

 

타지에서, 그것도 낯선 여자가 한국말을 하며 도움을 요청하니까 반갑다기 보다 굉장히 무서운 마음이 든다. 물론 나는 용감하니까 최대한 침착하게 대응해서 도망 가야겠지.

 

저기그쪽 사정이 급한 건 알겠는데 제가 지금…”

 

그러나 세상일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녀는 내 말을 끊고 바로 치고 들어왔다.

 

한국 사람? 저 좀 도와줘요. 제발...! 잠깐이면 되요.”

 

다급한 목소리 뒤로 내 옆에 찰싹 붙어서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마냥 애타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이 순간적으로 클로즈업 됐다. 이렇게 정신 없는 상황에서도 엄청 예쁘다라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 보다...

 

그렇다면 상황설명을 해주셔야 제가 도움을…”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되요. 우리 주변의 수 많은 연인들처럼

 

?”

 

내가 미처 물음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가 갑자기 내 품 안으로 파고 들더니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얼굴을 들이민다. 순간 확 퍼지고 들어오는 여자화장품 냄새가 코 끝을 간질이면서 내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가까이 붙어 있는 그녀에게서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으며, 아직 호흡이 진정되지 않았는지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뜨거운 입김이 나오고 있다. 아 정말 이게 뭐지...? 도대체 너란 여자는 남자의 본능을 전혀 모른단 말인가?

 

“오히려 그쪽한테 지금의 제가 더 위험할 것 같은데요.”

 

하는 척-! 만 해요. 제 얼굴 최대한 가려 주시고

 

마음 같아서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라며 우리 주위의 연인들처럼 되고 싶었지만 사실 그녀는 당당하게 말하는 겉모습과 달리 엄청나게 떨고 있었다. 영문은 모르지만 이대로 지켜주는 게 지금은 맞지 않을까? 나중에 이거 친구들한테 말하면 부처 납셨네 라는 소리 듣겠지?

 

무슨 일이에요? 이름은 뭐에요?”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도망쳤어요. 자세한 건 나중에

 

말투는 당당한데, 상당히 떨고 있어서 한마디씩 겨우겨우 뱉는 모습이 이질적이면서 안쓰럽다. 가만 보니 옷도 비싸 보이고, 예쁘게 정리된 손톱을 보니 고생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그렇게 한 참을 애매한 자세로 보낸 후 웅성거리는 주위 소리가 사라진 다음에서야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내 품에서 슬며시 나오며 부끄러움과 무안함이 뒤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 미소를 보는데 정말이지여성스러우면서 특유의 우아한 분위기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고마워요. 여기 제 연락처- 한국 가면 연락하세요.”

 


'그렇게 그녀는 그렇게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라는 문장을 끝으로 나는 노트북을 닫았다. 영화에 있을 법한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건 꿈이었을까? 꿈이라고 하기엔 내 손에 쥐어진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이라 적힌 연락처는 사실이지 않은가. 그때 승무원의 친절하며 단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객님 준비한 음료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음료를 받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진정 되는 것 같다. 심신이 편안해져서 그럴까? 그제서야 반대쪽 좌석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곳에

 

무심히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이 있었다.


 

 

결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외국에서의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의 반응은 거의 광적인 수준이다. 단순히 향기 때문인지, 샤넬이란 브랜드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분명히 달달한 시프레 계열의 향수로는 밸런스가 좋은게 확실한 것 같다. 외국 사이트에서는 시트러스가 강하다고 분류를 해놨는데,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도대체 서양사람들의 시트러스라는 단어의 사용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문화의 차이인가...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지속력과 확산력 둘 다 괜찮은 편이라서, 뿌리고 다니면 주변 반응은 재밌게 즐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실제로 제가 아시는 분도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을 몇 년간 쓰고 있어서 다른 향수로 갈아타고 싶은데, 다른 향수를 사겠다고 마음먹을 때 쯤이면 '와~ 이거 냄새 너무 좋다' 라는 반응을 자꾸 듣게 되어서 못바꾸고 계시다고...ㅋㅋ

편안한 복장보다는 무언가 힘주고, 샤랄라하게 나갈때 적합할 것 같다.

연령대는 확실히 20대 중반은 되셔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후로는 딱히 상관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확실히 주변 반응이 좋은 향수에 속합니다. 그 동안 약간 달달하거나, 여성스러운 향수를 잘 소화하셨던 분은 꽤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도 너무 유명해서 길가다 보면 한 번, 두 번 정도는 맡게 되니 자신만의 향수를 찾고 싶으신 분들은 그 점 유의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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