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 다비도프 쿨워터 맨 솔직후기

향수 : 다비도프 쿨워터 맨(Cool Water Davidoff for men)

 

소개

다비도프 향수 1탄

오랜만에 다시 가성비 좋은 향수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다비도프 쿨워터 맨은 1988년 처음 런칭 되었으며 출시 이래로 줄곧 많은 사랑을 받았던 향수이다. 그리고 25년이 넘은 지금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조향사는 Pierre Bourdon 라는 유명한 분으로 프레데릭 말, 입생로랑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을 하셨다. 사실 세월과 함께 향을 미세하게 변화시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들지만, 예전의 향을 맡아본 적이 없으니 뭐라고 말은 못하겠다. 어쨌든 향수는 이게 참 매력적인 것 같다. 잘만 만들면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 눈코 뜰새없이 흐르는 현대사회에서 홀연히 시간과 맞서 싸우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면에서 향수는 상품이기도 한 동시에 예술이기도 한 양면성을 지닌 것 같다.

 

 

 

다비도프 쿨워터 맨은 도대체 어떤 향수이길래,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향기

다비도프 쿨워터 맨 Perfume Pyramid

탑 노트 : Sea Water, 민트, 그린노트, 라벤더, 코리앤더(고수), 로즈마리, Calone 미들 노트 : 샌달우드, 쟈스민, 네롤리, 제라늄 베이스 노트 : 머스크, 오크모스, 시더(향나무), 타바코(담배), 앰버

 

다비도프 쿨워터 맨을 뿌리면 시원한 물과 민트 냄새가 동시에 올라온다. 답답하지 않고 굉장히 시원한 색감을 가지고 있으며 민트와 여러가지 꽃을 물에 잘 풀어놓았을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물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비리거나 맹맹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개운하고, 시원하고, 깔끔하다 라는 생각이 드는 산뜻한 향기다. 흔히 말하는 남자 스킨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막 샤워하고 나온 남성이 물에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기분 좋게 웃고 있는 장면이 생각난다. 그 정도로 청결한 이미지가 있다. 만약 호텔에 들어갔는데 화장실이나 수건에서 이런 냄새가 나면 ‘사장님 짱’ 하면서 기분이 매우 좋아질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민트 + 꽃 냄새를 자세히 살펴보면 민트를 가장 가운데에 놓고, 라벤더의 부드러움으로 살포시 감싼 후, 전체적으로 물 냄새로 재처리를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시향지에서는 빠릿하고 매운 풀의 향기가 조금 더 강하게 난다. 혹시 쌀국수에 고수 더 넣어서 드시는 분이 계시는지 모르겠는데 민트랑 고수의 향기가 강하게 난다. 전체적으로 빠릿하고 매운 느낌이 있는데, 그래도 착향된 향과 꽤 많이 비슷한 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다비도프 쿨워터 맨의 탑 노트는 『막 샤워한 듯한 청결함 + 시원함 + 물 + 민트 + 라벤더』

 

시간이 조금 지난 다비도프 쿨워터 맨은 조금 더 샤워한 직후의 냄새처럼 변한다. 음, 빨래한 옷감에 비유하면 흔히 맡는 세탁비누 같은 향기가 아니라, 샤프란을 넣고 돌린 것 같은 시원하고 상쾌한 향긋함 이라고 할까? 재밌는 점은 정말 향을 자세히 확대하면 다비도프 쿨워터 맨 특유의 담배 재라고 해야 되나? 그런 냄새가 숨어 있어서 향기의 밸런스를 칼칼하게 만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푸른 하늘이 생각나는 정말 개운하고 상쾌한 향기인 것 같다. 또한 향기가 은근히 자상한 면도 존재하는데, 다른 남성 향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아주는 모습’ 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묘사를 해보면 근육질 몸매에 하얀 와이셔츠를 풀어헤친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듯이 활짝 웃으면서 안기라며 팔을 활짝 펼치는 느낌? 딱 그 정도가 생각나는 자상함이다. 시향지에서는 확실히 물 속성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크리드 향수에서 느꼈던 물과 꽤 많이 닮아 있다. 밸런스만 살짝 바꾸면 크리드 향수로도 출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다비도프 쿨워터 맨의 미들 노트는 『물 + 상쾌함 + 막 건조된 세탁물의 뽀송함 』

 

베이스 노트로 들어간 다비도프 쿨워터 맨의 향기는 딱히 큰 변화가 없다. 기존의 하늘빛 향기를 그대로 이어가다가 물처럼 빠르게 증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탑,미들 노트를 신나게 즐기다 보면 어느새 향기가 증발해 있다고 할까? 그래도 조금 부가 설명을 하자면 시원한 뽀송뽀송함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향조 노트를 보면 베이스 노트에 굉장히 많은 성분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저렇게 세세하게 분리되어서 고유하게 맡아지진 않는다. 다만 시향지에서는 조금 더 시원하고, 특유의 칼칼함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다비도프 쿨워터 맨의 베이스 노트는 『 상쾌함 + 칼칼함 + 물 + 뽀송뽀송』 

 

다비도프 쿨워터 맨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그것봐~! 다비도프 쿨워터 맨이 너 좋아하는 거라니까!”

 

“아니야… 내가 보기엔 원래 그런 놈인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너도 눈치 오지게 없다니까 여우가 되도 모자를 판에 이런 곰탱이 같으니!”

 

그 후로도 ‘곰탱이, 여우, 바보, 아니야!’ 의 말이 오고 가는 지금, 이 곳은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하는 나만의 힐링 타임이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해서 방학만 되면 하루 종일 알바를 해야 했는데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보면 온갖 스트레스가 다 풀리곤 하는 것이다. 물론 수다의 주제는 언제나 남자였지만, 으흠

 

“그래서 다비도프 쿨워터 맨이 뭐라고 했는데?”

 

“응~ 그래서 뭐라고 했냐면…”

 

 

때는 바야흐로 한달 전- 내가 일하는 라이브 카페-

 

“난 넥타이가 진짜 싫어, 목을 조이는 것 같다고-“ 라고 투덜대는 다비도프 쿨워터 맨은 굉장히 특이한 느낌의 사람이었다. 전체적인 외관은 미소년처럼 얄쌍한데, 특유의 거친 느낌이 있다고 할까?

 

“전 오빠 유니폼에 넥타이 매면 멋있…던데요?”

 

내 말을 들은 다비도프 쿨워터 맨은 “그래~?!” 라고 다소 흥분한 듯 말꼬리를 올린 후, 정말 단정하게 넥타이를 매고서 특유의 쾌활한 웃음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지금은 어때?”

 

솔직히 멋있었지만 살짝 설레어 하는 표정을 보니 괜히 놀리고 싶다.

 

“자세히 보니까 오빠랑은 좀 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네요.”

 

내 말을 들은 다비도프 쿨워터 맨은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으면서 “아 뭐야~” 라며 넥타이를 헝클고 거칠게 서빙을 하러 홀로 나갔고, 나는 서둘러서 “사실 멋있어요!” 라고 크게 외쳤다.

 

 

 

“그리고 정말 웃긴 건 뭔 줄 알아? 내가 밖에 나가서 일할 때 보니까 그새 또 넥타이를 매고 있더라구!”

 

친구들의 폭소가 이어졌고 그 모습을 보는 나도 활짝 웃음이 나왔다.

 

“어머~ 완전 귀엽다! 거봐 너 좋아하는 거라니까?”

 

사실 나도 그가 나를 좋아하는 거였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만 보면 그런데… 문제는 다비도프 쿨워터 맨이 나한테만 잘해주는 게 아니라 다 잘해줘, 그래서 모르겠어”

 

내 말을 들은 친구들은 “뭐야~ 다 잘해주는 남자 별로야” 라는 비난을 갑자기 퍼붓기 시작했고 나도 “맞아” 라며 동조하기 시작했으나, 갑자기 어느 순간 기분이 살짝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보자 보자 하니깐 계속 욕하네! 그를 욕할 수 있는 건 나 뿐인데

 

“야, 일하는데 사람들이랑 골고루 잘 지내야지, 어떻게 나한테만 잘해주냐!”

 

“어머~ 얘 봐라, 남자친구도 아니면서 편든다?”

 

“아니 뭐….”

 

그 후로 친구들의 표적은 다비도프 쿨워터 맨이 아닌 내가 되었고,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땀을 흘려야 했다. 어쨌든 우리는 정신 없이 시간을 보냈고, 내가 알바 갈 시간이 다 되어서야 자리가 파하게 되었다.

 

그렇게 카페 밖으로 나온 후, 혼자서 십 분 정도 걸었을까?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툭툭 치길래 봤더니 다비도프 쿨워터 맨이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다.

 

“오빠가 여기 웬일이세요?”

 

“알바 가는데 네가 보이더라구”

 

퉁명함과 자상함 경계선 그 어딘가에 있는 표정이 그의 마음을 더 알 수 없게 한다. 그렇게 나란히 서서 한참을 걸었을 쯤 다비도프 쿨워터 맨이 손을 슥- 내밀며 말했다.

 

“오늘 내가 보약을 먹고 와서 힘이 좀 남네. 들고 있는 거 이리 줘“

 

“괜찮아요” 라고 말했지만 어느새 내 짐은 다비도프 쿨워터 맨의 손에 넘어가 있었다.

 

“은근히 친절하신 것 같아요.”

 

“그냥 니가 눈앞에 있었을 뿐인걸”

 

이 사람도 참… 칭찬에 꼭 저런 식으로 반응해야 할까? 어딘가 모르게 살짝 기분이 상해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 빨갛게 물든 석양빛을 뚫고 그의 목소리가 나지막히 들려왔다.

 

“그래도 너랑 같이 가니까… 조금 설렌다.”

 

 

 

결론

여름이라는 계절에는 향수를 사용하는게 쉽지 않지만 다비도프 쿨워터 맨은 무더운 날씨에도 시원한 팥빙수 같은 향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밸런스 조절도 잘 되어 있는 편이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착한 편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 향수가 출시된 이래 다른 버전의 쿨워터 시리즈를 엄청나게 많이 내놓은 것만 봐도 이 향수의 밸런스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다만, 여러분들 시원한 냉수를 24시간 마실 수는 없지 않은가? 이상하게 다비도프 쿨워터 맨도 그러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비도프 쿨워터 맨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오랫동안 계속 사용하기엔 이유 없이 살짝 물리는 느낌이 있습니다만 향수 입문자와 고수 모두 상관없이 부담없이 팍팍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웬만한 남자 향수 싫어하는 여성분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므로 남성분들 참고하시길 바래요 ^^』 

[다비도프 쿨워터 맨]

◆ 연령대 : 10대 후반 ~ 30대 중반

◆ 성별 : 아주 약간 남성적

◆ 계절 : 봄,여름,가을

◆ 지속력 : 3~4시간, 보통

◆ 확산력 : 약간 좋음

◆ 질감 : 시원하고 상쾌함

 

네이버 이웃추가 해서 새글 편하게 알림받기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공감♡를 눌러주세요

더 좋은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