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아베크롬비 피어스(Fierce Abercrombie & Fitch for men)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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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eay&logNo=40120294230)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2002년에 런칭되었다. 조향사는 Christophe Laudamiel 와 Bruno Jovanovic라는 분이고 정말 다양한 향수 작업을 하셨지만…. 개인적으로 대박 친 히트 상품은 아베크롬비 피어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센트 마케팅(Scent Marketing)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데 아베크롬비 매장에 들어갔을 때 코 후끈하게 나는 냄새가 아베크롬비 피어스다. 심지어 아베크롬비에서 나오는 모든 옷에는 이 향수가 뿌려서 나온다고 하니… 진품과 가품을 구별할때 옷에서 이 냄새가 나느냐 안나느냐로 판단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정도이다(실제로는 창고에서 2주 있으면 냄새가 희미해짐) 그리고 가끔 이 향기를 맡으신 어떤 여성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아베크롬비 냄새다! 나 이거 되게 좋아해!”
사실, 이런 반응에 약간 자조 섞인 웃음을 짓고 싶지만(글의 마지막 부분에 이유를 적었습니다) 굉장히 흥행하는 향수임엔 틀림 없다. 현재 한국에서는 구하기 되게 힘든 것으로 알고 있고 그나마 최근 아베크롬비 매장이 들어온 것 같긴 한데 향수를 파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 아베크롬비를 대표하는 아베크롬비 피어스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페티그레인, 카다몸, 레몬, 오렌지, 전나무 미들 노트 : 쟈스민, 로즈마리, 로즈, 릴리 베이스 노트 : 베티버, 머스크, 오크모스, 브라질리안 로즈우드 |
우선 딱 뿌리면 바로 중후하고 섹시한 느낌이 나는 남자냄새가 난다. 어느 누가 맡아도 남자냄새! 라고 외칠만한 냄새다. 보통 샤넬 남자향수 라인이 가지고 있는 남성적인 느낌을 아베크롬비 피어스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해를 위해서 예를 들면 샤넬 블랑쉐가 남자냄새에 레몬을 섞으려고 노력했다면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남자냄새에 나무냄새를 섞은 것 같다. 과일보다는 나무와 흙 냄새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샤넬 남자향수가 고급 슈트를 입고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거나 쇼파에 앉아 있는 느낌이라면,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면 티에 마이를 입고 운동을 가볍게 하고 땀에 젖은 남성이 생각난다. 사회적으로 한창 성장하고 있고, 육체적으로 절정을 찍은 20~30대 남성이 생각난다.
‘향의 무게감은 어떤가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지만 진중한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다. 평상시에는 굉장히 점잖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넥타이 풀고 뛰쳐나갈 것 같은 야성미가 살짝 숨어 있다. 여성분이 맡으면 안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거나 나를 확 리드해 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여자를 확 리드하고, 여자가 안기고 싶은 느낌이라고 하셨는데... 자상한 면도 있나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그렇지 않다 라고 대답하고 싶다. 자상하다기 보다는 굉장히 야생마 같은 느낌이 있다. 분명 슈트를 입고 능력이 있는 남자인데 퇴근하면 운동을 하러 간다거나 나이트를 갈 것 같은 느낌이다.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날뛰고 싶은 욕구를 겨우 억누르고 있달까?
아베크롬비 피어스의 향을 좀 더 음미해보면 살짝 매운 느낌이 난다. 코끝을 자극시킬 정도는 아닌데 이 때문에 향이 부드럽다거나 자상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매운 것에도 종류가 있으니 예를 좀 들어보면 후추냄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추, 마늘의 알싸함은 아니고 겨자처럼 톡 쏘는 느낌도 아니고... 뭔가 후추처럼 툭툭 자극하는 매운 향기다.
좀 정리를 해보면 남자냄새 + 나무냄새 + 살짝 매운 향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매운 향은 점점 빠지고 그 빈자리를 꽃 내음이 치고 들어온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향이 은은해지고 잔잔해 진다. 그래도 기존의 남자냄새 + 나무냄새는 향이 완전히 증발할 때까지 정체성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다.
아베크롬비 피어스에 대한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아침 9시 출근 완료시간-
"안녕하세요~ 일년 씨 좋은 아침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나에게 인사를 건넨 사람은 아베크롬비 피어스라는 분이다. 이제 막 29살이 되었다고 하는데 회사 남자들 중에서는 막내라고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그의 인기는 우리 여사원들 사이에서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늘 깔끔하게 댄디룩 으로 입고 다니는 데다가 잔잔하게 가라앉는 목소리에 잘생기기까지 하고 그리고...
아베크롬비 피어스가 몸에 걸쳤던 마이를 자신의 의자 뒤에 걸어 놓자 딱 붙는 반팔 티가 그의 몸매를 적나라 하게 보여준다. 의자를 당기는 그의 손끝에서는 꿈틀거리는 힘줄이 보이고 팔뚝에는 적당하게 근육이 붙어있다. 반팔의 팔 부분이 꽉 끼는 것으로 보아 이두와 삼두 근육도 상당히 좋을 것 같다.
"읏차-"
기합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난 아베크롬비 피어스가 문을 열고 로비로 나간다. 뒷모습을 보니 어깨가 아주 넓고 상체가 역삼각형으로 떨어져서 내린다.
'멋있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데 순간 내가 너무 넋 놓고 그를 보고 있나 생각이 들어서 부끄러워지고... 자존심도 살짝 상하네. '나도 왕년에는 엄청 잘나갔는데! 저런 남자들 수두룩하게 나한테 대시 했다고!' 어쨌든 저절로 나오는 미소를 억지로 감추며 주위를 둘러보자 나 말고 모든 여사원들이 아베크롬피 피어스를 곁눈질로 보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사실 점심에 우리끼리 밥을 먹으면 언니가 항상 나에게 말하곤 한다.
"어머~ 넌 아베크롬피 피어스씨 옆 자리에서 일해서 좋겠다? 축복받은 자리네"
그럴 때마다 "옆 자리면 뭐해요...안 친한데.." 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언니들 보다 무언가 경쟁적인 우위에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은근히 좋곤 했다.
한창 추억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이거 드세요" 라며 아베크롬피 피어스씨가 Take Out한 커피를 놓고 웃고 있다.
갑자기 왠 커피?
"갑자기 이게 뭐예요~?"
"아~ 오늘 아침에 헬스한 다음에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요. 간단히 먹고 마실 거 사오려는데 혼자 먹기 좀 그래서요."
말을 마친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정말 예의상 사다 줬다는 포스를 풍기며 자기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다. 어쩜 내 쪽을 한 번도 안보네... 하지만 이거...
나한테 관심 있는 걸로 봐도 되는 걸까?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건가?
...업무에 집중 하기엔 글러먹은 하루란 예감이 든다.
결론
결론만 말하면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꽤 잘 만든 향수다. 20대 초중반만 넘어가도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클래식한 남자냄새를 잘 표현했다. 보통 이러한 남자냄새를 잘 표현해서 성공을 한 곳이 샤넬이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샤넬 남자향수에서 느낄 수 있는 그 특유의 느낌을 아베크롬비 피어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즉, 샤넬 제품들 (플레티넘 이고이스트, 블랑쉐, 알뤼르 시리즈)를 좋아하셨던 분들은 거의 100% 아베크롬비 피어스를 마음에 들어하실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샤넬 제품과 아베크롬비 피어스의 차이점을 설명하는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처럼 굉장히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아베크로비 피어스는 구할 수만 있다면 선물용으로도 상당히 적합할 것 같고, 남들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가지고 싶어하는 남성분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아베크롬비 향수를 구하는게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미국에선 쉽지만...)
어쨌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향수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당부드리고 싶은점이 있는데,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국내에서 매우 구하기 힘들다. 미국에서 구입하면 5만원이면 살 것을 한국에선 10~15만원 정도의 돈을 주고 사야한다. 정식 수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베크롬비 매장이 국내에서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희소성 있는 브랜드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매장 특유의 섹스어필 때문에 아베크롬비에 대한 환상(?)을 품고 계시는 분들도 있다. 보통 이런 분들은 자신만의 차별화와 팬심으로 '아베크롬비 향수 좋아~' 라며 과감히 돈을 투자하시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향수만큼은 단순히 브랜드에 대한 팬심보다는 다양한 종류를 써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향과 좋아하는 향을 조금씩 찾아가는 과정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물론 브랜드 마다 향수들이 가지는 고유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결국 좋아하는 브랜드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건 여러가지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깨닫게 되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3만원 짜리 향수도 자신의 개성과 잘 맞는다면 30만원짜리 향수 못지 않은 가치를 내뿜을 수 있고
30만원짜리 향수를 그냥 모르쇠로 뿌리기만 한다면 오히려 자신과 어울리지 않아서 안뿌리느니만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조금 더 독하게 말하면 맨 처음 소개에서 언급했던 "어? 이거 아베크롬비 향 아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안대 가져다 놓고 샤넬 플레티넘 이고이스트 가져다 놓아도 "와 냄새 좋다! 역시 아베크롬비야!"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update 13.12/5
아베크롬비 매장이 청담동에 생겼습니다. 50ml 약 8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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