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EDP (Spring Flower Creed for women)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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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드 향수 네 번째 포스팅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크리드에서 나오는 여자 향수 중 가장 인기 많은 제품이라고 알고 있으며 들리는 소문에는 오드리 햅번을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런칭 년도는 2006년이며 크리드 6세대 조향사가 조향 하였다. 그리고 특이한 점이 있는데 이 제품은 향수가 먼저 나오고 나서, 한 동안 비공개 상태였다가 꽤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 대중들에게 공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오드리 햅번을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과연 향기는 어떨까?
향기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Perfume Pyramid |
탑 노트 : 살구, 멜론, 복숭아, 사과, 서양배 미들 노트 : 쟈스민, 장미 베이스 노트 : 앰버, 머스크 |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를 뿌리면 처음에는 굉장히 상큼하고 시원하면서 달달한 꽃 향기가 난다. 상큼함과 달달함이 20~30정도 되는 낮은 수치로 적당히 잘 섞여 있는 것 같다. 동시에 사과와 복숭아가 섞인 것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과일 향기가 나는데 굉장히 여성스럽지만 유아틱 하지 않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평범할 수도 있는 꽃 + 과일 향기에서 굉장히 톡 쏘는 느낌이 있다는 사실이다. 탄산음료의 톡 쏘는 탄산과 비슷한 느낌인데 뚜껑을 한 시간 정도 열어놔서 탄산이 살짝 빠진 상태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상큼한 꽃 향기가 굉장히 시원하게 느껴진다.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가 사람이었다면 뭔가 앙칼지게 ‘후후, 나 예뻐?’ 라고 말할 것 같기도 하다. 장면 묘사를 해보면 예쁜 원피스를 입고 꽃 위에 앉아 새초롬히 앉아 있는 요정이 있는데, 내가 옆으로 지나가자 곁눈질로 힐끔힐끔 나를 보면서 굉장히 의식하는 모습이 생각난다. 참, 재밌는 점은 정말 흔하다고 느낄 수 있는 꽃 향기에 천연 과일로 만든 듯한 톡 쏘는 향을 첨가한 것이 인상 깊다. 시향지에서는 톡 쏘는 느낌이 조금 더 시원한 느낌으로 와 닿으며 훨씬 더 향이 여리고, 과일 냄새가 좀 더 강하게 나는 것 같다.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의 탑 노트는 『상큼함 + 복숭아 + 꽃 향기 + 탄산같이 톡 쏘는 느낌』
시간이 지난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는 조금 더 물 속성이 섞인 과일 냄새가 올라온다. 그러니까 향기가 조금 더 맹맹 해지면서 흐드러지게 옆으로 퍼진다고 할까? 굳이 과일을 예로 들자면 메론 특유의 맹맹함과 복숭아의 달달함을 적당히 섞어서 꽃 물에 풀어놨다고 말하고 싶다. 떠오르는 색은 노란색 + 연한 분홍색 같은 화려한 색감이며 화창한 날씨에서 화려하게 수 놓인 꽃이 생각난다. 특이한 점은 방금 언급한 특유의 맹맹함, 물 속성 같은 것이 전혀 비리거나, 밋밋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뭔가 과일에 이러한 수분이 없으면 맛이 없을 것만 같은 느낌? 향기가 예쁘다 라는 표현을 지금 쓰면 딱 적당할 것 같다. 마치 꽃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옮겨다 놓은 듯 하다. 시향지 에서는 이 화창한 느낌이 완전히 죽어버리니까 꼭 착향을 해보시는걸 추천해 드리고 싶다. 시간이 살짝 더 지나면 과일의 달달함은 완전히 사라지고 생화 특유의 신 냄새라고 해야 되나? 으레 꽃 향수에서 나는 그 특유의 꽃 잎 냄새가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의 미들 노트는 『과일의 수분감 + 과일 + 하얀 꽃 + 노란 꽃 + 새큼함』
시간이 지나면 꽃 향기 특유의 새큼함이 위로 올라오고 미량의 설탕을 살짝 졸인듯한 달달함은 내려 앉는다. 그리고 향의 질감은 꽤나 투명해져서 공기 속에 향기가 있는 것 같은 밸런스를 보여준다. 덕분에 매우 은은한 향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코가 많이 발달하지 않으신 분들은 ‘냄새가 나?’ 라고 물어보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투명한 향기 속에 코에 확 꽂히는 생화의 새콤 달콤함이 있어서 향기의 존재감 자체는 확실하다는 사실이다. 또한 베이스 노트임에도 불구하고 포근하다는 느낌 보다는 시원하고 상큼함이 잔잔해진다는 모습이 강한 것 같다. 색깔은 정말 연한 노란색이 생각나며 향기가 다 날아가는 순간까지 꽃과 과일의 상큼함이 남아 있다.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의 베이스 노트는 『투명함 + 꽃의 새큼함 + 과일의 새큼함 + 잔잔함』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오늘은 그녀와의 네 번째 데이트, 나는 그녀에게 '고백할' 예정이다.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응?!”
생글생글 웃으면서 천진난만하게 보는 그녀의 눈빛을 정면으로 마주하자 심장이 덜컥거린다. 이런 떨림에 도저히 사귀자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 여기 커피 진짜 맛있다. 그렇지?”
“응! 진짜 맛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어”
나는 결국 타이밍을 놓쳐 버렸고, 둘 사이의 긴장된 분위기는 이전처럼 다시 편안하게 바뀌었다. ‘그래, 이따가 집에 가면서 하면 되’ 라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이상하게 심장이 말을 듣지 않는다. 평소와 달리 대화 하는 내내 주뼛 거리는 내가 이상했던지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가 걱정되는 눈빛으로 물어본다.
“오늘 무슨 일 있어?”
“응? 아냐~ 그냥 이 생각, 저 생각…”
내 말을 들은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눈빛을 띄더니 개구진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나를 앞에 두고 딴 생각 하는거야? 그런거야?”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의 종착지가 다 너야”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는 내 말을 듣고 잠시 멈칫거리더니, 얼굴에 살짝 홍조를 띠며 입을 열었다.
“음… 뭐… 그럼 됐어~ 이제 나갈까?”
그렇게 밖으로 나온 거리는 온통 봄의 향연으로 가득했다. 따뜻한 햇빛은 마음까지 화사하게 만들어줬으며, 노란 빛의 꽃은 생기를 머금고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자연의 생기에 지지 않겠다는 듯 신나게 방방 뛰고 있는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가 보인다.
“꺄~ 정말 예쁘다~”
강아지 마냥 뛰노는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는 마치 스스로 봄이 된 것 같았다. 심지어 그녀가 지나가야 봄이 뒤 따라서 오는것 같다는 착각마저 든다. 그 만큼 그녀는 그 풍경에 완전히 녹아 있었다. 그렇게 정신 없이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너무 방방 뛰노는 그녀가 걱정이 된다.
“조심해 그러다 넘어지겠어”
역시나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는 내 말은 아랑곳 하지도 않고 “꺄아~” 라는 감탄사만 연발하며 신나게 이 꽃, 저 꽃을 휘젓고 돌아다녔다. 가끔 저런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 앞에서는 내숭 떨어야 되는 거 아니야?
“못 말려…”
그리고 바로 내 앞에서 노란 개나리를 양 손에 들고 내 쪽으로 신나게 뛰어오는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의 모습이 보인다. 얼굴은 함박 웃음을 짓고, 다람쥐 마냥 동그란 눈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그때 외마디 비명과 함께-
“어?!”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가 돌부리에 걸려서 앞으로 넘어지고 있다. 조금씩 균형을 잃으며 쓰러지는 그녀의 모습이 굉장히 느릿하게 눈에 들어온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정신 없이 뛰어가고 있지만 내가 먼저 닿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다만 지금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단 하나
그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운이 좋았는지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는 겨우 안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손에 있었던 개나리 꽃은 사방으로 흩어져 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 놀란 마음이 진정 되었는지 그녀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쿵쾅- 쿵쾅-
미칠듯이 뛰는 심장 소리가 그녀에게 전달 될까봐 불안하다. 지금 아무래도 용기내지 않으면 이대로 여름이 올 지도 모르겠다.
“야,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응?"
“나 너 많이 좋아한다… 우리… 사귀자”
어설픈 고백과 함께 하얀 벚나무 잎들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그렇게, 내게 봄이 되었다.
결론
스스로 뭔가 좀 화창한 아우라를 풍기는 여성분들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우울함, 그늘짐,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굉장히 밝은 상태의 감정만 느껴진다. 또한 꽃과 과일의 새큼함 조화 덕분에 확산력이 강한 편이라서 주위 사람들의 반응도 잘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분명히 은은한 향수에 속하지만 약한 향수라고 말하기는 조금 힘든 면이 있는 것 같다. 주위 반응 살펴 보면서 펌핑을 적당히 조절하는 매너가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여성스러운 향수를 찾으시는 분들,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싶으신 분들, 새콤달콤한 향을 잘 소화하셨던 분들이라면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나오는 향수 트렌드와 비교하면 세련되었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오드리 햅번처럼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 같네요.』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 연령대 : 20대 ~ 30대 중반
◆ 성별 : 여성적
◆ 계절 : 봄, 여름, 가을
◆ 지속력 : 3~5시간, 보통
◆ 확산력 : 좋음
◆ 질감 : 투명하고 상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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