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남]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여]켈리 깔레쉬(깔리쉬) 비교후기

366일 2014. 5. 22. 03:09

소개

에르메스 향수 3!

예전에 포스팅 했던 에르메스 운 자르뎅 수르닐이 생각지 못하게 많은 사랑을 받고 나서, 도대체 뭘 멋지게 포스팅 해야 할까 고민했다. 결국 다음 주자는 굉장히 많은 요청이 들어왔던 향수 2개가 선정이 되었는데 주인공은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깔리쉬) 이다. 사실 이번 에르메스 향수는 한국에선 약간 재야에 숨어있는 고수 같은 향수이다. 특유의 진득한 향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긴 힘들지만 잘 소화만 한다면 좋은 확산력 때문에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 그 동안 샤넬 향수를 잘 소화하셨다면 여기 나오는 에르메스 향수도 유심히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개성도 뽐낼 수 있고, 향기도 그만큼 독특하고 진하기 때문이다.

 

 

자, 그럼  에르메스 향수 속으로~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Terre d'Hermes Hermes for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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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Perfume Pyramid

탑 노트 : 오렌지, 그레이프프루츠

미들 노트 : 후추, 펠라르고늄

베이스 노트 : 파츌리, 시더(향나무), 베티버, 벤조인

 

 

초반엔 달달한 오렌지 냄새 약간과 송진 냄새가 섞여서 같이 난다. 왜 울창한 숲속에서 나무 수지를 채취하지 않는가? 그 송진을 고체 형식으로 굳혀서 내 피부에 살짝 바른 것 같은 느낌이다. 살짝 씁쓰름한 나무+흙의 향기와 송진을 입안 가득 씹었을 때 날 듯한 달달함이 같이 공존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굉장히 울창한 자연의 나무, 흙 냄새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굉장히 중후하고 지적인 살짝 클래식한 남성의 이미지에 가깝다. 20대의 남성분들은 감히 입기가 힘들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어쨌든 이 점잖고 진득하니 달달한 송진향기가 꽤나 멋있는 척 하면서 나를 바라본다. 하늘을 향해 방방 뛰지도, 자기를 알아봐 달라고 소리치지도 않는다. 그저 고양이가 그루밍 하듯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도 자신의 향기를 계속 가다듬을 뿐이다. 재밌는 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남자 스킨향 특유의 톡 쏘는 느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남성답다는 점이다. 캐쥬얼 복장보다는 정장을 입고서 쇼파 의자에 앉아 사회적 지위를 만끽하고 있는 그러한 남성이다. 젊다 라기 보다는 중후하고 점잖으며 지적이다 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향기를 다시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달달한 송진에다 소나무, 삼나무 과 특유의 화한 향기를 잘 섞어 놓은 향기다. 한방 파스에 송진을 잔뜩 넣고 고퀄리티로 만들면 얼추 비슷한 냄새가 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아까 언급했듯이 향기에서 중후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계속 풍기는데 이게 굉장히 진하고 묵직하게 다가온다. 혹시 죠지 클루니 라는 배우 아시는가? 뭔가 그렇게 멋있게 나이 든 남성들이 떠오르는 향기다. 전체적으로 향기가 확실히 묵직하고 코를 팍- 치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펌핑에 특히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혼자서 괜히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한 자리에 세 번 이상 펌핑 하게 되면 길거리 민폐남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지도 모른다.



장면 묘사를 하면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어둑어둑한 방안, 한창 화보 촬영이 진행 중이다. 그 가운데엔 잿빛 쿠션이 있는데 그 위로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가 깊숙이 등을 파묻고 있다. 머리는 하얗게 새서 회색에 가까웠지만 전혀 올드하지 않고 세련되고 중후하단 느낌이 든다.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고 윗 단의 단추 두어 개를 풀어놓은 상태인데 그늘에 가려진 근육 사이에서 탄탄함이 흘러 나온다. 검정 넥타이는 촬영 때문인지 풀어 놓았는데 그것마저 섹시해 보인다. 가만히 살펴보니 눈빛은 굉장히 깊고 섹시하다.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데이트 신청하는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를 거절할 여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턱부터 구레나룻 까지 색 바랜 수염이 듬성듬성 나있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거칠고 야생적인 면도 느껴지게 한다. 가만히 웃으며 지긋이 바라보는 그는 정말 남자, 그 자체인 것 같다.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Kelly Caleche Hermes for women)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india307?Redirect=Log&logNo=130089516029(코니님 블로그)>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 Perfume Pyramid

탑 노트 : 릴리오브밸리(은방울꽃), 나르키소스(수선화), 그레이프푸르츠

미들 노트 : 튜베로즈(월하향), 장미, 미모사(함수초)

베이스 노트 : 가죽, 아이리스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를 뿌리면 특유의 가죽 냄새와 꽃, 장미 냄새가 섞여서 동시에 난다. 향기가 꽤 묵직한 편이고 확산력도 좋아서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바로 이 쪽으로 고개를 돌릴 정도이다. 향기의 분위기는 굉장히 도시적이면서 여성적인데 한편으로는 섹시함과 도도함도 같이 겸비한 것 같다. 그러니까 원피스 치마자락을 나풀거리는 여성스러움이 아니라 구두에 정장 치마를 색깔 있는 걸로 잘 소화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주변에서 가장 비슷한 향기를 찾아드리고 싶은데 흔히 맡을 수 있는 향기가 아니다. 뭔가 분홍빛 가죽을 한창 가공중인 창고에서 날 것 같은 향기다.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의 달달함은 설탕에 가까운데 풍기는 분위기가 조금 색다르다. 설탕을 가볍게 흩뿌린후 주변 온도를 뜨겁게 올려서 진득하니 눌러붙은 설탕에서 날 것 같은 향기다. 덕분에 향기가 전체적으로 진득하고 은은하게 계속해서 공간에 울려 퍼진다. 시간이 지나면 좀 더 꽃 향기가 풍부해지는데 안타깝게도 이게 정확히 어떤 꽃인지 잘 모르겠다. 녹은 설탕을 가죽에 덧바른 후, 뭔가 진한 냄새를 풍기는 꽃을 여러 개 가져다가 흡수시킨 것 같다. 왜 그런 꽃 있지 않은가? 가만히 피어있기만 했을 뿐인데 근처만 가도 정말 그윽하고 진한 향기를 확 풍기는 그러한 꽃, 딱 그런 냄새다. 시향지에서는 조금 더 미모사, 수선화, 아이리스의 향기가 분리되어서 단일 노트 느낌으로 깨끗하게 난다. 하지만 착향된 향기는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쏴악 스며들면서 달달해 지므로 꽤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설명이 너무 어려웠다면 가죽 구두, 가죽 핸드백을 쌓아둔 곳에서 흘러나올 것 같은 냄새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장면 묘사를 해보면 이렇게 나타낼 수 있을 것 같다.

 

카페에 한 여성이 분홍색 노트북을 꺼내 놓고 작업을 하고 있다. 하얀색 블라우스, 진한 느낌의 분홍색 치마를 입고 다리를 꼬고 있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살짝 찡그린 얼굴에선 뭔가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의 고통이 느껴진다. 외모는 굉장히 도시적이고 세련된 것 같다. 둥글둥글 하기 보다는 날렵하게 떨어지는 얼굴이지만 그렇다고 차가운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낯을 가려서 그렇지 마음 열면 한없이 다 퍼줄 것 같. 한걸음 떨어져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니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가 내뿜는 분위기가 공간을 장악하고 있다. 카페의 남성, 여성 너나 할 것 없이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를 신경쓰고 있다. 하지만 그 시선에는 시기와 질투의 눈빛도 있는 것으로 보아 그녀의 첫 인상이 마냥 순하지만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때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의 핸드폰에 전화가 왔고 그녀가 액정을 쳐다본다. 동시에 찡그렸던 미간이 펴지고 세상에 둘 도 없는 환한 웃음을 짓는다. 처음인 것 같다. 그녀가 따뜻하다고 느껴진 것이

 

 

 

비교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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