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시슬리 향수 1탄!
드디어 독자님들에게 시슬리 향수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걸 소개해드리는 것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요청리스트와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선택하였다. 시슬리 오드깡빠뉴, 시슬리 스와르드륀이 그 주인공이다. 시슬리 향수들은 한국에 많이 알려진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덜 알려진 것 같다. 하지만 고급 향수, 고급 브랜드, 그리고 남들이 잘 모르는 향수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 있는 향수이다. 근데 여기서 중요 사항이 있다. 시슬리 향수는 특유의 매우면서 진한 풀(?) 내음이 있기 때문에 정말 시향이 필수다.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좋아하는데, 싫어하는 사람은 질색할 정도로 향기의 두께감이 있기 때문이다. 구매 전에 꼭 시향해 보시길 바라며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시슬리 향수는 과연 어떨까?
시슬리 오드깡빠뉴(Eau de Campagne Sisley for women and men)
<사진출처 : blogdosgotas.blogspot.com>
시슬리 오드깡빠뉴 Perfume Pyramid |
단일노트 : 베르가못, 플럼(자두), 파츌리, 머스크, 갈바넘, 바질, 쟈스민, 오크모스, 베티버, 릴리오브밸리(은방울꽃), 토마토 잎, 제라늄, 레몬 |
시슬리 오드깡빠뉴를 뿌리면 처음엔 진한 레몬 냄새가 난다. 순수한 레몬이라기 보다는 레몬 + 오렌지를 섞어서 밀도 있게 짜낸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설탕을 살짝 뿌린 달달함도 느껴져서 레몬 맛 혹은 오렌지 맛 사탕이라고 표현해도 얼추 맞을 것 같다. 근데 재미있는 점은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시는 그러한 싸구려 맛 레몬 사탕이 아니라 산에서 캔 레몬이라고 해야 되나? 몸에 좋은 쑥, 갓, 약초 같은 성분도 포함이 된 레몬 사탕 같다. 사실 정말 확대해서 맡으면 토마토가 섞여서 이런 밸런스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건 잠시 보류하기로 하자. 어쨌든 이 특유의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은 특유의 씁쓰름하고 달달한 냄새 때문에 내가 솔 나무 숲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숲의 냄새가 난다기 보다는 뭔가 그냥 씁씁하고 아로마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레몬 향기가 뒤로 슬금 슬금 도망가면서 전체적인 향기의 속성이 바뀐다. 솔 나무와 깻잎 같은 나물을 섞어서 만든 파스에서 날 법한 ‘화~~’한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펜할리곤스 향수에서 나는 그 특유의 화~한 느낌과 조금 닮은 것 같다. 어쨌든 많이 맵지는 않지만 ‘시슬리 오드깡빠뉴를 밥에 싸먹으면 맛으로 먹기보다는, 건강 때문에 먹겠는걸?’ 이라는 말이 적당한 강도다. 사람 보다는 자연에 가까운 밸런스를 보여주는 것 같다. 향기의 온도는 약간 서늘한 편이며 나무 그늘 안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바람이 부는 시원함이 아닌 그늘진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선선함이다. 전체적으로 향기가 약간 한방 같은 느낌이 있다. 서양에서는 상당히 낯설 수 있지만 아시아, 적어도 한국에서 만큼은 꽤 친숙한 향기일 것 같다. 떠오르는 향기는 물기에 젖은 이끼, 어두운 녹색이다. 시간이 더 지나면 이 특유의 몸이 좋아지는 것 같은 녹색 한방 냄새가 부드럽게 변하면서 마무리 된다.
시슬리 오드깡빠뉴를 장면으로 묘사하면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나는 지금 푸르른 나무들이 가득한 울창한 숲, 시슬리 오드깡빠뉴에 와 있다. 사람들은 보통 숲에 쉬러 온다고 하는데, 여긴 ‘쉼’ 보다는 ‘정화’ 를 하러 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람 한 점 불지 않지만 높게 솟아 오른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항상 선선하다. 뜨거운 햇빛을 자신의 커다란 잎으로 가려주는 저 나무는 사시사철 녹색 빛이 짙다. 여러분도 이 자리에 와보면 아실 것 같다. 이 숲의 공기가 얼마나 깨끗하고, 경건하고, 경쾌한지 말이다. 뭔가 오염되지 않은 이 기분을 더 느끼고 싶어서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굉장히 짙고 알싸한 풀 내음이 폐 깊숙이 파고 들어온다. 도시의 공기와 분명 다르다. 공기가 상체를 이어 복부까지 깊숙하게 들어온다. 그리고 복부를 시작으로 내 몸 안의 불순물들을 데리고 다시 몸 밖으로 나간다. 숨만 쉬어도 내 몸이 정화되는 것 같다.
시슬리 스와르드륀(Soir de Lune Sisley for women)
<사진출처 : www.ebay.com>
시슬리 스와르드륀 Perfume Pyramid |
탑 노트 : 넛맥(땅콩), 코리앤더(고수), 만다린 오렌지, 페퍼오일(후추 오일), 베르가못, 레몬
미들 노트 : 미모사, 아이리스, 5월 장미, 복숭아, 쟈스민, 릴리오브밸리(은방울꽃)
베이스 노트 : 파츌리, 꿀, 샌달우드, 머스크, 오크모스 |
시슬리 스와르드륀을 뿌리면 처음에 정말 진하고 특이한 냄새가 난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항아리 같은 곳에 담겨 있는 기름에서 날 법한 냄새가 난다. 굉장히 묵직하면서 살짝 미끄러운 특유의 매운 향기다. 녹색 고추 보면 안쪽에 노란색의 작은 알갱이들 있지 않은가? 그 노란색을 깻잎 혹은 꽃에 막 비볐을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어떻게 보면 술을 담갔던 항아리에서 슬며시 올라오는 그 특유의 독한 느낌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 술은 단순히 집에서 먹는 게 아니라 신성한 종교의식에 쓰일 것 같은 경건함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시슬리 스와르드륀의 향기는 굉장히 뭔가 신비스럽고, 웅장하고, 귀족적인 느낌이 있다. 때문에 어느 정도 향기가 무겁고, 진하다 라는 표현도 적합하다. 그리고 조심해야 할게 향기가 특유의 독하게 웅장하기 때문에 펌핑을 많이 하면 머리 아플 수 있다. 소량으로 조금씩 뿌리는게 좋아 보인다.
시간이 좀 지나면 생 장미의 액기스만 살짝 추출한 후 꿀을 조금 덧바른 향기가 난다. 그러니까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나는 ‘장미 꿀’ 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꿀을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 놓고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그 위에 생화를 막 덧대었을 때, 밖으로 새어 나오는 그런 향기다. 향기의 질감은 "흙 묻은 장미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살짝 무거운 편이다. 다시 말해 여자화장품 특유의 분 냄새는 없지만 파우더리한 향수 만큼이나 강력하고 굵직한 무언가가 있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시슬리 스와르드륀은 처음부터 끝까지 특유의 맵고 알싸한 향기가 있다. 이게 처음에는 약간 향신료, 기름 같은 느낌으로 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생화처럼 변할 뿐이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만약 이러한 알싸함이 답답하다고 느껴지시면 이 향수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분명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절대적으로 조금만 뿌리시길 권장한다.
시슬리 스와르드륀을 장면으로 묘사하면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달빛이 쏟아지는 굉장히 몽환적이 방이 있다. 방 한가운데에는 보라색 빛 침대가 있고, 천장은 뻥 뚫려서 밤 하늘이 그대로 보인다. 하늘을 수놓은 수 많은 별빛이 신비롭게 아름답다. 다시 방을 살펴보니 침대에 한 여성이 앉아 있다. 반투명하게 몸이 비치는 얇은 천을 대충 둘렀는데 툭 치면 그대로 벗겨질 것 같다. 가만보니 여성이 한 곳을 계속 응시하고 있다. 그래서 그 시선을 따라가 보니 한 남성이 완전이 여성에게 완전히 매료된 표정을 짓고 있다. 낯선 남자가 창밖에 있어 두려울 법도 하지만 여성은 굉장히 당당하다. 아니, 당당함을 넘어 적극적으로 남성을 유혹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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