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공용향수]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 솔직후기

366일 2013. 3. 27. 01:01

향수 :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The Different Company Osmanthus)

 

소개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의 향수를 소개하기 전에, 오스만투스가 어떤 꽃인지부터 알아야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오스만투스는 2년에 한 번 꼴로 발아하며 보통 10월에 핀다고 한다. 종류는 금목서와 은목서가 있는데, 금목서는 노란색, 은목서는 하얀색을 띈다.

국내에서는 남부지방에서만 가로수로 쓰이는 금목서 정도만 볼 수 있고, 그 위로는 경험하기 힘들다. 보통 중국에서 자란다고 한다.

그래도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첨부하는 친절함(?)




 

(위 사진은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에 주로 쓰인 은목서이다.)


 

이렇게 생긴 꽃이다.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의 조향사는 장 클로드 엘레나 라는 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니치향수다.

(니치향수란 천연향료를 사용하여 엄선한 재료로 소량 생산하는 향수)

향기

  : 만다린 오렌지베르가못그린노트

미들 : 오스만투스자스민제라늄

베이스 : 머스크장미



 


이번 글은 특이하게 오스만투스라는 꽃의 정체부터 설명을 했다.

사실 왜 그랬냐면

솔직하게

용기를 가지고 고백하겠다.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를 뿌리면

정말 개인적이지만

어떠한 이미지도 떠올릴 수 없었다.


향이 나긴 나는데, 도무지 어떤 상황이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정말 내 인생경험이 엄청 부족하구나 라고 느껴지는 동시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비슷한 상황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오스만투스라는 향을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지 않은가? 향수에서 분명히 오스만투스의 향이 강하게 나는데, 우린 오스만투스 그것도 은목서의 향을 맡아본 적이 없으니...

덕분에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오랜시간 여러 번 발품을 팔아서 향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느낌이 안와……(울음)

 

어쨌든, 나름 향의 느낌을 최대한 전달해보면 이렇다.

 

비누냄새 + 꽃 향기 + 잡초풀내음 + 한약냄새 + 마지막엔 아주 살짝 장미향

 

여기서 나는 꽃 향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면 장미향, 라벤더 이런 것들 말이다. 오스만투스의 사진을 보면 나비, 벌좀 꼬실것 같은 향이 날것 같은데 실상 그렇지 않다.

 꽃 향기가 굉장히 연약하면서 뭔가 잡초 같은 냄새가 난다.

좀 더 이미지를 그려보자면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피는 꽃에서 날 것 같은 향기다.

 

알레스카 산맥에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려고 한다.

산맥의 윗 쪽에는 눈이 쌓여 있고, 아래 쪽에는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산맥의 눈과 초원을 구분 짓는 경계선 그 사이에 자그마한 호수가 있다.

그 호수 뒤 한 켠에 햇빛을 몰래 쬐고 있는 여리여리한 꽃이 있다.

이번 겨울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꽃을 활짝 피우고 향기를 내뿜으려 하고 있다.

다만, 향기를 너무 강하게 내면 동물들에게 먹힐 까봐 조심스럽게 향을 뿌린다.

향기는 싱그러우면서 호수의 물을 한껏 먹은 듯 하다. 다만 나비가 올 것 같진 않다.

줄기가 너무 얇아서 지나가던 동물이 실수라도 밟으면 바로 죽을 것 같다.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려 향기도 강하게 내지 못하고, 정말 조심스럽게 눈치 보면서 살아가는 그런 꽃 같다.

 

 

시중의 흔한 과일향도 나지 않는다. 봄에 만발한 꽃 향기도 아니다. 녹차처럼 고소한 향도 아니다. 풀 내음이 살짝 나면서 약재로 쓰면 좋을 것 같은 냄새다. 그렇다고 쓰거나 텁텁한 향은 아니다. 살짝 시큼한 느낌도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 장미향이 살짝 나면서 여자화장품의 파우더리한 느낌도 조금 난다. 하지만 이것조차 정말 강도가 약하다.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는 전체적으로 사람을 안정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향인 것 같다.

 

결론

우선 시중에서는 더 디퍼런트 컴퍼니가 오스만투스, 그 중에서 은목서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즉, 한국사람들은 오스만투스의 향을 잘 모르기 때문에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게 되는 것이다.

뭔가 나만의 개성을 찾고 싶다 하면 이 향수를 추천한다. 그런데 향의 느낌이 전체적으로 흐릿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미지 각인이 힘들 것 같기도 하다.(그럼 뭐지...)

남성보다는 여성분들에 더 적합한 향수인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향수보다는 어떤 특별한 컨셉이 있는 방의 방향제로 쓰는 것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이미지를 다루는 향이라기 보다는 정서를 달래주는 향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향의 이미지가 너무 약해고 여리여리해서 뿌리고 가도 사람들이 잘 모를 것 같다. 

향이 좋다 나쁘다 평가를 하지는 못하겠고, 꼭 이러한 향이 사람이 뿌리는 향수로 나와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방향제 혹은 아로마테라피 등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어도 괜찮을 것 같다.


PS) 366일 향기나는 블로그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실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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