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Silver Mountain Water Creed for men)
소개
이미지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astyle&logNo=20175141740)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는 아로마틱 향기를 표방해서 나온 남성 향수다.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솟아나는 물을 보고 만들었다고 하는데 벌써 이름만으로도 거창한 것 같다.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의 런칭 년도는 1995년 이며 올리버 크리드(크리드 6세대)가 조향 하였다.
크리드 브랜드는 니치 향수계에서도 상당히 고가에 속하는 제품으로 이번에 소개할 향수도…상당히 비싸다. 물론 남성분들이 몇 년 동안 향수를 꾸준히 쓰면서 욕심을 부리고, 눈이 높아지면 결국에는 이런 니치 향수를 한 번쯤 건드리게 되어있지만…^^
사실 크리드 향수가 이렇게 비싼 이유는 250년이라는 오랜 역사도 한 몫 하는 것 같고, 대량생산 하지 않고 가문의 업으로 조향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뭐 그 외에도 마케팅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겠다. 그리고 니치 향수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보통 니치 향수라 하면 순수한 자연의 재료들로만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시중에 있는 일반의 인공향료를 넣은 향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천연향료를 많이 넣은 것일 뿐이다. 얼마나 더 들어갔는지는 브랜드 마다 그리고 향수마다 다르다.
물론 순백색의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도 마찬가지이다.
어쨌든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베르가못, 만다린 오렌지 미들 노트 :’ 그린티, 블랙 커런트 베이스 노트 : 갈바눔, 머스크, 샌달우드, 페티그레인 |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를 뿌리자마자 상쾌한 물과 시원한 얼음… 알레스카의 시원한 풍경… 이 생각나는 향이 맡아지기는 커녕
완전한 수컷의 냄새가 느껴진다. 혹은 고급 세단에서 날 것 같은 향기다. 아베크롬비 피어스(아베크롬비 옷에서 나는 냄새)와 향이 굉장히 유사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처음에는 이런 고급 자동차 냄새 + 남자냄새에 약간의 주황색깔 오렌지 냄새가 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오렌지 냄새가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그 빈틈을 매운 냄새가 치고 올라온다. 이 매운 냄새는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향 전체를 감싸고 보호하고 있는 느낌이다. 꽉 안고 있다기 보다는 살포시 안고 있다는 느낌? 코를 탁- 치고 들어오는 매운 느낌이 아니라 그냥 묵직하게 매운 향이 다가온다 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역시 매운향에도 종류가 많으니 예를 들어보면 생강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아베크롬비 피어스는 후추처럼 코를 톡톡 쏘는 느낌이 있었는데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의 매운 향기는 생강을 물에 푹 절여놓고 그 근처에 갔을 때 날 것 같은 향이다.
신기한 점은 여기까지가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미들노트 까지의 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향이 사람에게서 날 것 같다는 생각이 안든다. 그렇다면 굉장히 자연적이고 아로마틱한 느낌이 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뭐랄까… 인간적이라기 보다는 인위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할까? 예를 들면 고급 자동차 문을 벌컥 열었을 때 날 것 같다거나,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 고급 매장에 막 들어갔을 때 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서 미들 노트와 베이스 노트 사이에 들어가면 기존의 매운 향이 슬그머니 증발을 한다. 그리고 꽃과 녹차를 섞은 것 같은 그런 부드러운 향이 난다. 꽃 냄새라기 보다는 풀 냄새, 풀 냄새라기 보다는 역시 녹차 냄새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향이 점점 거품이 일듯이 부드러워진다. 초반에 강하게 났던 그 인위적인 느낌이 있긴 있었나? 할 정도로 향기가 정말 부드러워 진다. 시간이 지나면 희미하게 남아있던 녹차 냄새도 없어지면서 라떼의 거품이 생각나는 그 정도의 달달함이 느껴진다.
[Update]
14.01/16 : 전체적으로 한증막의 수분감이 존재합니다. 탑 노트와 미들노트까지 크리드 밀레지움 임페리얼과 형제라고 느껴질 정도로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현재 향기의 묘사가 조금 정확하지 못합니다. 추후에 더 수정할테니 지금은 그냥 느낌만 봐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의 상황극은 먹을 것에 비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손님 주문하신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라떼 나왔습니다.”
고급스러운 하얀 찻잔에 가득 담긴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라떼가 눈 앞에 놓여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하얀색과 파란색의 조화를 이루는 색깔을 기대했는데 녹색이 가득하다. 잔에 손을 가져다 대보니 상당히 시원함을 기대했는데 그냥 미적지근하다. ‘이게 왜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라는 이름을 달고 있을까?’ 를 궁금해 하며 결국 한 모금 마셔본다.
후릅-
나는 예상치 못한 맛에 깜짝 놀랐다. 색깔이 녹색이어서 굉장히 수풀이 가득하거나 씁쓰름한 맛을 기대했는데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자동차의 고급 시트에 흘린 물을 먹는 기분이다. 굉장히 알 수 없는 기름친 맛이 느껴진다. 하지만 불쾌한 맛은 아니고 기분이 울적하거나 미팅이 끝나고 나서 기분을 달래러 나온 직장인들이 아메리카노 대신 마시면 적당할 것 같은 맛이다. 살짝 주황색 오렌지 맛도 나는 것 같은데 이게 과일 맛이 맞는지 확신이 서진 않는다. 여러 가지 과일이 섞인 것 같다. 억지로 과일을 끄집어 내자면 사과와 오렌지 계통인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다.
[여기까지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탑 노트]
맛이 너무 애매모호하다고 판단한 나는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를 조금 더 깊이 마셔본다. 거품과 함께 안에 있는 진한 액체까지 입 속으로 같이 흘러 들어오는데 이제는 조금 맛이 쓰고 맵다. 녹차 같은 풀보다는 몸에 좋은 생강 같은 걸 더 많이 집어 넣은 것 같다. 맛이 푸르죽죽 하면서 얼큰하고 알싸하게 매운 맛이 있다. 코를 톡톡 치는 매운 맛이라기 보다는 혀 전체를 휘감아 돌아 깊게 여운을 주는 매운 맛이다. 맨 처음 먹었을 때 보다 훨씬 시원하긴 한데 이게 시원하다기 보다는 입이 싸한 느낌에 가까운 것 같다.
[여기까지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미들 노트]
계속 나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는 맛 때문에 너무 놀란 나는, 잠시 숨을 고른 후에 다시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는데 기존의 녹색과 하얀색이 섞여서 정말 예쁘게 빛나는 여리여리한 녹색이 있는 것이다. 깊게 마셔보니 이전과는 맛이 너무 다르다. 기존의 몸에 좋았던 약초들이 들어갔던 느낌에서 지금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꽃과 풀잎이 함께 들어간 느낌이다. 녹차 맛이 난다 라고 하긴 힘들지만 비슷한 향 혹은 그러한 맛이 얼핏 나는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건 우유 맛이 더 많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우유가 밑에 깔려 있다기보다는 내가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의 상단 부분을 먹는 동안 자기들이 알아서 섞여서 조화를 이룬 맛이라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맛이 너무너무 부드럽다.
신난 나는 더 빠른 속도가 흡입을 시작하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우유와 캬라멜 같은 달콤함이 더 많이 느껴진다. 잠깐 입을 때서 밑부분을 보니 아까의 녹색은 다 어디로 가고 하얀색만 남았다. 만년설 위에 살포시 쌓여있는 눈처럼 그렇게 잔 밑에 살포시 깔려 있었다.
[여기까지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미들~~베이스 노트]
결론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의 향기는 꽤 괜찮은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언제 어디서나 누가 사용해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 그리고 처음과 마지막이 꽤 다른 다이나믹 하면서도 굉장히 부드러운 향조의 변화를 가지고 있다. 즉, 뿌리는 타이밍에 따라서 상대방에게 색다른 감각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소리이다.
그러면 많은 분들은 이렇게 물어보실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거 366일님 믿고 확 지릅니다?”
그럼 나는 솔직하게 이렇게 대답해 드리고 싶다.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가 그만한 돈 값을 하는지에 대해선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향기가 서프라이즈 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가격 보다 살짝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사실 서프라이즈한 향의 존재 자체가 말이 안되긴 하지요. 어쨌든 기대를 많이 해서 상대적인 실망감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하지만 향기는 분명히 좋고 호불호도 잘 갈리지 않을 것 같으니 가끔 기분 전환이 필요하거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무언가 큰 돈 주고 지르고 싶다 혹은 가격과 상관없이 향이 정말 마음에 든다 라는 느낌이 들 때 사시는게 적합할 것 같습니다.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물론 사셔도 괜찮습니다. 만약 이게 현재 가격의 절반이라면 저는 질렀습니다.”
PS)
1. 옛날에 블로그에 놀러오신 분 중 한분이 이런 부탁을 하셨어요. '향수 전문 브랜드의 향수들도 리뷰해 주세요~'
이제 시작입니다. 시향하기 힘들었던 희귀한 향수, 값비싼 니치향수들이 순차적으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
2. 하단의 댓글과 VIEW ON 추천버튼(손가락)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3.『366일 향기나는 블로그』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오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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