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방 미 (Lanvin Me Lanvin for women)
소개
랑방 메리미는 너무나 유명한 향수다.
거기에서 ‘메리’라는 글자가 빠진 랑방 미는 2013년 4월 새롭게 출시된 향수다.
이미 베스트셀러인 랑방 메리미와 뭐가 다를까?
왜 굳이 기존의 이름을 유지하면서 랑방 미 라고 명명했을까?
조향사는 Domitille Bertier라는 분인데 이 분도, 굵직굵직한 향수들 많이 만드셨다.
랑방 잔느 쿠튀르, 불가리 비트, 끌로에 오드 플뤼르 등등 정말 많다.
그럼 본격적으로 랑방 미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만다린 오렌지, 블루베리 미들 노트 : 감초, 투베로즈, 장미 베이스 노트 : 샌달우드 |
랑방 미의 첫 향은 새큼하면서 플로럴한 느낌이 난다. 차가운 느낌의 향이긴 한데, 이상하게 시원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상큼함과 새콤함의 사이에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초반의 상큼한 느낌이 조금 가라앉고, 향이 여리여리 해진다. 그리고 블루베리 향이 은은하게 존재감을 과시한다. 블루베리 라는 큰 기둥에 가벼운 꽃 향기들이 피어난 느낌이라고 할까? 달달한 향은 존재하지만, 향이 달짝지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랑방 미가 과일 향에 가까워요, 꽃 향기에 가까워요 라고 물으신다면 조금 고민하다가 꽃 향기라고 하겠다.
전체적인 기본 베이스 향기는 블루베리 향이 맞는데, 과일 향이다! 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꽃 향기는 아닌데, 꽃 내음이 난다! 라고 말하고 싶다.
랑방 미를 좀 더 느껴보면, 물에 살포시 담가 놓은 꽃이 생각난다.
즉, 물 내음이 난다. 맹맹하다는 소리는 아니고 블루베리, 혹은 꽃을 물에 담가놓은 느낌이다.
뭐랄까… 약간 이미지로 묘사를 해보면 이럴 것 같다.
『소나기가 거침 없이 내리고, 그 비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꽃이 있다.
곧 부서져라 내릴 것 같던 소나기가 지나가고 구름 사이로 해가 뜨기 시작한다.
아직 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꽃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랑방 미의 이런 물 내음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미소를 짓던 꽃이 바닥에 고인 물 속으로 조금씩 잠기는 느낌으로 변한다.
물 내음이 심해진다기 보다는, 기존에 강하게 정체성을 유지하던 블루베리와 꽃 내음이 공기 중으로 흐드러진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살짝 달달한 향기와, 새콤한 향기가 서로 어울리며 짝짝 꿍 하는 것 같다.
랑방 미와 어울리는 상황극은 이런 느낌이다.
'랑방 미' 티를 주문해보자.
"손님 주문하신 '랑방 미' 티가 나왔습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잔에, 우아하게 담겨 나온 '랑방 미'티는 매우 기품있어 보인다.
색깔은 전체적으로 푸르스름하고 붉은 계통이지만, 어떤 색이다 라고 정의하기는 힘든 것 같다.
코 끝을 잔에 가져다 대고 흠- 하고 향을 음미해 본다.
살짝 물내음이 섞여서, 블루베리 특유의 상큼함이 느껴진다.
'좋은데?'
라고 생각한 나는 스푼으로 휘적 휘적 젓고서는 조심 스럽게 '랑방 미'티를 입에 가져다 댄다.
꿀꺽-
생각보다 차가 뜨겁지 않다. 오히려 살짝 식은 느낌마저 든다. 이게 뜨겁게 나오는 차가 아니였나 보다.
블루베리를 기초로 한 맛이 굉장히 새초롬하다.
[여기까지가 랑방 미 탑 노트]
'랑방 미'티를 좀 더 음미하고 싶었던 나는 잔을 내려 놓고 주위를 둘러 본다.
꽤 분위기가 좋은 카페인데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나 빼고 다 커플인 것 같다.
기분이 갑자기 씁쓸하면서 우울해진다. 나는 혼자서 여기서 무슨 궁상을 떨고 있는건가.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건 나만의 착각일까?
어서 빨리 '랑방 미'티의 상큼함으로 나의 속을 달래줘야 할 것 같다.
서둘러 잔을 입에 대고서, 꿀꺽- 꿀꺽- 하며 랑방 미를 두 세 모금 연속으로 마신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초반보다 더 미직지근해져 있다. 이 정도 온도면 원샷도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블루베리 성분이 밑으로 가라 앉았는지, 초반보다 물 맛이 조금 더 강한 것 같다.
여전히 상큼하면서 새초롬한 향은 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혀끝까지 전달되는 느낌은 아니다.
단순히 블루베리향만 나는게 아니구나? 무언가 다른 꽃 같은 재료들을 섞었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내 가슴 아픈 속을 달래주고 싶었는데 뭔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설탕을 좀 덜 넣어서 그런가...?
[여기까지가 랑방 미 미들 노트~베이스]
결론
향수를 포스팅 하다가 느꼈는데, 여름과 봄이 되면 싱그럽고 플로럴한 느낌의 향수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향수들 대부분이 뭔가 싱그러움과 상쾌함을 주기 위해서 '물 내음'을 섞는다.
물 내음을 내기 위한 재료들은 브랜드 마다 다르다. 꽃을 쓸 수 도 있고, 과일을 쓸 수도 있고
실제로 워터 노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 어쨌든
향수의 완성도와 호불호는 거의 여기서 갈리는 것 같다.
각 향수의 고유한 개성과, 물 내음의 밸런스를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
랑방 미는 실패했다고 말하기엔 밸런스 조절을 잘 했지만
엄청나게 매력적인 향기라고 말하기에는 흔하거나, 뒷 끝이 약한 느낌이 든다.
랑방 미가 좀 부족한 향수라기 보다는
기존의 랑방 메리미가 가진 파워가 너무 강력하진 않았을까?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라는 향수를 좋아하신다면, 랑방 미도 좋아하실 것 같다.
랑방 미는 전체적으로... 그래도 무난한 라인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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