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Keiko Mecheri Les Nuits D'Izu for women
최근 몇 주 동안 대중적으로 유명한 것들을 다뤘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예 국내에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향수를 준비했다. 아마 독자님들이 구하고 싶어도~ 구하기 힘드시지 않을까(?) 하는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사악한 미소를 지어본다.
이번 주인공은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라는 향수인데, 베버리 힐즈에 자리를 잡고 미국쪽에서 니치향수를 전개하는 브랜드다. 몇년 전까지는 한국에 수입이 되었던 것 같은데 현재는 수입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확실하진 않다). 케이코메쉐리 브랜드 중에서도 굉장히 다양한 향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레 느 디쥬를 들고 온 이유는 향수추천 해드릴때 블로그 여성독자님들이 가장 많이 요청해주셨던 '너무 여성스럽진 않으면서 중성적이면 좋겠지만 그래도 여성스러운...! ' 이라는 컨셉에 되게 잘 부합하는 향수이기 때문이다. 아, 비누향기 좋아하시는 분들도 주의깊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의 향기는 어떨까?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의 향기
단일노트 ㅣ 유자, 장미, 모과나무, 연안지역 모스, 히노키, 크리스탈 머스크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TOP/MIDDLE NOTE
『얇게 썰어낸 유자와 모과』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의 첫 향기는 정말 얇게 썰어낸 유자를 살짝 입에 물고- 고양이가 털 핥듯이 아주 조심스럽게 혀로 쓸었을 때 날 것 같은 상큼+부드러운 향기가 난다. 여기서 중요한건 고양이가 그루밍 하듯 아주 조심스럽게 혀로 얇게 썰린 유자를 핥은 질감이라는 것이다. 분명히 상큼한데 시지 않고, 고양이 털처럼 굉장히 부드럽게 하늘 거리는 비누 향기가 난다. 게다가 잔잔하게 퍼지는 우디노트의 우아한 부드러움이 뭐랄까… 여성분들 슬렉스 중에 핏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편안하게 하늘거리는 것들 있지 않은가? 딱 그런 형태의 하늘 거리는 단정한 슬랙스가 생각난다.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MIDDLE/BASE NOTE
『잔잔한 자취 같은 뽀송한 유자+모과 비누의 거품』
시간이 지나도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의 큰 향기 변화가 있진 않다. 계속해서 깔끔한 핏의 단정한 베이지색 슬랙스 또는 그러한 류의 복장이 생각나는 모던한 느낌의 유자 비누향기가 난다. 새로 산 슬랙스를 손으로 쓰다듬었을 때 손 끝에 닿는 그 부드러운 촉감-! 딱 그러한 촉감을 가진 섬세한 질감의 비누향기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슬랙스 주머니 안쪽에 얇게 썰어낸 유자를 넣고, 장미와 함께 맡으면 이런 향기가 날까?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상황극
“이렇게 있으니까~ 우리 좀~ 멋있는 것 같지 않아?”
아나운서를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의 안정되고 차분한 발성. 그렇지만 굉장히 섬세하게 퍼지는 목소리 덕분에 우아하고 여성스럽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언니 특유의 말투, 나도 모르게 익살스럽게 웃음을 지으며 언니 말투를 따라하게 된다.
“언니~ 그러네요~ 우리 뭔가 좀~ 멋있는 것 같아요? 키킥”
그러자 언니는 “뭐야 얘는 또 놀려~” 라며 내 어깨를 가볍게 툭툭 친 후 머리를 샤랄라 휘날린다. 근데 머리를 날리는 그 행동마저 고양이가 스스로를 그루밍 하는것 처럼 굉장히 세련되고 정돈된 느낌이 난다. 게다가 참 신기한 게 언니의 저런 자아도취적인 이 행동들이 밉지 않고 참 사랑스럽다는데 있었다.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언니를 처음 봤을 때는 무슨 주말드라마에 나오는 악녀같이 부티나게 생겨서 잔뜩 쫄았었는데….
“바람도 좋고~ 주문한 브런치도 맛있을 것 같고~ 너무 좋다아~”
단지 하늘이 파랗다는 이유만으로도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런 여자였던 것이다. 하얀 치아를 드러내면서 씩- 웃는 저 웃음마저 어찌 저렇게 예쁠 수 있을까.
“언니”
그러자 언니는 무척이나 나를 귀여워하는 눈빛으로 턱을 당기고, 자세를 단정하게 고친 후 귀를 기울여준다.
“언니는 예쁘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가끔은 지겹죠?”
그러자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언니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특유의 중저음인 목소리로 나직하게 말했다.
“재수없어도 뭐라고 하지마,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그리곤 내 두 손을 살며시 꽉- 잡아주는 두 손. 고개를 들어보니 사슴처럼 반짝거리는 커다란 눈동자와 약간은 사납게 내려앉은, 어떻게 보면 도시적인 눈매가 약간 설레이는 느낌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들어도 들어도 안 질려, 너무 좋아! 나 예뻐?”
“알면서 괜히 왜 또 물어봐요!”
그러자 언니는 다시 하얀 치아로 세련된 미소를 짓더니 “흐흐흥” 거리며 웃음을 터뜨리며 제자리로 돌아가 포크를 손에 쥐고 크게 외쳤다.
"기분 좋으니까 내가 쏜다!"
결론
향수의 처음부터 끝까지 연예인 구재이가 생각났다.
못된 역할을 도맡아 할 것 같은 오밀조밀한 인상인데, 알고보니까 완전 자기애 쩌는(밉지 않은) 성격에 주변 분위기도 잘 살피고, 상대방 배려도 굉장히 신경써서 하는 그런 느낌 말이다. 물론 구재이씨 성격이 실제로 그런진 알길이 없으나...!
치렁치렁한 여성미가 아니라 굉장히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이 있으니, 평소에 이런 형태의 스타일링을 하는 여성독자님들이 사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우리 주변이나 다른 니치향수 중에서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와 겹치는 향조를 본 적이 없고, 은은하면서도 굉장히 신선한 밸런스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시면 시향을 꼭 해보시길 권장해드리고 싶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서 구재이 영상 링크를 해놓았으니, 나중에 가볍게 살펴보시길!
케이코메쉐리 레 느 디쥬 요약
[연령]
20대 중반 이후 – 무관
[성별, 여성적]
세련된, 자아도취적, 도시적인, 성격은 완전반대
[계절]
사계절
[지속력+확산력]
★★★☆(3.5/5.0)
[질감]
유자와 모과의 상큼함을 얇게 가진
아주 부드러운 비누거품 같은 향기가
세련된 슬랙스처럼 깔끔하게 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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