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남녀공용] 아닉구딸 릴오떼 : 정화되고 개운한 오스만투스

366일 2017. 6. 6. 23:25

향기나는 리뷰

 

아닉구딸 릴오떼

Annick Goutal L’Ile au Thé for women and men

 

 

 

 

 

 

이번엔 여름에 사용하기 좋은 아닉구딸 향수, 아닉구딸 릴오떼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아닉구딸의 조향사가 2009년 한국의 제주도를 여행하다가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2011년 아모레퍼시픽이 아닉구딸을 인수하며 내놓은 첫 로컬 디렉팅인 것 같기도 하다. (그냥 개인적 생각)

 

어쨌든 제주도 특유의 깨끗한 느낌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몇 개월 동안 독자님들께 소개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렸던 향수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아닉구딸 릴오떼를 사용하시는 독자님들에게 좋은 피드백 사례도 상당히 많이 받았으니, 어느정도 대중성도 확실히 겸비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아닉구딸은 쁘띠쉐리랑 릴오떼가 주변 반응이 좋은 듯...?!

  

 

*참고로 아닉구딸 릴오떼는 여성용 남성용이 따로 출시가 되어 있는데, 향기 자체는 동일하다고 합니다.

근데 확실히 비교해보진 못해서...! 우선 포스팅은 여성용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아닉구딸 릴오떼의 향기


탑 노트 ㅣ 만다린 오렌지, 스파클링 노트

미들 노트 ㅣ 티(tea), 오스만투스, 아프리콧

베이스 노트 ㅣ 화이트 머스크

 

 

 

아닉구딸 릴오떼 TOP/MIDDLE NOTE

『흐드러지게 핀 감귤농장에 석양이 진 향기』

 

 

아닉구딸 릴오떼의 첫 향기는 제주도의 커다란 감귤 농장에 들어섰을 때,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이 감귤 농장의 푸른 잎들을 쓸어가면서 잎들이 한쪽으로 쓰러질 때 날 것 같은 향기가 난다. 그리고 그 풍경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감귤 농장으로 성큼성큼 들어가고, 흐드러지게 양 옆으로 피어 있는 감귤 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 그늘진 푸른 잎사귀와 스파클링한 통통한 감귤이 뒤섞인 느낌의 향기가 바로 펼쳐진다. 감귤 의 프루티한 느낌보다는 감귤 나무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싱그러운 잎들의 그늘진 면. 에 가까운 느낌의 티(Tea)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아닉구딸 릴오떼 MIDDLE/BASE NOTE

『오스만투스 꽃바람에 건조되는 하얀 린넨셔츠』

 

시간이 지난 아닉구딸 릴오떼는 조금 더 제주 특산품 감귤잎차. 같은 느낌의 고소하고 상큼한 향기로 변한다. 영양분 가득한 검정색의 부드러운 흙을 뚫고 솟아 오른 노란 금목서 꽃과 감귤의 꼭지에 붙어 있는 녹색잎을 조심스럽게 따서 바구니를 가득 채운 다음, 잘 건조시킨 후 굉장히 잘게 가루를 내놓고 그걸 약간 시원한 물에다가 우려낸 듯한 향기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자연의 정기를 그대로 담은 듯한 청량한 Green 감과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살랑거리고 뽀송한 향기의 조화가 굉장히 경쾌하다. 저절로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

 

 

 

 

 

아닉구딸 릴오떼

상황극

 

 

 

 

 

6월 중순의 초 저녁

햇빛이 조금씩 붉게 물들어가는 어스름한 시간.

 

털썩-

 

나는 노란 금목서가 길게 펼쳐져 있는 아닉구딸 릴오떼 흙길에 배낭을 내동댕이 쳐놓고선 대충 눌러 앉았다. 감귤과 차(Tea)를 섞어 놓은 것 같은 금목서 특유의 쌉싸름하면서 톡- 쏘는 상큼한 향기가 굉장히 유쾌하다. 마치 아닉구딸 릴오떼에 부는 바람만으로도 개운하게 샤워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이 곳의 공기는 항상 이랬다.

 

냉장고 문틈사이로 새어나오는 공기처럼 시원하다고

 

이 곳에서 나는 금목서의 깨끗한 향기를 그렇게 농담조로 말했던 사람은 아마 그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항상 해맑은 웃음과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같이 있는 사람의 기분까지 청량하게 만들어줬던 그 사람. 이별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걸까? 갑자기 심장이 쫄깃해지면서 온 몸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른다. 그렇지만 나는 이 기분을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것 마냥 서둘러 배낭에서 가장 시원한 캔맥주를 꺼냈다. 그리곤 금속성의 차가운 촉감을 그대로 느끼며 검지로 따개를 잡고- 시원하게 들어 올렸다.

 

-! 파바아아---

 

맥주가 엄청 흔들렸었는지 미처 손쓸 틈도 없이 맥주 거품이 사정없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찰진 욕과 함께 오직 먹겠다는 일념으로 급하게 얼굴을 들이밀었고

 

풉브브르- 푸합- 캌ㅋ---”

 

뚝뚝뚝...

생맥주로 온 몸에 들이부은 생쥐 꼴이 되어버렸다.

 

"아... 모처럼 이별감성에 취할라고 했더만..."

 

순간 아닉구딸 릴오떼의 시원한 산들바람이 너 뭐하냐ㅋ라고 놀리며 지나가는 듯 펄럭거리며 스쳐지나갔고, 가볍게 머리를 흔드는 느낌이 헤어졌던 그가 머리를 만져줄때와 유사해서 나도 모르게 살짝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결론


 

사실 향수의 좋고 싫음이라는게 외부적인 요소, 가령 날씨나 기분, 옷차림 등등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의 아닉구딸 향수는 굉장히 깨끗한 느낌의 상큼한 향기와 잔잔하게 스쳐 지나가는 바람같은 서늘함 까지 같이 가지고 있어서, 이상하게 향기가 불편하지 않았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때도 향기가 산뜻하게 느껴졌던 몇 안되는 향수라고 할까?

 

시향지에서는 풀과 허브류의 Green 한 느낌이 조금 더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막상 착향을 해보면 진짜 부드럽고 상큼한 향기가 더 가미가 되어서 괜찮아지는 것 같다. 아닉구딸 릴오떼는 구매 전 꼭 착향을 해보길 권해드리고 싶다. 

 

  

중성적이고 깨끗한 향수 찾는 분들에게 추천!

  

 

 

아닉구딸 릴오떼 요약


[연령]

무관

 

[성별, 중성적(자연풍경)]

선선한 그늘, 상큼한 갓귤, 개운한 허브

 

[계절]

봄, 여름

 

[지속력+확산력]

★★★☆

 

[질감]

녹색잎이 무성한 감귤농장 한가운데를 거닐며

서늘하게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깊숙히 마실때

폐끝까지 차오르는 오스만투스+Green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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