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클린 리저브 웜코튼
CLEAN RESERVE WARM COTTON
21살때였나…? 백화점 매장에서 ‘비누향수’를 컨셉으로 만든 클린 향수라는 것이 새롭게 나왔다고 해서 시향을 했을때, '정말로 비누향기가 나네~!' 이러면서 엄청나게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클린 향수를 5개 정도 수집 했었고 혼자만 클린 향수를 알고 있다며 뿌듯해 했는데…! 아주 예전에 엑소EXO의 백현 향수로 클린 웜코튼이 입소문을 타면서 엄청난 스타가 되어 버린 듯 하다. 지금은 한국에서 클린 웜코튼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것 같다.
이번 포스팅은 클린 웜코튼에서 느꼈던 청량함이 좋았지만, 다소 세제 가루가 뭉쳐 있는 특유의 알싸함을 너무 힘겨워 했던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클린 향수의 성공을 힘입어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따로 출시한 클린 리저브 브랜드-!
그 중에서 클린 리저브 웜코튼의 향기는 어떨까?
클린 리저브 웜코튼의 향기
탑 노트 ㅣ 알데하이드, 진저, 워터리 오조닉
미들 노트 ㅣ 그린민트, 페퍼 플로럴 어코드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인센스, 베티버
* 클린 리저브 웜코튼은 거의 단일노트인데, 조금 더 세분화 하였습니다.
클린 리저브 웜코튼 TOP/MIDDLE NOTE
『신형 LG 프리미엄 드럼세탁기에서 물에 녹고있는 고급 세제』
클린 리저브 웜코튼의 첫 향기는 새로 나온 LG신형 드럼세탁기에 프리미엄으로 따로 나온 하얀 세재가루를 넣고, 세탁기 자체에서 물을 콰르르르르--! 하면서 통을 채우고 있는 듯한 향기가 난다. 쏟아지는 수돗물 사이로 강하게 치고 들어가는 하얀 세제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완벽하게 녹아 들어가고, 바닥에 낙하한 차디찬 수돗물이 드럼세탁기의 홈에 부딪치며 사방으로 퍼질 때 날 것 같은 세제비누 향기다. 아직 세제비누 물이 조금 남아 있고, 이제 막 건조되어 가는 느낌의 물기 반, 건조된 느낌 절반의 새하얀 와이셔츠에 날 것 같은 청량하고 푸릇한 향기. 개인적으론 클린 웜코튼 보다- 수돗물이 바닥에 낙하하면서 옆으로 시원하게 퍼지는 느낌의 ‘물이 부서지는’ 느낌이 조금 더 도드라지는 밸런스인 것 같다고 느꼈다.
클린 리저브 웜코튼 MIDDLE/BASE NOTE
『빨래는 마친 촉촉한 새옷에 물기를 흡수시키겠다며 올려 놓은 드라이한 나무』
시간이 지난 클린 리저브 웜코튼은 나무향기가 슬며시 섞여 올라온다. 클린 리저브 향수 뚜껑을 보면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딱 그런 질감의 나무에서 날 법한 담백한 나무 향기가 베이스에 스르르 들어온다. 이해를 위해서 클린 리저브 웜코튼 뚜껑 사진을….!
<딱 이런 느낌의 나무질감>
동시에 향기가 초반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진다. 이걸 클린 측에서는 '플로럴 어코드' 라고 표현하는 것 같은데, 확실히 초반에 느껴지던 수돗물에 막 녹아들어가는 세탁세제의 가루 향기는 순하게 변하는 것 같다. 이제는 세제라는 느낌보다는 이미 빨래가 깨끗하게 되어 나와서 물기가 촘촘하게 있는 옷감을 보는 것 같다. 완전히 마르긴 했지만, 아직도 시원한 느낌의 청량감이 섬유에 그대로 베어 있는 느낌의 향기. 한 여름에 입으면 '앗 차거' 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 나올 것 같은 깨끗한 런더리 향기다.
클린 리저브 웜코튼
순수했지만
학교 청소시간, 괜히 너를 놀리고 도망을 가다가
나도 모르게 네 슬리퍼를 밟고 말았고
유학중인 언니의 선물이라며 그렇게 자랑하던 슬리퍼 밑창이
길게 찢어지던 그 순간, 클린 웜코튼은 앵두 같은 입술로 온갖 감정을 깨물어 대다가
울분을 삼키듯 물었다.
“너… 나 좋아해?”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뭐라도 말해야지,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던 그 상태 그대로
금방이라도 울음을 쏟아낼 것만 같은 클린 웜코튼의 그렁거리는 눈망울을 망연자실하게 보다가,
그저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부끄러움에
“내가 널 왜 좋아해”
라고 말해버렸고
너는 처음으로 엉엉 울면서 교실 문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그저 멍하니 있다가
남아 있는 책상을 드륵드륵 밀어내며 '내가 널 왜 좋아해...' 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저 길을 가다가
문득 아름다운 것을 볼때면
네가 지금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고
선생님에게 칭찬 받았다며
꽃잎처럼 하늘거리며 내게 달려오는 네 걸음에 맞춰
내 심장도 같이 쿵,쿵... 뛰었을 뿐인데
내가 널 왜 좋아해...
결론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서, 클린 웜코튼의 주변 반응(피드백)은 수년 동안 검증되었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사랑 받는 향수는 다 이유가 있는 법…! 클린 향수 측에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 기존의 클린 웜코튼에서 가지고 있던 포뮬러를 최대한 빈틈없이 가져가려 했던 것 같다. 동시에 프리미엄을 표방한 클린 리저브 라인인 만큼, 요즘 유행하는 ‘조말론 스러움?’ 같은 니치향수 느낌을 조금 더 첨가하려고 이렇게 저렇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포뮬러를 약간 더 바꿨어도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그렇게 하기엔 클린 웜코튼이 너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검증을 받았으니….! 아무래도 큰 도전이었겠지?
어쨌든 클린 웜코튼 보다 그 특유의 세제 내음은 많이 줄어들고, 대신에 촉촉히 물기 어린 플로럴 향기와 우디 노트가 조금 더 향기를 깔끔하게 잡아주고 있으니, 평소 클린 향수를 좋아하셨던 분들은 클린 리저브 웜코튼도 거의 좋아하실 것 같다.
+추가 레이어링 TIP)
레이어링이라는 것 자체가 원래 개인차이가 너무 심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 편인데, 클린 리저브 웜코튼은 통카빈류의 달콤한 향수랑 같이 섞이니까 정말 멋진 향기가 나는 것 같다. 혹은 베티버 류도 괜찮았다. (프루티는 아직 테스트 못해봄)
클린 리저브 웜코튼 요약
[판매처]
백화점 / 11만9천원(정가)
[연령대]
무관
[성별, 중성적]
빨래한 뒤 처음입는 옷의 촉감, 순수한 사랑, 첫 사랑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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