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남녀공용] 펜할리곤스 쿼커스 :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깔끔한 레몬토너

366일 2018. 2. 6. 21:24

향기나는 리뷰

 

펜할리곤스 쿼커스 EDC

(Penhaligon's quercus Cologne for women and men)

 

 

 

 

이번에는 영국 현지에서 정말 인기 많은 펜할리곤스 향수, 펜할리곤스 쿼커스 라는 제품을 들고 왔다한국에서는 아직 앤디미온, 아르테미지아 보다는 인지도가 확실히 부족한 느낌이 있는데, 펜할리곤스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쿼커스의 인기가 정말 상당하다. 뭐랄까언제 어디서나 뿌려도 좋다 라는 데일리 용의 향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확실히 동서양은 문화척 차이에 따른 향기의 선호도가 꽤 다른듯)

 

 

다시 돌아와서, 펜할리곤스 쿼커스의 재밌는 점은 이 향기를 맡는 사람의 성별에 따라서 향기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꽤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는 그런 것으로 보인다) 여성분들은 자기관리를 굉장히 잘하는- 꽃미남 계열인데 하는짓이 완전 상남자(?) 인 남성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고, 반대로 남성분들은 레몬과 꽃의 분내음이 섞인 여자향수라고 말하는 경우도 꽤 많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충격이었다)

 

 

 

성별마다 전달되는 느낌이 다른 것으로 보이는 펜할리곤스 쿼커스의 향기는 어떨까?

 

 

펜할리곤스 쿼커스의 향기


 

탑 노트 ㅣ 레몬, 라임, 만다린 오렌지, 베르가못

미들 노트 ㅣ 재스민, 은방울꽃, 카다멈

베이스 노트 ㅣ 오크모스, 샌달우드, 갈바넘, 머스크, 앰버

 

 

 

펜할리곤스 쿼커스  -미들 노트

 

펜할리곤스 쿼커스의 첫 향기는 상큼한 레몬과 쌉싸름한 모과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한 향기가 시원하게 퍼진다. 시원한 냉장고에 들어있던 토닉워터를 가져온 후, 술을 먹기 전에 입가심으로 한 모금 넣고 오물오물 했을 때 코 끝을 스칠 것 같은 향기다. 약간 술이랑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의 탄산수에서 나는 그 특유의 알코올성의 워터리한 느낌이- 레몬 첨가향 같은 느낌이랑 되게 잘 어우러져 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역시 은방울꽃과 재스민 특유의 플로럴 향조가 차분하게~ 워터리한 스킨 내음 밑에 숨어서 올라오는데, 남성분들은 이 쪽의 플로럴 향조를 깨끗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여성분들은 그 위의 워터리한 스킨단의 달콤한-(남성적인) 향조를 느끼는 경향이 더 컸다.

 

 

 

펜할리곤스 쿼커스  미들-베이스 노트


시간이 지난 펜할리곤스 쿼커스은 개인적으로는 남자 스킨에서 연상되는 그 특유의 찹찹 거리는 워터리함에 재스민 특유의 맑은 꽃 내음이 섞여 들어간 향기가 난다. 동시에 앰버와 머스크가 가진 특유의 뽀송한 향기가 둥실둥실 베이스로 들어가면서- 뭔가 전체적인 느낌은 굉장히 아로마틱하게 변한다. 코 끝을 스치는 느낌은 레몬의 상큼함이 있는데~ 향기의 전체적인 질감은 아로마틱하고 찹찹 거리는 느낌이 있다고 할까? 헬스장에서 격렬하게 운동을 마친 꽃미남이 샤워 후 옷을 주섬주섬 입는데, 멀리서 봤는데도 얼굴에 비해서 몸이 굉장히 좋은? 그리고 근처에서는 알 수 없는 깨끗한 스킨내음이 나는? 뭔가 그럴때 날 것 같은 향기다. 묘사가 조금 이해가 안가신다고 하면 CK ONE의 베이스 향조에 조금 더 우직한 느낌의 레몬과 플로럴 스러운 오크모스가 섞였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펜할리곤스 쿼커스


바닥에 떨어진

문드러진 레몬을 줍던날

 

 

 

 

 

 

 

문드러진 레몬을 내게 보여주며 반질반질하게 생긴 펜할리곤스 쿼커스 형이 말했.

 

처음부터 쓰레기로 태어난 것은 없어, 그러니까

 

오늘은 바닥에 떨어진 못쓰는 레몬을 최대한 많이 주워 오라고 했다. 나는 시장에다 팔지도 못하는 상품가치 없는 레몬을 뭐하러 다시 모아야 하냐고 물었다. 펜할리곤스 쿼커스 형은 그런 내 머리를 가볍게 때린 후  씨익웃으며 말했다.

 

쓰레기는 모두에게 버려지는 순간 되는 거야, 잔말 말고 주워 와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명령에 투덜대다가 다시 한번 꿀밤을 한대 맞고서야 엉금 엉금 농장 바닥에 떨어진 레몬을 줍기 시작했다. 바닥에 이리저리 처박힌 레몬의 모습은 정말 형편없기 짝이 없었다. 수확 직전의 아름다운 절정의 순간을 앞두고 떨어진 것에 대해 분풀이라도 하려는 듯, 레몬은 자기 몸 이곳 저곳을 억지로 상하게 만들어 놓은 것만 같았다.

 

에이 이런 쓰레기를팔지도 못하는 걸…”

 

나는 괜히 심통이 나서 바닥에 처박힌 레몬 한 개를 발로 힘껏 걷어 찼다. 발 끝에 짓이겨진 레몬은 용케 터지지도 않고 저 멀리 찌그러진 축구공처럼 날아가 처박혔다. 나는 속으로 거 못생긴 놈이 질기기만 해서라며 괜히 더 심통을 냈다. 하지만 펜할리곤스 쿼커스 형과 약속한 저녁시간은 점점 다가왔고, 형의 질책이 무서운 나는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 레몬을 주워가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

펜할리곤스 쿼커스 형이 그 동안 내게 보여주지 않던 농장 쪽으로 오라고 했다. 도착한 곳은 마치 와인 농장처럼 수 많은 오크통이 번호별로 진열되 낯선 곳이었. 생각도 하지 못한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 하면서도 뭔가 웅장하다! 라는 느낌에 내가 환호성을 지르자 형이 손짓했다

 

모은 거 가져와봐

 

펜할리곤스 쿼커스 형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레몬의 훼손 정도에 따라 정도껏 분리를 하며 날짜를 기입했다. 그리고 해당 날짜에 레몬이 떨어진 여러가지 악천후에 대한 설명을 부가적으로 적은 후, 오크통에 레몬을 한데 모아 꽉꽉 눌러 담기 시작했

 

찌이익- 쯔르르릅-

 

서로가 서로에게 짓눌리며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레몬의 아우성을 뒤로하고, 펜할리곤스 쿼커스형은 자기가 따로 만들어 놓은 정체 모를 정제수를 들이 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도 어리둥절해 있는 나를 향해 '그럼 그렇지' 라는 눈빛을 보내더니, 내 어깨를 잡으며 앞으로는 네가 해야 할 일 이라며 꽉 눌렀다.

 

……

............

 

회상에서 빠져나와 실눈을 떠보니- 수 많은 기자들의 카메라가 보인다. 내 옆에는 의자에 앉아 마이크를 들이밀고 잔뜩 상기된 표정을 하고 있는 사회가 눈에 보인다. 나를 향한 존경어린 시선을 보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한다. 질문이 뭐였더라, 그래 질문이 뭐였더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이었나? 나는 한참을 그렇게 한참을 턱 끝을 매만지다가- 저 눈빛을 받아야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느릿느릿 말했다.

 

처음부터 쓰레기로 태어난 것은 없고,

버려질때에 그렇게 이름 지어질 뿐인 것 같습니다

 

 

 

 

 

결론

 


개인적으로는 남성분들에게 조금 더 권해드리고 싶은 향수다. 아무래도 CK ONE에서 느꼈던 그 특유의 토닉워터 스러운 레몬의 워터리함 또는 스킨내음이 베이스에 어느정도 깔려있는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초반의 톡 쏘는 향기는 가라앉고- 향기가 상당히 깔끔하고 단정하게 변한다.

 

향수 자체에서 어떤 이미지를 풍기려고 노력한다기 보다는-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왠지 이 향수는 계속 이 조향 그대로 나올 것 같은 특유의 묵직한 듯한 아로마틱함 때문에 사람의 이미지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사람에게 묻어가서 자신의 매력을 팔색조로 뽑내줄 향수인 것 같다. 메이크업 전에 기초화장품으로 톤 정리를 하는 느낌!

 

마초적인 외모의 남성보다는 이미지 자체는 굉장히 순하고 깔끔한데 (오히려 여성스럽기까지도 한데)

평소의 행실, 말 등에서 털털하거나 생각보다 굉장히 우직하고 우둔한 느낌의 남성분들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여성분들에게는 그 뭐라하지... 쌍커풀 없이 동양적인 듯한 이목구비를 가졌는데, 멀리서 보면 비율이 좋아서 모델같은 분들 있지 않은가? 뭔가 그런 느낌의 약간 스타일리시한 느낌의 멋진 여성분들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펜할리곤스 쿼커스 요약


[판매처/정가]

펜할리곤스 매장 / 100ml 195천원

 

[연령대]

20대 중후반 ~ 무관

 

[성별, 혼재되어 있음]

여자라면 : 쌍커풀 없음, 날카로운듯 동양적인, 시원시원함, 스타일리시한

남자라면 : 피부 좋음, 곱게생김, 엄청털털, 깔끔, 우직함

 

[계절]

, 여름, 가을

 

[지속력]

★★(2.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CK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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