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딥디크 오로즈
Diptyque Eau Rose
조금 더 빨리 포스팅하고 싶었는데, 정말 몸이 두개여도 모자란 나날들이네요 ㅠㅠ…. 그래도 급한 일들이 마무리 되어서 조금 더 부지런해지자고 마음을 다잡으며 시작해봅니다 :D!!!!!!! 가즈아
이번에는 은은한 생장미향기로 유명한 딥디크 오로즈를 들고 왔다. 이 향수는 특이하게 롤러볼 타입의 작은 용량이랑 아예 100ml 큰 용량 2가지 버전으로 나오고 있는데, 베이스 오일의 차이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스프레이 버전이 훨씬 더 은은하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롤러볼 타입의 딥디크 오로즈는 조금 더 예쁜 유리병에 담긴 장미 같았고, 스프레이 타입은 섬유유연제나 헤어미스트 같은 걸 머리위로 가볍게 뿌려서 흩날리는 듯한 느낌의 질감 같았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 ;D
딥디크 오로즈의 향기는 어떨까?
딥디크 오로즈의 향기
탑 노트 ㅣ 다마스커스 로즈, 베르가못, 블랙커런트 잎
미들 노트 ㅣ 센티폴리아 장미 에센스, 제라늄
베이스 노트 ㅣ 시더우드, 우디노트
딥디크 오로즈 탑-미들 노트
『흡족하게 물을 먹고, 기분 좋아 꽃잎을 살랑대는 장미 두송이』
딥디크 오로즈의 첫 향기는 깨끗하고 곱디 고운 상처 하나 없는 장미의 꽃 잎과, 반대로 약간 흙도 묻고 상처도 있는 푸른 잎이 뒤섞인 느낌의 향기가 난다. 어떤때는 꺠끗한 하얀색 탁자 위에 있는 것 같은 환한 느낌으로 비추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오두막 집 뒤 켠에서 해가 들어오지 않는 그늘진 곳에 대충 피어 있는 듯한 쌀쌀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기분이랑 날씨에 따라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있는 저 예쁜 장미에 물을 조심히 먹이는 듯한 촉촉함이 올라오는데, 이 느낌이 굉장히 깨끗하고 귀엽다. 마치 딥디크 오 로즈가 내 앞에서 장미 잎을 쫙 펴보이며 ‘나 방금 물 먹었다~ 오늘 해뜨면 활짝 필거야’ 라며 사르륵- 사르륵 거리는 느낌의 자연스럽고 깨끗한 생화 향기다. 꽃 잎에 코를 살며시 가져다 댔는데- 생화에서 뿜어져 나오는 싱싱한 줄기까지 느껴지는 느낌의 향기, 그렇지만 이 느낌이 과하지 않고 굉장히 깔끔하다.
딥디크 오로즈 미들-베이스 노트
『찰랑거리는 머릿결에 가볍게 흩뿌려져 있는 헤어미스트』
시간이 지난 딥디크 오로즈는 기본적으로 향기가 굉장히 옅게 변하기 시작한다. 맨 처음에 굉장히 깔끔하고 선이 곱게- 이리저리 퍼졌던 장미 꽃 잎, 장미 줄기의 향기의 강도가 굉장히 옅게 변한다. 대신에 그 장미 꽃잎을 아주 잘게 분쇄를 한 후, 약간의 물을 섞어서 에센스화 시킨 다음에 피부에 골고루 펴바른 것 같은 향기가 난다. 장미 향기가 난다라기 보단, 장미 향기가 섞인 섬유유연제의 향기가 손수건, 옷, 머리카락 등에 가볍게 베어 있는 듯한 느낌의 향기라고 할까?
딥디크 오로즈
오늘 네 인생샷 건졌다,
카톡 프사좀 바꿔
“사진 찍는다?”
“응~~”
나는 새로 구입한 100만원짜리 대포 카메라를 멋지게 들고서 딥디크 오로즈에게 앵글을 댔다. 묵직한 카메라이 촉감 사이로 검정색의 긴 흑발의 찰랑거리는 머리와 하얗게 내려오는 목선, 그리고 4월의 봄이 생각나는 예쁜 핑크색 스웨터가 눈에 보인다.
“왠일이지…?”
평소에는 무채색 톤의 단조로운 옷을 선호하는 친구인데- 오늘은 그래도 모델을 해준다는 핑계로 나름 최선을 다해 여성스러운 옷을 고른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이리저리 자세를 취하는 딥디크 오로즈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깃 쳐다보며 가는 것만 봐도, 그 아름다움의 정도가 짐작이 가는데
“으음……”
문제는 모델로서의 본분을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는데 있었다. 뭐, 전문 모델이 아니니까 어색한 건 당연하겠지만… 포토샵으로 어색하게 잘라다 놓은 것 같은 저 표정들은 오, 신이시여… 아무래도 딥디크 오로즈가 평소에도 애교가 없는 편이고 털털한 성격을 지녀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보통 셀카는 많이들 찍지 않나
“야….”
“응??”
“좀 자연스럽게 웃으면 안돼?”
“자연스럽게?”
딥디크 오로즈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미지의 방정식을 떠올리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나를 째려봤다. 그러더니 이내 마음먹은 듯 양 입꼬리에 힘을 단단히 주고,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웃었는데…. 따라하기도 힘든 괴기한 표정에 나도 모르게 ‘ㅋㅋㅋ’ 폭소를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 나 안 해”
평소 잘 삐지는 성격이 아닌데 이번엔 딥디크 오로즈도 본인 스스로가 굉장히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평소와 달리 나한테 온갖 짜증을 쏟아 내기 시작하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이 순간을 빨리 찍어야겠다’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그만, 딥디크 오로즈가 확- 토라져서 등을 돌리고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 안돼…’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있는 힘껏 소리쳤다
“야, 방금... 방금 진짜 좀.... 많이...!”
딥디크 오로즈의 어깨가 잠깐 들썩이더니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내 쪽으로 몸을 휘리릭 돌릴때, 그 순간을 놓칠새라 카메라를 들어올렸다.
결론
딥디크 향수 중 그래도 가장 사람냄새가 나는편인 것 같다. 보통 딥디크 향수들이 자연을 뚝 떼다가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딥디크 오로즈는 자연을 옮겨오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의 손길을 한번 더 탄 상태라고 할까...? 굉장히 신경쓰고 가꾸고 신경써서- 그런 주인의 마음을 알아준 장미 몇 송이가 고마워 하는 것 같은 향기다. 게다가 생화 향기를 닮은 장미 향수임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게 톡 쏘거나, 날 것의 향기가 나지 않고 헤어미스트 마냥 은은해서 평소에 뿌리기 되게 좋을 것 같다. 주변에 큰 부담 안주는 향기라고 생각한다.
로즈 드 끌로에, 폴스미스 로즈, 메종 아라로즈 등의 향수를 선호하셨던 분들은 거의 좋아하실 것 같고,
평소에 깔끔하고 무채색의 옷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 여성스러운 포인트를 가져가고 싶은 분들에게도 권해드리고 싶다. 딱 부담스럽지 않게 깔끔한 뉘앙스가 있기 때문
딥디크 오로즈 요약
[판매처/정가]
딥디크 매장 / 16만 8천원
[연령대]
20대, 30대, 40대, 50대
[성별, 여성적]
애교를 억지로는 못함(그냥 평소 행동에 자연스럽게)
깔끔한 복장을 선호, 유치한 복장 싫어함
모임이나 단체에서 막 튀는 걸 안 좋아함
[계절]
봄, 여름, 가을
[지속력]
★★★(3.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프라다 레스 인퓨전 디 로즈 + 로즈 드 끌로에
세르주루텐 라 휘드 베흘랑 (훨씬 더 순하고, 편안한 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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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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