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니치/남성]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 : 넘나 스윗한 남자

366일 2018. 8. 28. 20:20

향기나는 리뷰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

Maison Margiela Jazz Club

 

 

 

 

 

 

 

선선한 바람이 부는걸 보니, 이제 정말 가을의 초입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날이 추워지기만 정말 목 빠져라 기다렸는데, 독자님들에게 소개해드리고 좋은 향수가 정말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시트러스 향수는 여름동안 정말 충분히 많이 다룬 듯

 

 

우선 이번에는 희소성과 멋스러움을 다 잡고 싶은 남성독자님들을 위한 향수,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을 들고왔다. 국내에서 출시되어 있는 향수 중에 이것과 비슷한 밸런스를 가진 향수는 (개인적으로는) 아직 본 적이 없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꽤 많이 차이가 나는?

 

 

이름만 들어도 재즈바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의 향기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자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의 향기


 

탑 노트 ㅣ 핑크페퍼, 프리모 레몬, 네롤리 오일

미들 노트 ㅣ 럼 앱솔루트, 클라리 세이지 오일, 자바베티버 오일

베이스 노트 ㅣ 토바코 잎 앱솔루트, 바닐라 빈, 때죽나무 레진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 탑-미들 노트

『눈빛으로 녹은 바닐라 초콜릿, 그리고 바닐라 향이 나는 위스키』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의 첫 향기는 21년산 위스키를 크리스탈 글라스에 멋지게 따르고 있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전문 위스키통에서 숙성되며 세상에 나올 날만 기다리며 익어가던 녀석이 드디어 세상에 발을 내딛고 기쁨에 겨워 크리스탈 유리잔을 이리저리 휘몰아치는 느낌. 위스키의 노란색 액체에 담겨 있는 아주 복잡하고 싶고 그윽한 달콤함 향취.  재밌는 점은 자연스럽게 숙성된 듯한 술에서 날 법한 아주 부드럽고 따뜻한 바닐라의 달콤한 향기다. 바닐라가 전혀 첨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멋지게 익어서 바닐라 향기가 잔잔히 새어 나오는 느낌이라고 할까?  혹은 다크 초콜릿을 나무장작 위에 올려 놓은 후, 아무런 도구 없이 달콤한 눈빛만으로 녹여버리는 것 같은 향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눈빛의 따뜻하고 깊은 울림을 이기지 못하고 천천히 녹아 내려가는 바닐라 초콜릿흘러내린 액체가 천천히 덮어가며 적셔지는 고동색 나무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 미들-베이스 노트

『머리와 볼을 어루만지는 가죽 손목시계에서 나는 세련된 향취』

 

시간이 지난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은 바닐라의 부드러움이 한층 더 겹겹해진다. 그리고 이 바닐라 향기가 마치 솜이불 마냥 부드럽게 퍼지면서 고동색 나무 향기를 감싸는데 이 느낌이 엄청 로맨틱하고 점잖다. 분위기 좋은 바에서 잘 차려입은 남성이 앞에 앉은 여자친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보며 손 끝으로 살짝 머리를 매만져 주거나 볼을 쓰다듬는 느낌을 닮았다. 손목 시계에서 달콤한 가죽 + 바닐라와 성숙한 남자의 향기가 어우러지면 이럴 것 같다. 다크 초콜릿과 바닐라의 향취가 잔잔하게 베인 손목 시계 혹은 코트 안단의 향기 같다고 할까? 전체적인 향기의 온도가 계속해서 따뜻하고 분위기 좋은 재즈클럽에 있는 것 같지만, 흔히 말하는 독한 스킨내음이나 답답한 파우더리함이 거의 없이- 그 중간의 밸런스에서 딱 자기 정도를 지킨다.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

 

몸을 가까이

기대어 물었다

 

 

 

 

“있잖아요. 우리 영화 봐요”

 

눈 앞의 레드 와인을 단숨에 삼켜버린 그가 말했다. 그의 눈빛 때문이었는지 취기가 잔뜩 오른 나 때문이었는지, 저 말이 고백처럼 들렸다왠지 그에게는 영화를 보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침 이 영화가 하더라구요”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이미 그를 따라서 영화관에 앉아 있었다. 그와 함께 걸었던 길들이 괜히 영화속 풍경 같아서 제대로 생각나는게 없었지만, 또렷하게 기억나는건

 

“영화 볼 땐 사실 맥주죠”

 

내 팔목을 슬쩍 잡았던, 지금은 맥주를 건네는 그의 손길 이었다. 게다가 바로 옆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궁금함을 덧입힌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 눈빛까지도, 모든 것들이 기억에 남았다. 갑자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그를 향한 마음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속에서 묘하게 끓어 오르는 어떤 충동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솔직해지기엔 조금 부끄러운

 

“영화관에서 맥주도 파는지 몰랐어요” 라고 말하자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은 가볍게 웃어 넘기며 그냥 맥주를 몇 모금 삼켰다. 어두운 영화관 안에서 스크린 불빛이 유난히 위아래로 움직이는 그의 목덜미를 비췄다. 달콤한 향기가 날 것만 같았다.

 

“시작하네요

 

취한 눈을 들어올리자 반짝거리는 스크린에서 아쉬울 겨를도 없이 영화가 곧장 시작됐다. 그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달콤하게 녹아버린 내 마음을 들키지 않을 수 있어서.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두 시간 정도는 괜찮겠지 라고 했지만

 

“아까 올 때 보니 손이 차더라구요. 사실, 괜히 잡고 싶어서”

 

 적당한 온도와 딱 좋은 악력으로 그가 내 손을 잡았다. 손 끝의 작은 진동부터 서로의 심장박동소리까지 전달되는 것만 같은 느낌. 살면서 연애 안 해본 것도 아니고, 남자 손 안 잡아본 것도 아닌데… 왜 그의 모든 행동은 슥 당겼다가 쫙 미는 것 같은 리드미컬함이 있을까.

 

순간 머릿속에 재즈음악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별다른 기교없이 진실되게 울리는 음악이다. 나는 잠시 시선을 옆으로 돌려- 스크린 불빛에 희미하게 보이는 그의 옆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니, 기대했다.

 

“영화가 끝나면, 그는 무슨 말을 할까”

 

 

 

결론

 


 

점잖지만 세련되게 유혹하는 느낌의 향수인 것 같다.

요즘에 공용으로 나오는 향수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런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어떻게 보면 확실하게 남자다움을 딱 때려 박은 느낌이라고 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은 얼굴 선이 고운 분들도 잘 어울리실 것 같고, 반대로 마초적인 느낌의 분들도 잘 소화하실 것 같다. 그만큼 향기가 충분히 멋스럽고 세련되면서도- 남자답게 묵직하고 적당히 달콤하다.

 

 

간만에 벼르고 있던 멋진 남자향수를 소개해드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유사한 느낌으로 바이레도 발다프리크가 생각나긴 하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재즈클럽에서 혼자 고독 씹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있으니 꼭 시향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더 이상 한국에서 구할 수도 없으니까 희소성도 좋고)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 요약


 

[판매처/정가]

국내없음 / 17만원 - 19만원

 

[연령대]

20대 중반 무관

 

[성별, 남성적]

조명 좋은 재즈클럽의 잔잔한 분위기

달콤하고 따뜻한 분위기, 눈빛

때론 과감함

  

[계절]

가을, 겨울

 

[지속력]

★★★★(4.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보다 더 바닐라+나무, 남자향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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