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공용향수] 로에베 001 맨 : 중심이 바로 선 은은한 우디머스크

366일 2020. 4. 5. 16:22

향기나는 리뷰

 

로에베 001 맨

LOEWE 001 MAN Eau de Toilette

 

 

 

이번에는 세포라에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 요즘 굉장히 핫한 로에베 향수를 들고왔다. 아직 조말론 향수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진 브랜드는 아닌데, 유니크한 브랜드를 찾으시는 독자님들 위주로 입소문이 빠르게 나는 중인 것 같다. 향수추천 하면서도 꽤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시다고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니…!

 

로에베 향수가 특이한 점은 같은 상품에 맨, 우먼 이라는 명칭을 따로 기재해서 구별하고 있고, 심지어 같은 라인에서도 샤넬처럼 EDT, EDP, EDC 모든 부황률로 출시가 되어 있다. 아마 그만큼 자기네 브랜드를 대표하는 향수라고 생각했던 모양이고, 향기에 대한 자부심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다. 우선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나온 제품은 향기의 색채감이 조금 다른 편이지만, 실제로 성별과 상관없이 자기 마음에 드는 향기로 편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로에베 001 맨의 향기는 어떨까?  (여성분들도 충분히 소화가능)

 

 

 

 

 

로에베 001 맨의 향기

탑 노트 ㅣ 베르가못, 베티버,

미들 노트 ㅣ 오렌지 플라워, 스파클링 레드페퍼, 라벤더

베이스 노트 ㅣ 시나몬, 머스크

 

 

 

 

로에베 001 맨 탑-미들 노트

『달지않게 상큼한 레몬 드레싱을 스타벅스 나무테이블에 적신 듯한 향기』

 

로에베 향수의 첫 향기는 달지 않은 레몬과 베르가못의 스파클링한 과즙이 스타벅스의 네모난 나무테이블 위로 천천히 흩뿌려지는 듯한 향기가 난다. 다이어트 샐러드용으로 따로 나온 달지 않은 유자 드레싱에서 날 법한 정도의 은은한 상큼함에 가까우며, 이 정도의 드레싱이라면 몇 접시를 먹어도 살찌는 것에 대한 부담없이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딱 그 정도의 당도? 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스타벅스 네모난 나무테이블에 천천히 적셔가는 듯한 로에베 특유의 포근한 나무와 머스크 향기가 올라오는데, 이 느낌이 상당히 고급스럽고 차분하고 자상하다.

 

 

 

 

 

로에베 001 맨 미들-베이스 노트

『달콤한 향이 나는 나무 목화솜으로 꾹 채워 넣은 고급 베개』

 

시간이 지난 로에베 향수는 아주 부드러운 나무 엑기스를 짜내서 손만 닿아도 부드러운 촉감이 가득한 초고급 목화솜에 천천히 적시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잠들기 전에 뺨을 가만히 가져다 대면 스르륵 몸이 노곤해질 것 같은 나긋함이다. 게다가 굉장히 아늑한 조명아래 자신의 존재감을 은은하게 뽐내는 고동나무가 있다고 할 때, 그런 나무에서 내츄럴하게 번지는 듯한 뭔가 고급스럽고 가죽스러운 나무의 향기가 비누향처럼 퍼지는데 상당히 자상하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누향기, 은은한 향기. 정도의 키워드로 많이 표현하지 않을까 싶다.

 

 

 

 

 

 

로에베 향수 001 맨

상황극

 

 

 

"잔잔한 물살이 모이면 결국엔 파도가 된다.

내겐 이 남자의 행동이 그랬다."

 

딱히 큰 배려를 한 것도 아니면서 ‘어? 챙겨주네?’ 라는 생각이 드는 소소한 행동들로 묘한 설레임을 주는 남자. 가령 밥이 나오면 내게 먼저 건네준다거나, 밝은 색의 옷을 입을 때면 앞치마를  챙겨준다거나, 메뉴판을 볼 때 항상 내쪽으로 돌려서 같이 봐준다거나 하는 등의 행동 말이다. 심지어 아무렇지 않은 척 그냥 자연스럽게 저런 행동들을 한다.

 

그럴때면 내 마음속에 작은 물결들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뭔가 세세하게 챙김받는 그 느낌. 그래서 그런지 로에베와 데이트를 마친 후에는 항상 행복함이 만충된 상태로 집에 귀가하곤 했는데, 침대에 누워 ‘왜 그랬지?’ 라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김없이 이 남자의 그런 배려들이 깊숙하게 내게 스며들었음을 알아채곤 했다.

 

그리고 오늘도 행복한 데이트를 마친 후, 침대에 철푸덕 누웠을때 어김없이 이 남자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잘 들어갔어요? ”

 

“그럼요~ 항상 차로 바래다줘서 되게 편하게 가요. 고마워요”

 

“집 방향이 같아서 그런 걸요 뭐. 헉, 헉... ”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숨을 헐떡이시는 것 같아서요”

 

“아 그게… 엘레베이터 안타고 계단 올라가고 있어서 그래요.”

 

“11층을요?”

 

“하하… 지금 통화 끊어지는건 싫어서요”

 

 

 

 

 

결론

 

블로그 초창기부터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향수의 트렌드가 변해갔다.

하지만 그런 큰 흐름 속에서도 (최소한 한국에서는)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강력한 고객들의 니즈가 있었는데 ‘은은한듯 은은하지 않은 듯’이 그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저 지점을 찾기 위해서 수많은 독자님들이 샴푸향기, 비누향기, 독하지 않은 향기 라는 등의 표현을 쓰면서 향기의 여정을 떠나시는 것이 아닐까? 물론 끝나지 않을 여정이겠지만.

 

로에베 향수는 그런 의미에서 ‘시트러스-우디-머스크 계열’ 중에서는 저 지점에 가장 완벽하게 안착한 향수 중 하나인 것 같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 유행했던 니치 향수와는 계열도 꽤 많이 다르면서,  또 요즘에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향기계열의 지점에 잘 매칭이 되어 있다. 은은하게 존재감이 확실하지만, 과하지 않은 밸런스.

 

향기가 너무 좋아서 퍼퓸그라피에도 수입 예정이었던 향수였는데(심지어 검사까지 완료) 코로나 악재가 갑자기 터지면서 항공길이 막히면서 보류됐지만, 2020년 4월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나는 촉이 발동한다.

 

로에베 향수 3년 내로 꽤 유명해질 것 같다.

물론 경영적인 이슈와 마케팅적인 변수가 있겠지만... 한번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지켜봐야겠다.

 

 

 

 

 

로에베 001 맨 요약

 

[구매처 및 예산]

세포라, 면세점

9.5만원 ~ 16.5만원

 

[연령대]

20대 초반 – 50대 후반

 

[성별, 약간 남성적(중성적)]

중심이 선 사람

티내지 않지만 굉장히 자상함

새인맥 보단 옆에 있는 사람을 챙기려고 함

 

[계절감]

사계절

 

[지속력]

★★★★(4.0/5.0)

 

[비슷한 향수]

로에베 001 우먼 +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 + 발다프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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