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 버버리 위크엔드 포 맨 솔직후기

향수 : 버버리 위크엔드(Weekend for Men Burberry for men)

 

 

소개

<사진출처 : http://www.fragrantica.com/perfume/Burberry/Weekend-for-Men-999.html>

이번에 소개해드릴 향수는 버버리 위크엔드 인데, 한국에선 상당히 유명한 향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 향수를 써봤다 하시는 분들은 거의 거치거나 혹은 한번 쯤은 버버리 위크엔드를 들어보지 않았을까? 사실 버버리 위크엔드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최근에 너무 니치향수, 고가향수 위주로 적다 보니까 보급형(?) 향수를 너무 소홀히 했다는 생각도 들고, 또 대중적인 향수도 포스팅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버버리 위크엔드는 평일동안 업무에 지친 남자들이 휴일 만큼은 편안하고, 캐쥬얼한 복장으로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럼 버버리 위크엔드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파인애플, 멜론, 만다린 오렌지, 그레이프후르츠, 베르가못, 메론 미들 노트 : 샌달우드, 아이비, 오크모스, 베이스 노트 : 꿀, 앰버, 머스크

버버리 위크엔드의 탑 노트는 굉장히 레몬+ 자몽 향이 나면서 되게 시원하다. 어느정도로 시원하냐면 에어컨이 서늘하게 나오는 곳에서 시향지에 버버리 위크엔드를 뿌리고 코 끝에 가져다 대면 코끝이 더 시원할 정도이다. 얼음물에 담갔다가 막 꺼낸 느낌이 들 정도로 시원한 레몬+ 자몽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살짝 시큼새콤한 냄새가 나긴 하는데 레몬보다는 자몽의 새콤함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꿀 냄새가 치고 올라오면서 향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꿀의 순수한 향기가 난다고 하기보다는 자몽 냄새에 점점 더 꿀이 첨가되어서 나는 냄새같다. 너무 달지 않고 탄산이 없는 자몽 에이드가 생각이 난다. 이 적당히 달달한 느낌의 꿀 냄새가 자칫 너무 새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자몽 냄새를 잘 잡아주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여기서 고백할게 있는데 맨 처음 버버리 위크엔드를 시향 했을 때는 레몬냄새가 강하다고 생각했다. 레몬냄새를 주축으로 자몽냄새 + 오렌지 냄새가 미묘하게 섞여서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었던것 같다. 실제로 그렇게 글로 스케치를 해놓고 난 후 다음날과 그 다음날 2~3차 시향을 했는데 이게 왠걸? 이건 확실히 자몽의 냄새가 아닌가? 자몽 냄새가 전체적으로 큰 밸런스를 아우르고 있고 그 위에 레몬즙을 떨어뜨린 느낌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태생이 자몽인데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레몬의 맛도 같이 나는 느낌이랄까?

다시 돌아와서 버버리 위크엔드의 미들 노트부터는 꿀 냄새와 자몽, 레몬, 오렌지의 화합의 향연을 보여준다. 시향지에 뿌리느냐, 살에 뿌리느냐, 그리고 어떤 사람의 체취와 섞이느냐에 따라 꿀의 밸런스가 알아서 조금씩 왔다 갔다 한다. 이런 예시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그 자몽 에이드(버버리 위크엔드)에 꿀 한 스푼 넣었어요 두 스푼 넣었어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자몽과 레몬보다는 좀 더 귤 냄새 스럽게 변한다. 정확히 ‘귤 냄새!’ 라고 정의하긴 힘들 정도로 복합적인 향기지만 그냥 느낌이 조금 더 그쪽에 기울어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미들노트를 넘어서 베이스 노트로 들어가면서 꿀 냄새가 서서히 증발한다. 이때 꿀 냄새가 물방울처럼 뽀송 뽀송 하게 증발하는데 동시에 자몽, 레몬, 귤 냄새를 같이 데려가는 형상을 보여준다. 꿀이 자몽과 레몬, 귤을 살포시 들어서 안고 하늘나라로 간다고 할까? 때문에 버버리 위크엔드의 이 부분을 비누냄새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꽤 많을 것 같다. 클린 시리즈랑, 프라다 처럼 비누냄새다 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꿀이 옅어지면서 이것저것 향을 포근히 감싸고 도는 비누향기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향을 거품으로 올렸다고 할까…?

 

 

버버리 위크엔드의 상황극은 음식에 비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주문하신 버버리 위크엔드 에이드 나왔습니다. 저희 에이드는 탄산이 없는걸 참고해 주세요.”

 

에이드에 탄산이 없다…? 사이다만 잔뜩 들이 부은 에이드는 아닐 것 같아서 내심 기대가 된다. 게다가 버버리 위크엔드 에이드면 명성도 얼마나 자자하던가! 기대에 찬 눈으로 앞에 놓여진 에이드를 보니 우선 자몽이 그냥 생으로 들어간 것 같아서 매우 흡족하다.

 

‘그럼 한번 맛을 볼까…?’

 

빨대로 힘입게 빨아들이자 컵 안에 가득 찬 하얀색 액체가 조금씩 내려가는 모습이 재밌다. 덩달아 자몽도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액체에 물러져서 조금씩 흩어진다. 맛은 생각보다 훨씬 시원하고 상큼했다. 자몽이 둥둥 떠있는걸 보아 굉장히 우려낸 듯한 맛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생 자몽에 가까운 맛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혹은 레몬의 상큼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얼핏 먹으면 사람들이 레몬맛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분명한 건 먹다 보면 그래 이건 자몽 이였어! 라고 말할 만한 구별하기 힘든 맛이라는 거다.

[버버리 위크엔드 탑 노트]

 

컵 안을 자세히 살펴보니 밑 부분에 노란색의 정체불명의 액체가 층져서 깔려있다. ‘이게 뭘까?’ 라고 생각한 나는 빨대를 휘휘 저어서 열심히 섞은 후 다시 맛을 본다. 아까보다 꿀이 섞인 맛이 난다. 뭐랄까… 방금 갓 따온 꿀을 넣은 것 같기도 하고 또는 편의점에서 파는 꿀물을 섞은 것 같기도 하다. 꿀 맛을 내기 위한 용도라기 보다는 자몽과, 하얀색 액체와 섞이려고 태어난 존재 그리고 둥글게 퍼져서 단 맛을 내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 같다. 신기한 건 꿀 맛이 자몽과 섞이면서 초반에 느꼈던 상큼함이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대신 약간 인공적인 느낌의 오렌지 맛 같기도 하다. 맛의 밸런스는 훨씬 좋아졌는데 천연의 느낌은 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버버리 위크엔드 미들 노트]

 

둥둥 떠 있던 얼음이 거의 다 녹았고 나는 서둘러서 남은 버버리 위크엔드를 마시기 시작한다. 자몽이 많이 녹아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부드럽고 약간 뭉숭뭉숭한(?) 맛이 난다. 혹은 오렌지 껍질을 한번 씹었을 때 날 것 같은 맛이기도 하다. 신기한 점은 꽃잎이나, 소다에서 날 것 같은 그런 부드러운 맛도 같이 난다는 것이다. 약간 비누 냄새 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또 약간 특이하다. 뭐랄까 이러한 향기를 내기 위해서 비누를 만들진 않겠지만, 좋은 향기를 가진 비누를 만들다 보니 이런 냄새는 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버버리 위크엔드를 들이킬수록 초반의 과일 맛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녹색 잎, 또는 꽃 잎에서 날 것 같은 은은한 맛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버버리 위크엔드 베이스 노트]

 

 

결론

버버리 위크엔드는 다른 향수들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때문에 향수에 입문하시는 분들, 혹은 선물용으로 구입하시면 꽤 만족을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남성분들 보다는 여성분들이 이 향에 대한 선호도가 좀 더 높은 것 같다.

만약 존바바토스 아티산을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버버리 위크엔드는 거의 좋아하실 것 같다. 반대로 버버리 위크엔드를 좋아하신다면 존바바토스 아티산도 좋아하실 것 같다.

 

“그럼 366일님은 버버리 위크엔드를 정말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이렇게 대답해 드리고 싶다.

“버버리 위크엔드는 부담 없는 가격과 향기를 가지고 있는 괜찮은 향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약 이 향수를 판매하는 입장이라면 향기가 정말 좋다라는 생각보다는 이 정도면 좋은 점수로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추천해 드릴 것 같네요. 남성향수를 많이 경험하신 고수 분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특유의 인공적인 느낌이 있거든요. 때문에 향수에 입문하시는 분들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 향기를 싫어하는 여성분들은 거의 없었으니 이 정도면 가격대비 효율은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명 가성비 최고... (웃음) 버버리 위크엔드는 최고의 향수라기 보다는 최선의 향수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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