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asual

[남자향수] CK be 솔직후기

366일 2013. 11. 7. 00:58

향수 : CK be 씨케이비(CK be Calvin Klein for women and men)

 

소개



그 동안 향수 추천리스트에만 여러 번 언급되었던 CK be를 드디어 소개하게 되었다. 사실 CK ONE CK be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는 베스트 셀러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번 포스팅은 CK be를 소개한다기 보다는 기존에 자기가 알고 있던 향을 확인받고 공감하는 하시는 분들이 많을것 같다는 추측을 조심히 해보면서~

조향사는 Ann Gottlieb(앤 고틀립)이라는 분으로 크리스찬 디올, 케빈클라인, 엘리자베스 아덴, 마크 제이콥스 등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향수들을 만들어낸 최고의 조향사이다. CK be의 런칭년도는 1996년이며 향수의 원래 컨셉은 ‘Be yourself’, 번역하자면 네 자신이 되라!’ 혹은 네가 하던데로 해!’라는 당당한 문구라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CK be는 추억이 묻어 있는데, 태어나서 두 번째로 다른 남자에게서 나는 향기가 좋다고 느꼈던 향수이다. 당시에 어찌나 충격이었던지 향수를 사러 바로 백화점에 달려 갔었다.(정작 CK be는 못 사고, 다른 향수를 샀지만...) 그 뒤로 이유모를 자존심에(?) 본품을 구입하진 않고, 이리 저리 샘플로만 얻어서 가끔 사용했던 향수다. 아는 동생 한 명이 CK be를 사용하기도 해서, 향기가 중복될까봐 안샀던 이유도 한 몫 하고...


이야기가 너무 옆으로 샌 것 같은데

각설하고, 현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향수인 CK be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라벤더그린노트민트만다린 오렌지주니퍼베르가못

미들 노트 : 그린 그라스, 매그놀리아, 난초, 프레지아, 복숭아,

베이스 노트 : 샌달우드, 앰버, 오포파낙스, 머스크, 시더, 바닐라


처음에 CK be를 뿌리면 굉장히 부드럽고 따뜻한 냄새가 난다. 짙은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 들면서, 약간 오버를 하면 살짝 퀘퀘한(?) 냄새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기분이 나쁘지 않고 너무 부드럽다. 굉장히 남성적이고, 섹시하고, 따듯하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짙은 안개를 뚫고 오렌지 냄새가 슬며시 올라온다. 그런데 이 오렌지가 흔히 생각하는 상큼함, 신맛, 신선함 이런 것과는 완전 거리가 멀다. 정장을 입은 남성이 오렌지를 가슴 속 안에 품고 있을 때 날 것 같은 향기라고 할까? 굉장히 짙고, 낮으며, 독특한 냄새가 난다. 다만 살에서는 여러가지 꽃이 섞인 듯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냄새가 조금 더 강하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오렌지를 베이스로 놓고 굉장히 은은한 향기가 구름이 끼듯 서서히 몰려온다. Ck be특유의 진한 듯 하면서 부드럽고, 비누처럼 퍼지는 느낌이 있다. 신기한건 이 향기가 너무 따뜻한데, 정말 섹시하다. 대놓고 근육질을 자랑하는 섹시함이 아니라, 키스, 고백 같은 걸로 여성의 가슴을 떨리게 할 그 무언가가 시작하기 전에 남성의 눈빛에서 묻어 나올 것 같은 섹시함이다. 우아한 조명아래 분위기 좋은 장소에서 느낄 법한 CK be 특유의 은은함이 있다. 왜 여성분들은 여자의 감’ 이라는 선천적 레이더망을 달고 계시지 않으신가? 만약 이런 냄새가 나는 남자가 앞에 다가왔다면 직감적으로 이 남자 나한테 고백하려 해라는 느낌이 드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CK be의 탑 노트는 『낮게 깔리는 부드러움 + 섹시함 + 오렌지(?) + 안개 낀 꽃 + 남자 + 머스크

 


CK be가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향기가 더 부드럽고 진해진다. 부드러우면서 진해진다는 표현이 모순된다고 느끼실 지도 모르겠는데 정말 그렇다. 왜 좋은 커피도 부드럽지만 오히려 맛은 더 깊어지는 경우가 있지 않는가? 딱 그런 느낌이다. 남자의 정체성이 확고하지만,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승화시켜서 독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묘한 밸런스를 주축으로 초반보다 꽃 냄새(?) 가 조금 더 많이 난다.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녹색 빛깔이 생각나는 싱그러운 꽃 이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이런 꽃이 존재한다면 잎이 크거나, 굵은 뿌리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작고 여린 몸으로 나름의 힘찬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남성다움을 그대로 유지를 한 채 초반 보다 조금 더 생기 있고, 달콤한 향기가 난다. 떠오르는 색깔은 하얀색이다. 탑 노트에서는 짙은 회색이 생각났다면, 미들 노트에서는 화이트 초콜릿의 하얀색이 생각난다. 여전히 부드럽지만, 섹시한 남성의 이미지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남자지만, 안기고 싶은 향기다. 안기고 싶은 향기의 느낌을 상황으로 만들어보면, 

'CK be라는 섬유유연제를 넣고 막 빨래가 되어서 나온 밤색 스웨터가 있다. 스웨터는 상당히 부드럽고, 푹신푹신 하며 따뜻하다. 그 스웨터에 코를 깊게 박고 온 몸으로 향을 느끼는 상태'


CK be의 미들 노트는 화이트한 부드러움 + 섹시함 + 싱그러운 녹색 + 남자 + 머스크

 


베이스 노트로 들어간 CK be의 향기 변화는 그렇게 크지 않다. 화이트한 부드러움이 점점 증발하면서 투명하게 바뀌는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향기가 증발해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잔향 마저도 너무 부드럽고 섹시하다. 그리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성 정체성이 조금 중성적으로 변해서, 여성분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성스러운 느낌보다는 보이쉬하면서 중성적인 여성분들에게 어울릴 법한 향기다. 어쨌거나 확실히 남자다!’라는 느낌은 많이 약해졌다. 훨씬 부드러워진 베이스 노트를 조금 더 설명해보면 단맛이 많이 줄어든 바닐라가 휘핑크림 얹듯이 살포시 올라간 느낌이다. 미들 노트에서 느꼈던 특유의 '화이트한 소프트함'이 훨씬 더 갈무리가 되서 와닿는다. CK be의 미들노트나, 베이스노트가 나는 남성분이 옆에 있다면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다. 


'집에서 막 샤워 하고, 스킨,로션 바르고 나왔나?'

'씻은 다음에 한 껏 멋내고 나왔구만?'


샤워를 막 끝냈을 때의 개운함 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초 스킨, 로션을 바른 후 옷을 멋있게 입고 막 나온 뽀송뽀송함이 느껴진다.


CK be의 베이스 노트는 뽀송뽀송함 + 개운함 + 따뜻함 + 머스크

 


 

CK be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 너 그거 들었어? 이번에 새로 오신 교생선생님!”

 

교생선생님이라는 야릇하면서 생동감 넘치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귀가 쫑긋 섰다. 아직 내가 고등학생이라서 그럴까? 이번에는 제발 이 어린 소녀에게 활력을 주실 수 있는 분이길

 

아직 자세히는 못 들었어, 뭔데~? 잘생겼대~?!”

 

~~ 말도 마라, 진짜 완전 잘생겼대! 키도 크고! 벌써 우리 학교에서 모르는 애들이 없어!”

 

에이~ 소문이겠지라고 말하지만, 이상하게 나도 괜히 기대가 된다. 혹시 선생님이랑 나랑...? 한참동안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데 '딩동댕동-' 하면서 때마침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교내에 울려 퍼졌고, 우리 반 학생들은 야릇한 긴장감이 넘치는 상태로 교생 선생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교실 문 위에는 분필가루를 묻힌 칠판 지우개를 몰래 올려놨고, 칠판에는 교생 선생님 환영합니다라는 글씨도 또박또박 써놓고, 풍선도 치렁치렁 달아놨다. 그렇게 정적의 순간이 흐르고 드르륵하는 문소리와 함께 드디어 소문으로 듣던 교생 선생님이 들어왔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지우개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속절없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교생 선생님은 예상이나 했다는 듯이 문 뒤에서 차분히 기다리고 계셨다.

 

우우~” 하는 친구들의 짓궃은 야유소리를 뒤로 하고 교생 선생님이 들어 오기 시작했는데,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크진 않지만 귀엽게 생긴 눈밑으로 애교살이 조금 있고, 살짝 웃는 입꼬리 뒤로 보조개가 파여있다. 강아지상이긴 한데, 순하게 생겼다기 보다는 깔끔하게 잘생겼다. 얼굴은 조그맣고, 어깨는 떡 벌어졌으며, 키도 족히 180cm는 되는 것 같다. 씩씩한 걸음으로 칠판 가운데에 선 선생님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CK be 라고 합니다.”

 

말이 끝나자 마자 친구들의 꺄아아~~’하는 함성소리, 잘생겼어요~’ 라는 탄식소리 등 이곳 저곳에서 아주 난리도 아니다. 실제로 그럴 수 밖에 없는게, CK be 선생님의 목소리가 너무 부드럽고 좋았기 때문이다. 약간 굵은 목소리였지만 낭랑하게 교실 끝까지 퍼지는 울림이 너무 완벽하다. 배우, 아나운서를 해도 정말 멋있게 소화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첫 수업이니까 저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으면 손 들고 마음껏 물어보세요

 

CK be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마자 친구들이 손을 번쩍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열심히 손을 들고 있는 학생이 귀여웠던지 교생 선생님이 살짝 살인 미소를 지으시고는, 우리 반에서 가장 예쁘다고 인정 받고 있는 세영이를 지목했다. 그런데 가장 예쁜 친구를 지목했다는 사실이, 난 이상하게 속상하고 분했다. 그래선생님도 예쁜 여자 좋아하는 남자니까

 

선생님~ 첫 사랑 얘기해주세요~”

 

첫사랑이요?” 라며 웃는 CK be 선생님의 미소가 정말 아름답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터져버릴 것 같다. 심장소리가 이렇게 컸나 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때 환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여는 선생님이 보인다.

 

“가슴떨림이 사랑의 증거라면, 지금 사랑에 빠진 것 같은데요?

 

 

결론

CK be는 완벽한 오빠냄새다. 이번에 무한도전에서 오빠라고 불러다오-!’ 라고 처절하게 외치기도 하던데, 그 분들이 이 향수를 뿌리면 냄새만은 완벽한 오빠가 되리라 확신한다.

사용 연령대는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하시는 분들부터 50대의 아버지들 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장은 가벼운 것 보다는, 마이를 걸치거나, 댄디한 느낌의 옷이 조금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지속력은 평범하지만, 이게 잔향이 꽤 오래간다. 다시 말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맡기에는 평범한 지속력인데, 여자친구한테는 오랫동안 각인시킬 수 있다. 옆에 바짝 붙어 서있거나, 꽉 안을때 효과가 크게 발휘되는 것 같다. 특히 안는 느낌과 CK be의 잔향이 정말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CK be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지금까지 포스팅 해왔던 니치향수랑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습니다. 가격대비 향의 퀄리티로 따지면 CK be를 따라갈 향수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라고 말하고 싶네요. 로맨틱하고, 섹시하고, 포근한 오빠의 향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구입하셔도 거의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이 향수 싫어하는 여성분은 본 적이 없는것 같네요.』


PS)

1. 그 동안 너무 고가의 향수만 써서, 앞으로 몇 개는 모두 다 아실만한 향수를 포스팅을 할 예정 입니다. 제가 표현하는 향기가, 자기가 생각 하는것과 비슷한지 혹은 다른지 확인하는것도 재밌는 일이 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혹시 알아요? 댓글로 향수에 얽힌 독자님들의 추억이야기를 들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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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황극 말인데요. 요즘 중,고등 학생들도 저러고 노나요? 가루가 떨어지는 분필은 쓰나요? 졸업한지 까마득해서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제가 궁금한건 아니구요. 흠흠...'졸업한지 꽤 되신' 독자님들이 궁금해 할까봐 ^^.....라고 해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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