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여자향수]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 남프랑스 햇살 속 차분한 미인

366일 2020. 9. 9. 20:30

향기나는 리뷰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Goutal Paris Le Temps Des Reves Eau De Toilette

 

 

 

 

 

구딸 파리와 366일 향기나는 블로그의 정식 콜라보!

레알로 구딸 파리 본사 관계자에게 정식으로 소개받아 제품을 다루게 되었다. 리뷰를 한지 8년만에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고…! 지금은 향수 전문가 포지션으로 다루고 소개하는 수준이지만, 나중엔 퍼퓸그라피가 더 커지면 신세계인터내셔날처럼 브랜드 계약도 맺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해본다.

 

여기서 혹시 ‘구딸 파리’가 뭐야…? 라고 물어보시는 독자님들이 있을 수도 있어서 짧게 설명하면, 예전의 아닉 구딸이라는 브랜드가 최근에 다시 브랜딩을 거치면서 구딸 파리 로 정식 브랜드명이 변경되었다. 기존의 향수들의 포뮬러는 그대로 갖고 있고, 바틀이랑 디자인 디스플레이 등의 다양한 방법등이 아모레퍼시픽의 노하우와 어울려서 훨씬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바뀌는 중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엄청 은은하고 평온한 감성의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는 기존에 출시되었던 구딸파리 쁘띠쉐리, 구딸파리 로즈폼퐁 등과 완전히 다른 결의 향으로 재탄생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이전에는 사랑을 알아가는 소녀 감성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어느덧 어른이 되어 여유를 갖고 있는 숙녀가 되었다고 할까?

 

왜 그렇게 느꼈는지,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의 향기는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자.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의 향기


탑 노트 ㅣ 베르가못, 미르, 오렌지 블라썸, 네롤리

미들 노트 ㅣ 샌달우드, 멜란지 플라워

베이스 노트 ㅣ 화이트 머스크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탑 – 미들 노트

『석양이 내려 앉는 야외 나무 테이블에 올려진 부라타 치즈와 오렌지 블로썸 열매』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의 첫 향기는 프랑스 그라스의 어느 카페, 따뜻한 석양이 내려 앉는 야외의 나무 테이블에 조용히 앉아있는 풍경이 생각난다. 나무 테이블에는 잘 구운 바게트 조각과 하얀 부라타 치즈 그리고 상큼달콤한 향기가 나는 오렌지 조각이 예쁘게 플레이팅 되어 있는 상태. 나는 올리브 오일을 부라타 치즈에 가볍게 뿌려서 한 입 먹고 부드러움을 만끽하다가 잘 익은 오렌지 조각마저 입 안에 쏙 넣고 오물오물 정성스레 씹을 때, 입 안 가득 부드럽고 상큼 따뜻하게 퍼지는 바로 그런 향기가 난다. 오렌지 블로썸의 아늑한 상큼함이 구딸 파리 특유의 서정미와 어울려서 굉장히 부드럽고 아늑하게 퍼지는 밸런스가 굉장히 평온하다.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미들 – 베이스 노트

『야외 테라스에서 그라스 풍경을 보며 프랑스 자수를 하는 여인』

 

시간이 지난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는 향기가 한층 더 부드럽게 변한다.  오렌지 블로썸 꽃 잎의 가장 부드러운 속살을 살짝 벗겨내서 화이트 머스크로 주물럭 주물럭 만들어가는 느낌의 부드럽고 아늑한 과정의 향기가 난다. 물론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특유의 햇살 머금은 상큼한 오렌지 블라썸 향기는 살짝 있지만, 그 모든 기조가 천천히 흩날리며 떨어지는 실크자락처럼 고급스럽고 섬세하게 살에 스며들어 간다. 예를 들어 탑 - 미들 노트까지는 야외 테이블에서 잘 플레이팅 된 바게트와 과일을 먹는 느낌이었다면, 미들 노트 이후의 향기는 식사를 마친 아름다운 여성이 눈앞에 그려진 그라스 풍경을 보면서 천천히 프랑스 자수를 하는 장면이 연상되는 것 같다.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상황극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화이트톤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군더더기 없이 정리된 분위기가 너무 완벽해서 정적으로 느껴지는 곳이었다.

굳이 집 안을 구석구석 보지 않아도 왠지 눈 앞에 쫙 펼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장소가 정말 평소의 그녀와 닮아 있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씨의 스타일 철학이 집에도 그대로 녹아 있네요”

 

“제가 뭐라고 했었죠?”

 

“옷은 화려하게 하지만 헤어랑 메이크업 내츄럴 한게 제일 예쁘다고 생각한다면서요. 이 집의 인테리어도 그런 것 같아서요.”

 

그녀는 입을 살짝 가리며 웃어 보이더니 이내 박수를 짝- 치면서 “보여주고 싶은 게 있었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나무 결이 굉장히 섬세하게 자리 잡은 고풍스러운 클래식 기타를 신나서 들고 오는 것이다.

 

“아~ 요즘 푹 빠졌다던 취미가 이거군요?”

 

“맞아요, 클래식 기타요”

 

슬쩍 곁눈질로 본 방 안에는 그녀가 꾸준히 배워온 취미들이 보였다. 피아노, 가야금 그리고 프랑스 자수까지. 왠지 모르게 취미마저 참 일관된 것 같아서 나는 또 한번 웃음이 났다.

 

“연주가 궁금하네요”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는 잘 다듬어진 손톱을 한번 점검하더니, 이내 천천히 줄을 집으며 코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방 안은 순식간에 뭉클하고 나긋한 선율이 꽉 차기 시작했는데 그 선율의 떨림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잠깐 연습한 수준이 아니라 정말 오랜 시간 연습해 준프로에 가까워졌다는 느낌. 마치 그녀의 성격을 닮은 나긋한 연주는 점점 더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달았고- 흩날리는 바람을 타고 나풀거리는 하얀 커튼 사이로 하얀 햇살이 그녀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아름답다. 그저 아름답다.

멍 하니 넋을 놓고 있는 내게 그녀가 신난 얼굴로 활짝 웃으며 물었다.

 

“어때요?”

 

천사 같다고 나는 대답했다.

 

 

 

 


 

 

결론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가 사람이라면, 아름답다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단순히 미적으로 예쁜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다양한 스타일, 태도, 몸짓, 마음가짐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려서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의 여성미를 연출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연예인에서 김사랑씨가 바로 생각났다.

 

그래서 서두에서 말했듯이 나는 개인적으로 브랜드의 기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느꼈다.

상큼 발랄했던, 아직은 어여쁜 소녀였던 구딸 파리가 이제는 완연하게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서 온전히 자신의 라이프를 천천히, 우아하게, 서정적으로 즐기는 장면이 연상된다고 말이다.

아마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을 보며 만든 아닉구딸 쁘띠 쉐리에서는 풋풋한 영그러움이 강조되었다면, 그 소녀가 이제는 나이가 먹고 어른이 되어서 예전에 기억하던 가장 아름답던 자신의 어머니를 상상하며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를 만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향수가 워낙 은은하고 담백하게 나와서 계절 상관없이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고,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단아하기 때문에 20대 중반 이상이라면- 어머님 나이때까지는 상관없이 쓰기 좋을 것 같다.

 

평소에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으셨다면,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는 무조건 시향을 권해드리고 싶다. 아마 구딸 파리 브랜드의 향수 중에서 분위기만 보면 가장 서정적인 것 같다.

 

 

 

 


 

 

 

구딸 파리 르 떵 데 헤브 요약

 

[구매처 및 예산]

백화점 매장

30 / 9.8만원

50 / 15.8만원

100 / 19.8만원

 

[연령대]

20대 중반 이상 무관

 

[성별, 여성적]

일상이 화보 이신 분

옷은 예쁘게, 다만 피부 메이크업은 내츄럴 끝판왕

자기관리 잘함

 

[계절감]

사계절

 

[지속력]

★★★☆(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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