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English Pear and Freesia Jo Malone for women)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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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론향수 3탄!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향수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옛날에 있던 어떤 모임이다. 그때 한 분이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를 샀다고 엄청 자랑을 해서 나도 한번 보자며 시향을 했는데 너무 찌린내(?)가 나서 그 분을 꽤 당황시켰던 기억이 있다. 사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미 술을 거나하게 먹었고, 테이블에 온갖 음식이 놓여져 있었는데, 제대로 냄새를 맡았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호프집에 있는 티슈로 맡은 것인데 말이다.
각설하고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의 조향사는 Christine Nagel(크리스틴 나이젤)이라는 분으로 세계적인 분이다. 대표작을 몇 개 소개해 드리면 미스디올 쉐리, 씨 롤리타,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등등 이름만 대도 '아하!' 라며 소리칠 향수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의 조말론 향수중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는 가장 잘 나가는 베스트 셀러중 하나이니까 대중성 면에서도 검증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살짝 주관적인 분류를 추가하면 서양보다는 동양의 감성에 더 가까운(Light, Fresh)한 향수이며 보통 서양사람들이 이런 느낌의 향수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에 대한 평가 자체는 꽤 좋은 편이다.
향기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Perfume Pyramid |
탑 노트 : 멜론, 배(서양식) 미들 노트 : 프리지아, 장미 베이스 노트 : 머스크, 파츌리, 앰버, Rhuburb |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를 뿌리면 처음에는 가볍고, 은근히 달달한 배 향기가 난다. 향의 질감은 투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늘로 날아가는 듯한 모습을 취하진 않는다. 되게 새큼하고, 은은한 배 향기가 스르륵 손목을 휘감는데, 그냥 딱 거기에서 머무는 느낌이다. 마치 소환된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가 얌전히 서서 ‘왜 불렀어요?’ 라며 살랑거리는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배 향기를 설명하면 분명히 달달 하긴 하다. 다만, 우리가 흔히 먹는 배의 향기, 달달함이 아니라 서양배 특유의 시큼함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시큼하면서 시원하게 달달하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색깔은 노란색에 흰색을 살짝 얹은 굉장히 연한 노란색이 생각난다. 그래서 그런지 분명히 코에 쿡쿡 찌르는 각인력은 있지만, 향기가 부담스럽다거나 강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은은하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특유의 시큼하고, 상큼함 때문에 향기가 마냥 얌전하고, 부드럽다고 말하긴 힘들다. 겉으로는 얌전한 척 하는데 속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어서, 다 막지 못하고 질질 새는 느낌이라고 할까?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의 탑 노트는 『상큼함 + 시큼함 + 서양배 』
시간이 좀 더 지난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는 확실히 배 냄새가 많이 흐려지고 투명해진다. 대신 바람 불지 않는 고요한 곳의 프리지아 에게 날 법한, 굉장히 살랑살랑 거리며 흔들리는 꽃 냄새가 나는데 꽃의 추출물 보다는 생화에 가까운 것 같다. 덕분에 서양배 특유의 신 맛 대신 지금은 꽃 향기 특유의 신 냄새가 느껴진다. 향기의 강도는 꽃 한다발을 묶어 놓은 부케에서 느껴질 것 같은 느낌이다. 굉장히 여리고, 은은하지만 감출 수 없는 화려함이 있다. 약간 장면 묘사를 해보면 소녀를 좋아하는 한 소년이, 자기 집 앞에 있는 노란색의 프리지아를 한 움큼 뜯어다가 소녀에게 ‘이거…’ 라면서 슥 내미는 장면이 생각난다. 분명히 노란색 생화의 자연스러움도 느껴지고, 은은하면서 여성스럽지만, 자연과 어울리는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는 느낌이 아니라, 누군가 누구에게 마음을 얻기 위해 잘 포장해서 한 아름 주는 소박한 부케에 가까운 것 같다. 다시 돌아와 구체적인 향 설명을 덧붙이면, 앞에서 언급한 소박한 프리지아 부케에 서양배 과즙을 몇 방울 떨어뜨린 달달함도 느껴진다. 하지만 ‘달다’ 라고 말하기엔 생화 특유의 ‘시다, 새큼하다’ 라는 단어가 더 먼저 튀어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살짝 지나면 혹시, 아닉구딸 스스와우자메 아시는가? 거기에서 느꼈던 특유의 생 장미 냄새가 있는데, 그걸 굉장히 희석시킨 장미 꽃잎 냄새가 난다.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의 미들 노트는 『소박한 프리지아 부케 + 서양배 + 생 장미』
시간 더 지난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는 기존 향기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서히 증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큰 향조의 변화는 없으며 살짝 푹신푹신한 머스크, 앰버가 치고 올라오는 정도 이다. 보통 이 냄새의 힘이 쎄지면 파우더리하거나, 답답하단 생각이 드는게 보통인데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는 딱 깔끔하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에서 멈추는 것 같다. 향기의 색깔은 연녹색 + 노란색이 섞인 것 같은 느낌이며, 성 정체성은 중성적이다. 색깔에 연녹색 빛이 도는건 파출리 때문인 것 같은데, 이 냄새만 맡고서 '파출리 냄새가 난다' 라고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의 베이스 노트는 『연녹색 + 노란색 + 서양배 + 파출리 』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나는 언제나 외톨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항상 내 누나,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에게 쏠려 있었다.
누나는 어렸을 때부터 키도 크고, 성격도 좋고, 피부도 하얗고, 얼굴도 예쁘고, 사글사글해서 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인정하긴 싫지만 누나는 은은한 노란색 조명 같이 우아하고 부드러웠다. 어딜 가도 특유의 여성스러움으로 분위기를 녹이고 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현재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는 영화와 드라마 주연을 오가는 톱스타다. 나는 뭐냐고? 난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 오늘이 입학식인걸 부모님은 알까? 하긴 신경이나 쓰겠어
어쨌든 지금은 어색함이 가득한 입학식 교실이다. 친구들도 아는 사람이 없는지 괜히 조용했고 들리는 소리라곤 복도에서 기다리는 학부모님들의 속닥거림뿐, 그런데 그때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야, 엄마 아빠 안 갔지?』
뭘 알면서 물어, 새삼스럽게
『어』
『사랑하는 동생~ 기다려 누나가 금방 갈게』
『오지마』
외로움이란 건 항상 어딘가를 불편하게 한다.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바쁜 스케줄 쪼개서 온다고 하는 누나가 살짝 반가웠던 나의 이중성이 밉다.
『꽃은 안 사가도 되겠지? 내가 직접 가니까~♥』
『아…시끄러워지니까 오지 말라고』
그런데 벌써 복도 쪽에서 ‘대박-!’ ‘꺄아아-“ 하는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이미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가 도착한 것 같다. 동시에 교실에서 흥분한 친구들의 외침도 들리기 시작했다.
“대박…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왔어”
"진짜 여신이다. 여신”
“촬영있나?”
확실히 누나가 오긴 왔나 보다. 고개를 돌려 복도를 보니까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샛노란 프리지아 부케를 흔들고 있다. 주변 사람의 시선은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듯 가식 없는 모습이 더 아이러니하다. 겉으로 보면 한 없이 약해 보이는데, 속에 알 수 없는 강단이 있는 것 같다. 나와는 너무 다른 누나…
그때, 누나로부터 다시 문자 메시지가 왔다.
『사랑하는 동생 몫은 따로 챙겨놨어♥』
뭘 챙겼다는 거지 라며 한창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교실 문을 열고 고급 가죽으로 잘 디자인된 다이어리가 배달되기 시작했다. 딱 봐도 비싸 보이는 다이어리를 보자 친구들은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고 담임선생님은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바빴다. 누나 덕분에 갑자기 친구들의 관심이 나한테 몰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러한 관심이 다시 부담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친구들의 관심은 누나를 향한 거니까.
어쨌든 입학식이 끝나고 누나는 다이어리에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라고 친필 사인을 해준 후, 친구들에게 다 나눠주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은 아무렴 어떠냐는 듯 내 팔짱을 낀 채 “가자~” 라며 천천히 학교를 빠져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학교에서 거리가 조금 멀어졌을 때 나는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에게 불편한 기색으로 말했다.
“아 좀… 이러면 학교에서 피곤해진다고”
“뭐 어때, 시간 지나면 금방 잊혀지는걸”
“그러시겠지~ 누난 잊혀져 본 적이 없으니까, 세상만사가 쉽겠지"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섭섭하게”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래? 평생 누나 그늘에만 가려져 있던 내 생각은 해봤어?!”
갑자기 울분을 토하는 나를 바라보는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누난 항상 그런 식이지, 평생 가도 모르겠지! 그렇게 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어딜 가도 주목 받고, 인정받고, 돈도 잘 벌고!”
아... 내가 무슨 말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내 앞에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누나다. 속으로 '끅끅' 대며 울음을 참는 누나에게 갑자기 미안하다. 나 정말 형편없는 놈이구나... 그렇게 한참 동안 울음을 참던 누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
“난 말이지… 사방이 온통 가짜야… 집에서도… 촬영장에서도… 그렇게 가짜들 속에 파묻혀 있다보면… 가끔 내 자신도 가짜 같아…”
앞에 있는 누나는 굉장히 위태로웠고, 금방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을 하고서 최후의 몸짓 같은 눈짓으로 나를 바라본다.
“너는 내게… 마지막 남은 진짜란 말이야”
결론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
◆ 연령대 : 무관
◆ 성별 : 약간 여성적
◆ 계절 : 봄,여름,가을
◆ 지속력 : 3~4시간(타인기준)
◆ 확산력 : 보통
◆ 질감 : 투명하고 깨끗
조말론 잉글리쉬 페어 앤 프리지아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확실히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데요. 열심히 화장하고 꾸민 것이 아니라, 뭔가 싱그러운 아름다움에 가까운 것 같네요. 그 동안 파우더리한 향수를 사용하셔서, 이번엔 깔끔한 향수로 갈아타시려는 분들에게 적합할 것 같습니다. 다만 서양 배 특유의 달달함과, 꽃 냄새의 시큼함을 싫어하실 수도 있으니 구매 전에는 꼭 시향해 보시길 바랄게요 ^^』
*네이버 이웃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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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꽃으로 시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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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추천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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