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Flight Of Fancy Anna Sui for women)
소개
<사진출처 :
안나수이 향수 2탄!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아마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안나수이 향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 향수를 포스팅한 계기는 굉장히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기도 했고, 블로그에 상대적으로 달달한 향수가 적은 것 같아서 겸사겸사 포스팅 하게 되었다.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런칭년도는 2007년이며, 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유명한 향수에 속한다. 하지만 반응은 한국처럼 좋은 편이니, 세계적으로 어느정도 공감되는 향기의 밸런스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ㅣ 리치, 유차, 레몬
미들 노트 ㅣ 매그놀리아, 프리지아, 로즈
베이스 노트 ㅣ 앰버, 머스크, 화이트우드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를 뿌리면 리치와 유자가 잘 섞인 부드러운 달달함이 느껴진다. 마치 코로 넘어오는 느낌이 굉장히 부드러운 망고 쥬스가 생각난다. 뭔가 물컹(?) 하면서 부드러운 코 넘김이 굉장히 대중적이면서도 신선하다. 또한 향기를 맡으면 맡을수록 ‘맛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달달함이 있다. 잘 익은 과일에서 느껴질 법한 달달함이다. 수치로 환산하면 60~70 정도가 될 정도로 꽤 달달한 편이지만 아까 언급했듯이 굉장히 부드럽고 물렁하기 때문에 독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정말 딱, ‘예쁘게 달다’ 라는 말이 적당할 것 같다. 보통 달달한 향수는 많은 사람들이 ‘독하다’ 라고 말하기 쉬운 여러 가지 요소를 갖게 되는데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는 유자와 레몬이 섞인 은은하고 상큼 달달함을 가지고 있어서 확실히 대중성을 넓혀 놓은 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레몬의 상큼함이 조금 더 부각 되면서 이전 보다 조금 더 ‘은은한’ 모습을 보여준다. 색깔은 노란색이 생각나며 향기의 온도는 살짝 따뜻하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탑 노트는 『리치(옅은 핑크) + 유자(부드러운 노랑) + 달달함』
시간이 조금 더 지난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는 달달함이 살짝 줄어들고 복합적인 꽃 냄새가 슬며시 치고 올라온다. 전체적인 모양새를 보면 예쁜 꽃이 햇빛을 쬐기 위해 고개를 드는데 그 위에 달달한 과일즙을 옅게 흩뿌린 것 같은 냄새다. 물론 ‘아직도 달달한가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네 아직도 달달합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수치로 환산하면 50~60 정도. 그리고 특이하게 향기의 질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게 살짝 투명한 느낌이 있어서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달달함에 관해 사용자들의 의견이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투명한 향의 질감에 집중하시는 분들은 ‘조금 은은하고 약한데?’ 라고 말씀하실 것 같고, 달달한 맛에 집중하시는 분들은 ‘확실히 달달하고 진한데’ 라고 말할 것 같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중적인 평가가 내려질 수 있는 과하지 않은 유자의 달달함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달달한 향기는 점점 날아가고 부드럽고 은은한 노란 빛깔 꽃 향기가 점점 강해진다.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미들 노트는 『달달함 + 노란 꽃 + 노란색 + 연분홍색』
시간이 지나면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향기는 점점 더 투명해지고 은은해진다. 향기가 증발하는 모양이라기 보다는 옆에서 바람이 계속 불어와서 기존의 향기를 밀어내는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물론 이 때도 꽃 향기가 잘 자리 잡고 있어서 맹맹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아, 물론 특유의 따뜻한 느낌 때문에 시원하단 생각도 들지 않는다. 달달함의 농도는 20 정도로 많이 낮아져 있고 대신 포근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주축이 된다. 전체적으로 노란색 과일 빛을 띄고 있는 부드러움과 포근함 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초반보다 확실히 과일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베이스 노트는 『노란색 꽃 + 포근함 + 부드러움』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28살, 10년 만에 열린 고등학교 동창회-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술집에 아직은 어색한 친구들의 얼굴이 보였지만, 그 서먹함을 이기고 내게 말을 거는 친구가 있었다.
“야~! 진짜 오랜만이다. 자식, 완전 멋있어졌는데?”
“하하… 고맙다. 넌 뭐하고 지내냐?”
“나 작년에 유학 마치고 이번에 s그룹 전략기획본부 들어갔어.”
젊은 나이에 글로벌 기업의 가장 핵심적인 부서에 들어갔다고 말하는 친구의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어서 나를 위 아래로 훑어 보는 호기심에 찬 눈빛이 보인다.
“너는 뭐하고 지내냐? 꿈도 있고 공부도 잘했잖아”
“나는 그냥 혼자 이것 저것 하고 있어”
“취직은?”
“글쎄…아직 별로…”
“그래?”
마치 자신이 승리자가 된 듯한 친구의 반응에 순간적으로 가슴이 뜨거워진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현실인데… 그때 친구가 살짝 설레 하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늘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도 나온다던데, 소식 들었어?”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가 나온다고?”
깜짝 놀라는 나의 반응에, 친구도 생각나는게 있었는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아~ 맞다. 너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랑 사귀지 않았냐?”
지금 부터 10년 전, 고등학교 2학년-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는 반에서, 아니 학교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친구다. 연예인을 해도 충분할 것 같은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한 번도 삐딱선을 탄 적이 없다. 게다가 성격도 착하고 공부도 잘해서 친구들은 항상 그녀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 했다. 덕분에 쉬는 시간만 되면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책상은 언제나 친구들로 북적거렸지만 말이다.
나는 뭘 했냐고?
그녀의 옆자리, 즉 짝궁이 나였는데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의 폭풍 러시를 이기지 못하고 먼발치 떨어져서 자리를 양보해야만 했다. 물론 수업이 시작하면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가 항상 머쓱한 얼굴로 “미안해~” 라며 먹을걸 주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평온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사이를 갈라 놓은 사건이 하나 터지고 말았다.
평소와 다름 없이 매점에서 친구들과 빵을 사먹고 교실로 들어갔는데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가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있고 그 주위의 친구들은 “좋아한대요~♬ 좋아한대요~♪” 라면서 그녀를 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슨 일이야?”
라며 내가 허겁지겁 자리로 달려가자 나를 발견한 친구들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가 너 좋아한대!”
상상도 못한 발언에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을 때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친구들은 놀리는걸 멈추고 그녀를 달래주기 시작했지만 이미 터져 버린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여자의 우는 모습을 본 게 처음이라, 좀 더 정확히는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의 이런 모습이 처음이라 도무지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던 나는... 결국 구경만 했다. 어쨌든 수업은 시작했고, 미안한 마음에 그녀에게 쪽지를 건네주었다.
『친구들이 장난치는 거야 너무 신경 쓰지 마』
하지만 그녀는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나도 뭐라 말 걸기 힘들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한참 뒤에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가 떨리는 손으로 답장을 해왔다.
『이제 나 안볼거야?』
『내가 왜?』
『내가 너 좋아하니까….』
도대체 이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녀가 내게 하는 말이 전부 다 거짓말 같다. 아니, 거짓말 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지는 이 감정은 부담감일까, 좋아하는 감정일까? 결국 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채로 비겁한 말이 나가고 말았다.
『에이~ 장난치지마』
“야, 야~! 무슨 생각해?”
친구의 목소리가 나를 깨웠고 나는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그때 친구의 입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저기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 왔는데?! 와~ 진짜 하나도 안 변했네”
친구들에게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그녀는, 예전의 모습도 남아 있으면서 훨씬 더 성숙해져 있었다. 게다가 뭔가 친근하면서도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가 느껴진다. 어쨌든 그녀는 그렇게 천천히 들어오고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치고도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예쁘네, 오랜만이다.”
“10년이 지나서 그 소리를 듣네~ 예쁘다는 소리 듣기 참 힘들다.”
능청스럽게 맞받아 치는 그녀가 괜히 고맙다.
“그러게 진작에 말해줄걸”
“걱정하지마, 오늘 이자까지 쳐서 백번도 넘게 듣고 갈거야”
그래, 얼마든지 말해줄게
지금 너랑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고마운 일이니까
“반갑다.”
내 첫 사랑
결론
달달한 향수임에도 불구하고 호불호가 잘 갈리지 않는 향수에 속한다.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며 향수 입문자, 고수 여부와 상관없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달달하긴 한데 전체적으로 은은한 느낌이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향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령대는 10대~20대인데 귀여운 느낌도 아니고, 차분한 느낌도 아니고...그냥 둘 다 가지고 있는 예쁜 향수다. 다만 전체적으로 미적지근 한 정도의 온도를 가지고 있으니 땀이 많이 나는 계절에는 사용하기가 조금 힘들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은은한 향수를 찾는 사람, 달달한 향수를 찾는 사람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향수입니다. 게다가 코에 슬며시 치고 들어오는 느낌도 굉장히 예쁘게 표현이 되어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냄새 좋다. 향수 뭐야?' 라는 질문을 한 두 번쯤은 받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호불호가 갈린다면 아마 사용자 본인, 즉 여성분들의 취향이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안나수이 플라잇 오브 팬시]
◆ 연령대 : 10대 후반 ~ 20대 후반
◆ 성별 : 여성적
◆ 계절 : 봄,가을,겨울
◆ 지속력 : 3~4시간, 보통
◆ 확산력 : 보통
◆ 질감 : 투명하고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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