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쥬시꾸뛰르 라라(Couture La La Juicy Couture for women)
소개
<사진출처 : www.loveforlacquer.com>
쥬시꾸뛰르 향수 2탄! 쥬시꾸뛰르 라라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현재 한국에서는 꽤 잘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은근히 반응은 괜찮은 것 같다. 혹시 쥬시꾸뛰르 비바라쥬시를 시향해보셨던 분이 계신지 모르겠는데 비바라쥬시는 소녀스럽게 달달한 향기가 난다. 하지만 쥬시꾸뛰르 라라는 전혀 다르다. 달달함 보다는 물먹은 듯한 상큼함이 주축을 이룬다. 만약 비비라쥬시와 라라가 자매라면 얼굴 생김새, 성격까지 꽤 많이 달랐을 것 같다.
쥬시꾸뛰르 라라의 런칭년도는 2012년 11월이며 꽤 신제품이다. EDT 버전으로만 나오며 EDT 버전은 쥬시꾸뛰르 라라 말리부 라는 이름으로 최근에 따로 런칭이 되었다. 모델은 칼리 크로스(Karlie Kloss)가 하고 있는데 향기와 이미지가 정말 매칭이 잘 되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 궁금해 하실 분들을 쥬시꾸뛰르 홍보영상을 링크하는 센스
그럼 쥬시꾸뛰르 라라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쥬시꾸뛰르 라라 Perfume Pyramid |
탑 노트 : 만다린 오렌지, 그린애플, 레드 커런트(빨강건포도) 미들 노트 : 릴리오브밸리(은방울꽃), 오렌지 블라썸, 바이올렛 잎 베이스 노트 : 머스크 |
쥬시꾸뛰르 라라를 뿌리면 처음엔 소다처럼 시원하고 톡 쏘는 듯한 과일향기가 난다. 달지 않고 물렁한 녹색사과를 얼음 물에 담가서 분무기로 뿌리는 것 같다. 좀 더 정확히는 청사과 특유의 상큼함에 메론의 수분감을 잘 섞은 후 시원한 소다에 부은 것 같다. 때문에 쥬시꾸뛰르 라라를 관통하는 수분감이 있는데 전혀 비리진 않다. ‘물’이라기 보다는 ‘졸졸졸’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흐르는 냇물의 느낌에 가까운 것 같다. 해는 엄청 짱짱한데 물이 너무 시원해서 더위도 까먹게 만드는 산 속에서 있을 법한 물이다. 다만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과일 향기와 섞여서 나는 수분감이 그렇다는 것이지, 물 냄새가 주축이 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다시 돌아와 쥬시꾸뛰르 라라 식으로 잘 표현된 과일향기를 살펴보면 코를 콕콕 찌르는 상큼함도 느껴진다. 흔히 맡을 수 있는 레몬, 파인애플 종류의 상큼함이 아닌 것이 조금 신기하다. 시원한 참외의 살에 청사과의 상큼함을 덧바른 것 같은 상큼함이다. 향기 자체는 굉장히 단일 향조 느낌으로 선명한 편이다. 근데 글로 적기에는 복잡하게 섞인 향기라 설명하기가 정말 곤혹스럽다. 이해가 어려우실 수 있으니 살짝 예시를 들어 보면 이럴 것 같다. 내 옆에 고생하지 않고 자란 것 같은 외모의 쥬시꾸뛰르 라라가 있다. 나의 그런 눈빛을 느꼈는지 살짝 심통이 난 그녀가 내 어깨를 툭 치고선 모른척 재빨리 고개를 돌린다. 그렇게 잠시 내 눈치를 살피던 쥬시꾸뛰르 라라는 내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씨익’ 웃음을 짓는다.
쥬시꾸뛰르 라라의 탑 노트는 『물렁한 청사과 + 참외의 수분감 + 투명하고 깨끗한 물 + 물먹은 듯한 과일의 상큼함』
시간이 더 지난 쥬시꾸뛰르 라라는 과일에서 꽃으로 변하는 과정을 정말 은밀하게 보여준다. 그 과정이 너무 은밀해서 집중하지 않으면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이다. 왜냐하면 과일이든 꽃이든 전체적인 느낌은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만약 향수에 덜 민감한 분들에게 물어보면 "아까랑 비슷한데?" 라고 대답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은밀한 변신을 설명해드리면 초반에 느껴지던 수분먹은 과일의 상큼함은 손안에서 으깨진 꽃 잎처럼 변한다. 그러니까 길가에 피어있는 보라색의 바이올렛을 한 움큼 딴 후 촉촉한 잎을 손 안에 꽉 쥐어서 수분이 밖으로 새어 나올때의 수분감, 상큼함과 닮았다. 떠오르는 색깔은 하얀색과 진한 보라색을 잘 섞어서 나온 연한 보라색이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유지한 채 꽃의 질감만 몰래 가져다가 쓴 쥬시꾸뛰르 라라를 좀 더 설명하면 이렇다. 비가 내린 후 하루가 지났고 햇빛도 쬐고 있지만 아직 수분을 잔뜩 머금고 있는 연보라색 꽃이 있다. 그 꽃을 잎 부분만 살짝 따서 물에 띄워놨을 때 서서히 올라오는 듯한 향기다. 생화를 닮았다고 하기엔 생명력이 조금 부족하니, 물에 띄워놓고 우렸을때 날 것 같은 은은한 느낌에 가까운 것 같다. 때문에 탑 노트, 미들 노트 전체적으로 은은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향기라 할 수 있겠다. 특유의 수분감은 굉장히 깨끗하단 느낌마저 들어서 여름에도 부담없이 사용 가능할 것 같다. 복합적인 과일의 덜 달달한 상큼함이 은근히 코를 툭툭 찌르고 도망가서 확산력도 좋은편이다.
쥬시꾸뛰르 라라의 미들 노트는 『새하얀 꽃 + 진한 보라색 꽃 + 아직 수분을 머금고 있는 꽃잎 + 손안에서 으깨진 생화 + 덜 달달한 과일의 상큼함』
미들 노트에서 은밀한 변신이 뭔지 보여줬던 쥬시꾸뛰르 라라는 베이스 노트에서도 한결 같다. 기존의 밸런스를 유지한채 알아채지 못하도록 점점 사라져 간다. 이상한게 향기 자체는 부끄러운듯 통통 튀는 느낌인데 어찌 변화 과정은 이리 은밀한지 모르겠다. 너무 어렵게 설명했는데 쉽게 말하면 딱히 큰 향기의 변화 없이 하늘로 증발해서 사라진다.
쥬시꾸뛰르 라라의 베이스 노트는 『희미하게 남은 상큼한 과일 + 희미하게 남은 복합적 꽃 + 부드러움』
쥬시꾸뛰르 라라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켜 놓은 TV에 연예가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한창이다. 내 목표대로라면 나도 저기에 나와야 하는데… 내 나이 28살, 기타와 악보로 살아온 지 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성과가없다. 이대로 내 꿈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한참을 절망과 싸우고 있을 때 TV속에 눈에 익은 여자가 나왔다.
“어?! 쟤는?”
쥬시꾸뛰르 라라, 3년 전 그 이름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쟤가 저기 왜 나오는 거지? 놀란 마음이 가시기도 전에 리포터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쥬시꾸뛰르 라라씨! 요즘 인기가 상당하신데요. 길에서도 실감하시나요?”
그러자 특유의 도도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은 쥬시꾸뛰르 라라가 대답한다.
“전 원래 인기 많았는데요~ 흐흣, 농담이구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원래 인기가 많았다가 할 소리냐? 참 쟤도 여전하구나. 하지만 프로의식이 꽉 찬 리포터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하 센스 있으시네요~! 그래도 여기까지 오기 굉장히 힘드셨을 텐데, 힘이 되었던 사람이 있나요?”
시원하게 부서져 내리는 파도 같은 미소를 지은 쥬시꾸뛰르 라라가 다시 대답한다.
“힘이 되었던 음악이 있어요. 제목이 한여름 밤의 꿈 인데요”
어? 쟤가 저 노래 제목을 어떻게 알지? 갑자기 심장이 뛴다.
………………
미칠 것 같다. 그녀 말을 들은 후, 내 심장이 너무 뛰기 시작한다. 쥬시꾸뛰르 라라가 평소와 달리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다. 파도같이 시원하게만 느껴졌던 그녀의 표정이 이렇게 심장을 파고들어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오빠는 솔직히 기타 치면서 음악 만들 때가 멋있다고”
“야, 이렇게 공원에서 아무도 모르는 음악 하는 게 멋있냐? 너도 좀 솔직해지지 그래?”
“오빠나 솔직하지 그래? 바보 같아!”
무엇이 그렇게 분한지 쥬시꾸뛰르 라라는 입술까지 꽉 깨물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흘러 내리는 머리카락 뒤로 가녀린 어깨가 크게 위아래로 출렁이고 있다.
“참나… 너 내 여자친구도 아니면서 좀 유난 떠는 것 같다?”
“뭐… 여자친구도 아니면서… 유난을… 떤다고…?”
분노인지, 상처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표정이지만 하나는 확실한 것 같다. 지금 그녀가 온 힘을 다해 슬퍼하고 있다는 것.
“갈래… 이제 두 번 다시 안 올 거야…”
김 빠진 콜라처럼, 그녀의 목소리는 밍밍해져 있었다.
“가, 언젠 허락 받고 왔어? 멋대로 와놓고선”
그렇게 쥬시꾸뛰르 라라는 가버렸고, 텅 빈 공원에는 나 혼자만 남았다. 지금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뭐야, 아무렇지도 않네”
자존심 세운 말과 달리 내 표정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속이 갑갑하고 토할 것 같다. 그냥 살아갈 이유가 없어진 것만 같다. 아 뭐라고 하지… 지금 내 상황이
"그냥 꿈만 같다.”
지난 1년 동안 그녀와 함께 했던 음악이 그냥 다 꿈만 같다. 나를 보며 웃던 미소… 항상 화이팅 넘쳤던 그녀… 아, 그냥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야, 쥬시꾸뛰르 라라 들려?! 네가 좋아하던 노래! 제목도 없다고 비웃었잖아? 이제야 제목을 정하네 고맙다 하하… 하흑…”
새어나오는 울음을 억지로 틀어막은 채 나는 흐트러진 자세로 기타 초크를 집어 들었다. 감정을 실어서 과감하게 밀어냈더니 기타 줄이 평소보다 심하게 우는 것 같다. 어차피 쥬시꾸뛰르 라라가 듣지도 못할텐데, 괜히 있는 것 처럼 소리지르고 싶다.
“한여름 밤의 꿈으로 할래!! 들려? 들리냐고!”
♬
누구나 꿈을 꿀 수 있고
꿈에선 뭐든지 할 수 있지
하지만 꿈에서 무얼 이룬 사람은 없어
왜냐면 힘들거든
이뤄질때까지 기다린다는건
너무 힘들거든
하지만 꿈은 다시 찾아와
계속해서 기회를 줘
이번에는 기다려보자
이뤄짐을 기다려보자
♬
"… 내가 매일 밤 너를 기다렸듯이"
결론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막 달지도 않고 적당히 시원하고 상큼하다. 특유의 수분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오이냄새가 난다거나, 비린건 아니므로 '불'보다 '호'가 많을 것 같다. 다만 여러번 테스트 해보니 땀이 많이 나시는 분들은 조금 더 짭짜름한 향기가 나는 것 같으니 이점 유의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EDT버전으로는 말리부라는 이름을 추가로 달고 나오고 있는데, 큰 틀의 향기는 꽤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말리부가 조금 더 메론 같은 수분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쥬시꾸뛰르 라라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향수를 추천해 드리다 보면 결국 독자님들의 지갑 사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이건 여러모로 편하게 추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통 튀는 소녀 같은 느낌 보다는 세련되면서 여성스러운 아가씨 같구요. 무표정일때는 도시적이지만 웃으면 발랄한 면이 확 쏟아지는 그러한 향수입니다.』
쥬시꾸뛰르 라라(EDP) 요약정보
★ 연령대 : 10대 후반~ 30대 초반
★ 성별 : 여성적(세련되고
★ 계절 : 봄, 여름, 가을
★ 지속력 : 2~4시간, 약간 짧음
★ 확산력 : 초반엔 강한데, 후반엔 약함
★ 질감 : 깨끗하고 촉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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