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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향수] 안나수이 시크릿위시 솔직후기

366일 2014. 6. 24. 00:08

향수 : 안나수이 시크릿위시(Secret Wish Anna Sui for women)

 

소개

<사진출처 : 다음블로그(폐쇄)>



안나수이 향수 4!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실제 한국에서는 가장 잘 나가는 안나수이 향수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포스팅 하게 된 계기는 여러 독자님들의 요청과 더불어 요즘 부쩍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여성분들의 메일이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이 블로그에 오시는 많은 분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는 2005년에 런칭 되었다. 올리브영 같은 드러그스토어 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유통이 잘 되어 있어 온라인 구매도 쉬운 편이다. , 접근성이 좋다. 조향사는 Michel Almairac(미셸 알메라크)라는 분으로 베스트셀러 '끌로에'를 만드신 분이다. 남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적인 향수를 참 잘 만드시는 것 같다. 각설하고,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홍보 컨셉을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투명한 이슬처럼 반짝이는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마법의 향수, 시크릿위시

 

, 이제 이 컨셉을 담으려고 노력한 홍보 영상을 링크해 보겠다.

 

 


….정말 거지 같지 않은가? 한국의 대학교 4학년 영상전공 학생들 모아놓고 졸작 시켜도 이것보단 잘 만들 것 같다.

 

 

정말 최악의 홍보영상을 만들어 놓은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를 뿌리면 처음엔 수분감이 가득한 멜론 비슷한 냄새가 난다. 정확히 멜론냄새는 아니고 뭔가 파란 하늘이 떠오르는 그런 하늘빛 향기에 멜론의 특유의 달달함과 맹맹함이 들어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페라리 라이트 에센스 특유의 시원함을 살짝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멜론 속성 덕분인지 향기의 수분감은 꽤 풍부한 편이다. 건조한 얼굴에 발라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수분감을 자세히 살펴보면 바다, 강이 떠오르는 물의 이미지는 아니다. 코코넛처럼 뜨거운 태양을 견딘 딱딱한 껍질 안에 숨겨져 있는 과즙의 형태에 가까운 것 같다. 이러한 과즙의 속성 때문인지 향기가 은근하게 달다. 물론 향 자체가 굉장히 하늘거리고 증발하는 느낌이 있어서 많이 달진 않다. 카페모카 드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은근히 쓰면서 살짝쿵 달지 않은가? 딱 그러한 정도의 당도다. 설명이 너무 복잡하다면 그냥  굉장히 은근하게 달달한데 무시할 정도는 아니예요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달달함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보면 수분 가득한 멜론을 한 입 물었을 때 느낄 것 같은 달달함. 꿀과 설탕 같은 진득한 느낌이 아니라 확실히 과즙을 닮았다. 혹시 독자님들이 멜론이라 하셨는데 물 향에 가까워요?’ 라고 물어보시면 물로 만든 과일인데 물은 아니고...과일도 아니고...음...어떡하지 라는 답변이 나올 것 같다. 어느 한쪽에 손들 수 없는 중립적인 밸런스다.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탑 노트는하늘빛 향기 + 수분 가득한 과즙 + 멜론 + 시원함』

 

 

시간이 조금 지난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는 향기가 좀 더 정돈되기 시작한다. 초반의 살짝 맹맹하고 방방 뜨는 느낌이 싹 깔끔하게 갈무리 된다. 뭐랄까 향기가 더 단단해지고 살에 조금 더 착 붙는다. 향기가 단단해져서 그런지 당도가 조금 더 올라가는데 그게 과하지 않다. 멜론의 수분감에서 파인애플의 땅땅함으로 변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물론 파인애플 냄새라고 하긴 힘들고, 멜론의 향기가 파인애플의 속성으로 변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덕분에 초반에 있던 풍부한 수분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그만큼 달달한 상큼함은 조금 더 증가하는 것 같다. 수분감은 줄어들어도 상큼함은 여전하다. 향기의 분위기는 굉장히 상큼하고 러블리하다.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아가씨가 생각난다. 도도함, 세련됨 보다는 순수해서 신비로운, 그래서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성격 말이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탑 노트와 비교했을때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진 않다. 시원하게 달달한 향기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살짝 돌체앤가바나 라이트 블루가 생각나기도 한다. 물론 시원하고 쌔한 민트향기는 돌체앤가바나 라이트블루가 더 쎄고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는 비교적 과일향기가 강한 편이긴 하지만 말이다.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미들 노트는파인애플의 달달함 + 하늘색 시원함 + 수분감

 


시간이 지난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는 향기가 점점 희미해져 간다. 미들 노트까진 하늘로 날아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점점 투명하게 변하는 모습이 재밌는 것 같다. 하지만 향기의 전체적인 느낌, 색감은 이전과 거의 동일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조금 더 부드럽고 뽀송하게 변한다. 기존의 멜론+파인애플향기를 하얀 솜으로 살짝 덮은 것 같다. 질감이 굉장히 부드럽고 우유를 섞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물론 그 만큼 향기가 희미하고 연해서 다른 사람이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베이스 노트를 즐기긴 쉽지 않을 것 같다.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베이스 노트는 『하얀 솜 + 희석시킨 소다 + 부드러움 + 뽀송함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우리…"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진 후


"사귀자"


 

오늘은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와 연인이 된 이후 첫 데이트다. 사실 전에도 데이트는 많이 했지만 연인의 신분으로 데이트를 하는 것이 처음이라 굉장히 설렌다. 장소는 놀이동산으로 정했는데 그 이유는

 

나 놀이동산 한번도 못 가봤는데

 

스물 다섯 되도록? 푸하하하

 

웃지마! Tv로 봐서 알건 다 알아

 

라는 작은 에피소드가 한 몫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사랑스러운 내 여자친구 안나수이 시크릿위시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런데 평상시와 스타일이 다르다. 오늘따라 좀

 

어때, 나 좀 섹시하지?”

 

섹시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짧은 핫팬츠에 끈 나시, 그리고 살짝 걸친 시스루 와이셔츠까지. 안 야한 복장은 아닌 것 같다. 근데 왜 그녀가 입으니까 섹시해 보이려고 노력한 것 같을까

 

섹시 하네?

 

뭔가 인정해 주는 듯한 내 표정이 불만이었나 보다. 안나수이 시크릿위시가 살짝 의기소침해진 표정으로 말한다.

 

“흥, 이거 바지도 완전 짧고 게다가 끈 나시라고

 

예뻐~ 근데 갑자기 왜 이렇게 입었어?”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였는지 살짝 실망한 듯한 표정으로 안나수이 시크릿위시가 입을 열었다.

 

“맨날 오빠가 귀엽다고만 하니까…”

 

점점 더 목소리가 작아지는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를 보니 이대로 두면 안될 것 같다. 결국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미사여구를 동원해 그녀를 멋지게 치켜 올렸다. 그러자 금방 마음이 풀린 그녀는 내 팔짱을 끼고서 만족한듯 외쳤다.

 

이제 신나게 놀자~”

 

 

놀이동산에서의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는 나에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세상에서 제일 신기한걸 보는 아이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누가 보면 고대 유적지라도 발굴한 줄 알겠다. 어떤 놀이기구를 타던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눈은 엄청 동그랗게 커졌고,  온갖 감탄사를 내 뱉으며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심지어 배를 타고 보물을 찾는 여정을 그린 놀이기구에서는

 

저기 봐! 드래곤이 움직여!”

 

원래 움직이는 거야

 

저쪽 봐봐, 공주님이 잡혔나봐 어떡해

 

왕자님이 구해주겠지

 

라며 금방이라도 배에서 뛰쳐나갈 듯이 구경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겐 익숙한 것들이, 다른 사람에겐 낯설 수 있구나 라는 복잡한 심경도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너 진짜 예쁘다

 

흐흥 뭐야~”

 

내 뒤에 있던 사람도 우리를 보고 미소 지을 만큼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의 순수한 면을 봐서 좋았다. 우러나오는 느낌이 굉장히 해맑고 순수했지만, 살짝 떨어져서 보면 그러한 모습이 굉장히 섹시하기도 했다. 순수함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를 보자니 여자친구 참 잘 사귀었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츄러스 하나를 들고 팔짱을 낀 채 활짝 웃으며

 

“덕분에 오늘 진짜 완전 재밌었어!

 

라고 말하며 내겐 익숙한 풍경을 낯설고 신선하게 포장해준 너에게

 

행복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결론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는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향수를 잘 안쓰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대중성을 가진 향수인 것 같다. 재밌는 점은 소녀같은 감성이 묻어 있지만 마냥 순수하기 보다는 청초하면서 살짝 섹시한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향수로 안나수이 돌리걸을 꼽을 수 있겠다. 혹시 돌리걸 특유의 시원하고 파란 향기를 싫어하셨던 분이라면 안나수이 시크릿위시도 조금 싫어하실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안나수이 시크릿위시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개성이 강하거나, 인상적인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향수는 아닙니다. 대신 그만큼 은은하고 대중성이 좋기 때문에 아직 향수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선물하시면 딱일 것 같네요. 진한 향수에 질리셨으면 이번엔 안나수이 시크릿위시 어떨까요?



안나수이 시크릿위시(EDT) 요약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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