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Tom Ford White Musk Collection White Suede for women and men)
소개
톰포드 향수 1탄,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톰포드에서는 화이트 머스크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총 4개의 향수(어반머스크, 화이트스웨이드, 머스크퓨어, 쟈스민머스크)를 출시했는데 한국의 톰포드 매장에는 화이트 스웨이드만 들어오는 중이다. 2009년 출시가 되었지만 한국에 제대로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거의 모른다고 보셔도 될 것 같다. 50ml 용량으로만 나오며 Firmenich(피르메니히)라는 스위스의 유명한 향수 제조업체에서 만들었다. 톰포드 향수 소개가 처음이니 브랜드 특징을 말씀드리면 전체적으로 모든 향수 라인이 ‘진하고, 강렬하고, 육감적 섹시함’을 기본모토로 가지고 있다. 실제 향수 포스터들도 거의 섹슈얼한 느낌을 강조하여 만드는 편이다. 포스터 보시면 한국사람들은 이게 광고로 나온단 말이야? 라고 말할 정도다. 쉽게 말하면 '나 너 꼬시고 싶어'를 핵심으로 향수를 만드는 브랜드라고 할까? 톰포드라는 양반이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다.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는 어떤 육감적인 느낌을 보여줄까?
향기
단일노트 : 장미, 샤프란, 타임, 홍차, 올리바넘, 은방울꽃, 샌달우드, 스웨이드, 앰버, 머스크
*단일노트지만 편의상 좀 더 디테일하게 구분했습니다.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 TOP/MIDDLE NOTE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의 첫 향기는 뭔가 고소한 견과류가 섞인 은은한 먹구름 같은 느낌이 있다. 맑은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이 아니라, 비가 오기 전 잔뜩 흐려진 하늘에 떠 있는 검정색 구름을 닮은 무게감이다. 구름의 질감처럼 포근하지만 이상하게 쾌활하거나 밝은 분위기는 아니고 뭔가 검정색 섹시함을 닮은 그런 머스크 향기다. 덕분에 이 머스크 향기가 다른 머스크 향수와는 정말 미묘하게 느낌이 다르다. 머스크 향기가 바로 코에 치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향수를 뿌린 사람이 있던 곳’ 에서 느껴지는 ‘향기의 자취’ 같은 느낌이 있다. 굉장히 부드럽고 은밀하기 때문에 강렬한 후각을 경험한 직후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를 맡으면 냄새를 잘 못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뭔가 그렇게 은밀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보통의 머스크 향기가 굉장히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있는 반면,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의 머스크 향기는 은은하고 부드럽지만 뭔가 좀 더 고소함이 첨가된 동물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향기의 온도는 약간 사람의 체온 같다. 옷을 벗고 풍덩- 뛰어들어도 거부감 없이 섞이기 좋은 그러한 온도와 질감이다.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 MIDDLE/BASE NOTE
시간이 좀 더 지난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는 좀 더 중성화된 느낌의 머스크 향기가 난다. 무슨말인가 하면 초반엔 비교적 고소함, 먹구름 같은 느낌이 있었다면 지금은 약간 더 미세하게 꽃 내음이 난다고 할까? 전체적인 향기는 거의 비슷하지만 향기의 무게감이 조금 더 붕 뜨고, 사람의 체취 같은 질감으로 변한다. 하지만 미온수 같은 향기의 온도는 여전해서 뭔가 계속 이성을 ‘편암함으로 위장했지만 실제 완전 멋있게 꾸민’ 뭔가 그러한 상태의 느낌으로 동물적인 느낌을 준다. 자연스러운 섹시함이라고 표현하면 딱 적당할 것 같다.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마이크를 쥔 사회자의 목소리가 굉장히 쩌렁쩌렁하다. 덕분에 고막이 우웅- 하고 울렸는데 내 뒤에 줄을 선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공간을 울리는 소리에 자기들끼리 흥분에 겨워 조금씩 속닥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속닥거림은 이내 ‘웅성웅성’ 울리는 큰 메아리가 되기 시작했다. 술렁대는 군중들 덕분인지 사회자의 표정이 이내 더 격앙되기 시작했다.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는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기 위해 창조된 공간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힐링을 위한 곳으로 생각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사회자의 다음 말을 들으려고 내 옆의 사람이 어깨를 밀고 앞으로 들어온다. 예의 없는 행동에 기분이 상했지만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길래-‘ 라는 호기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도대체 뭘까?
“힐링을 위한 그린한 느낌의 공간과 다르게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는 순수한 암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순수한 암흑’으로 구성된 이 공간에서 여러분은 해질 저녁 먹구름이 드리워질 때 올라오는 스산한 기운과 포근함이라는 모순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스산한 기운과 포근함이라는 모순된 감정이라니, 저걸 말이라고 내뱉는 걸까? 차라리 얼음처럼 차갑지만 불같이 뜨거운 물질을 개발했다고 하지. '사기꾼 아냐?' 묘하게 위화감이 드는 나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군중들은 더욱 더 열광하기 시작했고 행사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이 지난 후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앞에 보이는 커튼 뒤로 조심히 들어가시면 들어가면 됩니다.”
묘하게 사이비 종교 같은 사회자의 말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아주 공손하게 커튼을 열고 말았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믿을 수 없는 광경-
“헉…”
암흑, 그리고 그 속에 피어 있는 하얀 형태들- 정확히는 찢어 놓은 솜 같은 것들이 거미줄처럼 사방에 널려 있는데 뭔지 모르겠다.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의 안의 모든 것들은 형태 없이 ‘희미하게’ 얽히고 뭉쳐 신비로운 무언가가 되어 있었다. 형태밖에 볼 수 없었지만 느낌이 불편하진 않다. 발에 닿는 바닥의 감촉도 포근하고 방 안의 온도도 딱 좋다. 따뜻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얇은 티셔츠 한장이면 불편함 없이 잠을 청할 수 있을 것 같은 온도다. 뭐지? 따뜻한 공간, 희미하게 얽히고 섥힌 분위기로 부터 연출되는 이 묘한 설렘은?
"한번 더 오고 싶네"
결론
테스트 기간동안 향수를 잘 모르는 분들도 톰포드 화이트스웨이드의 향기를 좋게 받아들여주시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은은한 향기의 질감에 비해 다른 사람에게 닿는 확산력이 굉장히 좋아서 주변의 피드백이 빨리오는 편이다. 비교적 부담없이 뿌릴 수 있고- 부담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뭔가 편안하고 아늑한 듯 하면서도 센슈얼한 느낌이 있어서 마냥 편한 복장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묘하게 조금 차려입은 복장에 어울린다고 할까? 성별 상관없이 뿌리기 좋아보이며, 머스크 좋아하시는 분들은 특히 더 좋아할 것 같은 향수다.(가격이 문제지)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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