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lassic

[남자향수]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 : 다크원두의 심장뛰는 섹시함

366일 2019. 5. 26. 19:46

향기나는 리뷰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

Montblanc Legend Night Eau De Parfum

 

출처 : 퍼퓸그라피

 

 

이번에는 독자님들의 재밌는 에피소드 덕분에 알게 된 향수,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를 들고 왔다. 카페에서 종업원이 물어봤다는 분도 있으시고, 사무실 동료가 물어봤다는 분도 있으시고, 클럽에서 냄새 좋다고 칭찬받았다던 분도 있으셨다. 에피소드들의 공통점은 여성분들에게 ‘남자로’ 어필이 되었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그 남성 독자님들이 매력이 터졌던 것이 아닐까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의 향기가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묵직한 편이라서 가을 정도에 소개를 드리려고 했는데, 날이 아무리 더워도 한 몸이 되어서 데이트하는 커플들을 보면 음… 그냥 얼른 솔로 남성분들을 더 많이 커플부대로 합류시키는게 낫겠다 싶었다.

 

 

남자다움을 어필하기 좋은,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의 향기는 어떨까?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의 향기

탑 노트 ㅣ 베르가못, 클라리 세이지, 페퍼민트, 카다멈, 베르가못

미들 노트 ㅣ 애플, 발삼 퍼, 시더우드, 파우더 바이올렛, 라벤더

베이스 노트 ㅣ 베티버, 아가우드, 바닐라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 탑-미들 노트

『레드애플 향이 베어있는 가죽서류와 그 위에 덮은 슈트의 향기』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의 첫 향기는 크리드 어벤투스가 연상되는 스모키하고 묵직한 레드애플과 가죽 향기가 남자답게 퍼진다. 마치 그을린 다크초콜릿 같기도 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따뜻하고 점잖고 묵직한 향기다. 멋진 슈트를 입은 남성이 ‘실례합니다’ 라면서 살짝 미소를 지으며 옆에 앉았을 때 가볍고 잔잔하게 퍼지는 향기에서 날 것만 같은 느낌이 있다. 되게 신사적인 듯 하면서도 확실히 ‘이성적인 남자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거친 향기가 있다. 보통 이런 향조들은 남자분들 자체에게는 크게 매력적인 향기로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던데, 여성분들은 무의식적으로라도 남성으로 ‘인지’ 는 확실히 할 것 같다. 재밌는 점은 시더우드가 어울린 묵직한 향조임에도 불구하고, 클라리 세이지와 페퍼민트 덕분인지 향기의 전체적인 무게감과 달콤함에 비해서- 이상하게 전체적으로는 그닥 무겁지 않다고(?) 느껴진다. 스피아 민트향 껌을 기분 좋게 씹으면서 걷는 남성의 서류가방의 자취 같은 느낌의 향기다.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 미들-베이스 노트

『나무향이 나는 우유를 부은 다크원두와 시더우드의 부드러운 향기』

 

시간이 지난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는 다크원두와 다크초콜릿에 아주 부드러운 나무향의 우유를 가볍게 넣고서 천천히 흡수시키며 갈아내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나무향의 우유에 촉촉히 젖어들었을 때의 스웨이드한 부드러움이 뭔가 나른하고 섹시한 느낌의 고급 슈트질감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움, 섹시함도 같이 가져가는 것 같다. 떠오르는 남자 연예인으로 김남길씨가 있었는데, 뭔가 멍하니 보고 있는 눈빛이랑 그 표정 자체에서 주는 묵직하고 나른한 남자다운 섹시함. 뭔가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연상되는 베티버와 시더우드 향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 가죽으로 만든 서류가방에서 몽블랑 펜을 딱 꺼내서, 가슴팍에 있는 수첩에 무언가를 필기하고 있는 멋진 정장차림의 남성에게서 날 법한 향기 같기도 하다.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

상황극

 

 

 

 

행동 하나하나가 슬로우 모션을 걸어 놓은 것처럼 분절되고 큼직하게 느껴지는 남자였다. 가벼운 눈의 깜빡거림 조차도 무수히 많은 감정이 내포되어 상대방의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남자

 

“자꾸 생각나, 왜 이러지?”

 

나는 침대에 누워 잠도 이루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 사람만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모임에서 그 사람이 했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천천히 곱씹으며- 나에 대한 호감이 조금이라도 있었는지 계속해서 되짚어 보는 것이다.

 

“히히…”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면 진짜 좋아하는 거라던데, 괜히 내 마음의 크기만 급행열차 타고 있는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딴생각을 하며 정신을 분산시켜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분산시킨 기억의 조각 끝 부분에선 어김없이 그 사람이 튀어 나왔다. 무표정하게 있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좁힐 때 확 퍼져 나오는 나른한 섹시함. 단정하고 깔끔하게 입어도 어딘가 모르게 거침이 느껴지는 위태로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금방이라도 ‘가자’ 라면서 손을 잡고 박차고 나갈 것만 같았던 그 특유의 분위기

 

“위험한 사람이야 정말”

 

발 끝부터 아릿하게 번지는 긴장감이 기분 좋게 심장을 간질거린다. 나는 몸을 비비 꼬며 이렇게 저렇게 뒤척이다가 슬며시 핸드폰을 꺼내 그와 있었던 잠깐의 카톡방을 본다. 얼마 되지 않는 대화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논문 공부하듯이 자음과 모음 그리고 쉼표와 띄어쓰기까지 분석하고 있었다. 그 분석의 끝은 결국 이 질문으로 귀납됐다.

 

‘이 남자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답은 구체적으로 나오겠지만, 이번엔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기에 나도 모르게 더욱 신중하게 된다. ‘이번엔 정말 잘 해봐야지’ 라고 다짐을 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날아온 그의 카톡 메시지. 내 눈 앞에서 우리 사이에 있던 숫자 1은 숨쉴 틈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

 

내 두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커졌지만, 나는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재빨리 카톡방에서 도망갔지만 사라진 숫자 1은 야속하게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제서야 천천히 인지되기 시작한 지금의 상황. 나는 몰려오는 망연자실함과 함께  '아악' 울부 짖으며 이불을 걷어 찼다.

 

카톡- 카톡-

 

나의 울부짖음을 뚫고 그에게서 여러번 카톡이 날아왔지만,

도무지 읽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결론

 

기존의 몽블랑 향수가 갖고 있던 샤프함에 약간 더 나른하고 섹시한 장폴고티에의 감성을 더한 것 같은 느낌이다. 샤넬이랑 크리드 향수에서 느꼈던 깔끔하고 성숙한 자수성가의 아이콘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파코라반 처럼 묵직하고 단정한 고급스러움을 갖고 있는데, 거기서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가 굉장히 묘하고 섹시한. 나긋나긋 단정하게 말해도 그 분위기가 섹시한 남성미를 연출해주는 것 같다.

 

한 여름에 사용하기에는 향기가 조금 묵직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우리가 보통 더위를 피해서 실내 어딘가로 도망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사용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마냥 부드러움, 산뜻함 이런 키워드 말고

자상한데 섹시한. 깔끔한데 남자다운. 이런 쪽의 분위기를 어필하고 싶은 남성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평소 시더우드나 통카빈류의 향기를 좋아하셨다면 호불호 없이 좋아하실 것 같다.

 

 

 

 

몽블랑 레전드 나이트 요약


[판매처/정가]

백화점

4.8 / 6.8 / 10

 

[연령대]

20대 중반 이상

 

[성별, 남성적]

사람을 몰입시키는 힘이 있는

나른하고 묵직한 섹시함

 

[계절]

따뜻하고 섹시한 향기

봄, 가을, 겨울

 

[지속력]

★★★★(4.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파코라반 원밀리언 + 블루 드 샤넬